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양육

FrontPage|FindPage|TitleIndex|RecentChanges| UserPreferences P RSS
얼마 전 TV뉴스와 일간지는 한 조사결과를 기사화 하였다. 기사의 요지는 이혼한 남성들이 재산이 있음에도 양육비 부담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이혼한 30대 중반 이상의 여성이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소득은 제한되어 있다. 더구나 자녀까지 양육하고 있다면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한다. 그런데 남자들은 이때가 가장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이며 여자들에 비해 재혼도 용이하다. 이들의 다수(?)가 양육도 여자에게 맡기고 당연히 부담해야 할 양육비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용납받을 수 없는 일이다.

왜 이런 일이 만연하고 있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혼에 대한 사회의 성차별적인 관념, 남·여 경제력의 차이, 남성의 재혼을 더 쉽게 생각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양육비를 부담하지 않는 남성들에 대한 제도적 처벌의 부재 등.... 그러나 한가지를 더 생각해 보자. 그것은 남녀의 생물학적인 차이이다.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 남녀는 다른 전략을 취한다. 그리고 이것은 '남·여'정확히는 '수컷과 암컷'이 평생 남길 수 있는 자녀수의 차이라는 하나의 원인에서 기인한다.
기네스북에는 가장 많은 자녀를 둔 남성과 여성이 기록되어 있다. 모로코의 마지막 황제 무레이 이스마일(1672-1727)은 500의 부인들로부터 888명의 자녀를 낳았다. 한 모스크바 주변 시골농부의 아내는 27번 출산했다. 두 쌍둥이를 16번, 세 쌍둥이를 7번, 네 쌍둥이를 4번 낳아 평생 69명의 아이를 낳았다(여성은 일생동안 25회 이상의 출산이 거의 불가능하다). 여성은 평생 400개 정도의 난자를 만드는 반면 남성은 한 번 사정하는 3ml의 정액속 에 2억에서 5억개의 정자가 들어있다. 남성(수컷)의 일반적인 생식전략은 '다다익선'이고 여성은 '소수정예'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ee also 정자와난자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함께 고려해야 할 변수는 '시간'과 '위험'이다. 여성은 생식세포의 차이에서 뿐 아니라 자녀를 낳기 위해 10개월의 임신기간을 필요로 한다. 그 모스크바 여인처럼 한 번에 여러 명의 자녀를 낳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쌍둥이를 낳는 것은 그리 유리한 생식전략도 아니다). 더군다나 출산 후 수유기간동안에는 임신을 하지 않는다(?). 임신과 젖먹이의 양육은 문명이전의 인간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사건이었다. 임신을 하게되면 더 많은 식량이 요구되고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도 어렵다. 출산 중 사망할 수도 있으며, 젖먹이를 양육하는 것도 많은 식량을 필요로 하는 것이고 위험도 높은 일이다. 이렇다보니 여성은 다수의 자녀를 새로 가지기보다는 현재 있는 자녀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남성은 이러한 제약이 거의 없다. 문명이전의 인간들에게 생식에 필요한 위험은 성관계 자체에 수반되는 것 정도였을 것이다(성관계를 하는 동안은 아무래도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 또 짝짓기를 위한 다른 수컷과의 경쟁은 때론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이다. 현재 기르고 있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돌볼 것인가, 다른 짝에게 새로운 자녀를 만들 것인가. 짝짓기 상대만 쉽게 구할 수 있다면 불행하게도 후자가 개체에게 유리한 전략이 된다.
분명 부모 모두가 양육하는 것이 자녀의 생존확률이 높다. 그러나 한 부모가 양육한다고 해서 생존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짝짓기 후에 서로에게 양육의 부담을 회피하고자 상대에게 이를 미룬다고 하자, 여기에도 여성(암컷)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앞에서 말한 평생 출산(양육)가능한 자녀수, 비용의 부담뿐이 아니다. 여성은 성관계 후 10개월이 지나야 자녀를 낳는다. 남성은 성관계 후 바로 다른 짝을 찾아 갈 수 있다.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 포유류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체외수정을 하는 어류와 체내수정을 하지만 난생인 조류는 그렇지 않다. 조류는 알을 두고 암컷과 수컷 모두 도망갈 수 있다. 물론 도망을 할 경우 불리한 것은 암컷이다. 대부분의 어류는 아예 양육이 필요치 않다(어떤 어류들은 자녀를 양육하지만 어류에게 있어서 자녀양육의 책임은 곧잘 수컷에게 돌아간다. 알을 낳는 것보다 수정시키는 과정이 뒤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자녀 양육이 어느 한 부모의 양육으로는 불가능할 경우 부모는 자녀의 양육에 협력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라나 한 부모의 보살핌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 때 먼저 손을 떼는 것은 남성(수컷)이기 쉽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남자는 원래 그러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는 말은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외부의 통제가 없는 '자연적'인 상황에서 이혼 남성들의 양육비 부담회피는 예견될 수 있고 설명될 수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규정되어 있다고 우리가 좌절하거나 방조할 필요는 없다. RichardDawkins의 말대로 '우리에게는 우리를 창조한 자에게 대항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 지구상에서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복제자의 폭정에 반기를 들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윤리적, 도덕적인 관점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에게 유전자의 횡포에 대응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 if (isset($options[timer])) print $menu.$banner."
".$options[timer]->Write()."
"; else print $menu.$banner."
".$time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