의심과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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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누군가 "번개는 제우스가 내리는 것이다"라고 알려줬다고 하자. 그의 권위는 무소불위였으며, 대부분의 일상 생활에서 그의 말은 매우 정확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에, 번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가 감히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던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번개가 만들어지는 지를 지금과 같이 이해하게 된 것이다.

과학은 의심에서 비롯된다. 그러한 과학이 이제는 마치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과학을 의심하면, 과학이라는 무소불위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되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 과학이란 끊임없이 의심하고, 생각하는 과정, 그 자체가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그렇지 않은 것은 비과학이라고 단정짓는 행위는 과학이 아니라 또다른 신을 모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naya 동의한표
동의한표요사이 읽은 글들 중에 참으로 답답한 토론들이 몇 있었는데 님의 글을 보니 즐겁고 시원하군요.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하지만 의심의 근원이 "내가 믿는 신의 말씀에 의하면 이것은 이렇다더라" 하는식에서 시작한다면 그건 정당한 의심이 아니겠죠. 그런면에서 여전히 답답합니다. 과학적 사고를 가지고 과학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고, 과학적 사고를 가장해 과학을 비판하는 모습은 정말로 한심합니다. --뱅기

의심의 근원이 뭐든 의심의 고찰 자체가 정당하다면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과학다운 것일겁니다. 불유쾌한 의도에 대한 반발심으로 쓸데없는 싸움에 정력을 쏟아붓는 과학자들도 많은데 이점이 naya님이 경계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musiki
흠.. 내가.. 그런 경계를 ... 했었나 .. 요 .. ㅡㅡ;;; --naya

동의한표. 의심 중 가장 힘든 의심은 스스로의 생각을 의심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의심 또한 절실히 요구됩니다. 특히 인간이 인간에 대해 고민할 때에는. StephenJayGouldFullHouse에서 이런 말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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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이해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omitted...) 우리는 우리 스스로와 싸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연은 객관적이며 이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색안경을 통해 어렴풋이 볼 수밖에 없다. 시야를 가리는 이 안개는 사회 문화적 편견, 심리적 선호 감정(개인의 어리석음 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사고 방식 차원의) 지적 한계 등, 바로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다.

연구 주제가 현실적, 철학적으로 우리의 관심사와 얽혀 있을수록 우리는 균형 감각을 잃는다. 대서양의 유수동물을 분류할 때에는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인류의 화석을 다룰 때는 비틀거리며, 현생 인류를 다룰 때에는 거의 쓰러질 지경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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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학명은 다들 알다시피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이다. 피에르 레비는 스스로의 생각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는 제3의 신인류를 통틀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See OrICouldBeWrong --mus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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