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학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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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강박증 중 전산학에 대한 강박증

다른 전공강박증과 비슷하게, 주로 컴퓨터에 관한 한 모두 다 잘 할 것이라는 주변의 인식에 연유한다. 특히, "컴퓨터 사용자"로서의 기술, 예컨대 응용소프트웨어 활용법이나 고장난 컴퓨터 수리 등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프로그래밍 같은 비교적 "전산학"의 테두리 내에 속해있을 법한 것에서까지도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순수 전산학(science)이 기술(skill/art/craft)적인 요소를 포함하느냐 마느냐는 것은 또 다른 논의를 필요로 한다.

전산전공자와 비전공자들은 서로 대조적인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
  • 전공자 : 실무 프로그래밍에 있어 "도사"일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
  • 비전공자 : 체계적인 전산이론 불비에 대한 컴플렉스
보통 학부를 평범하게 졸업한 대부분의 전산전공자들은 신입때에는 그다지 실무에 있어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진 못하는것 같다.(물론,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심지어는 프로그래밍을 전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보통 이론?어느 정도 접하여서 말발은 세지만 실무에서는 뒤로 쳐지는 경향이 있다. 전산 전공자의 강박증은 전산과는 프로그램을 기가 막히게 짤거야라는 환상(?)에 대한 부담감이다. 현실적으로는 대학의 교육..그자체만으로는 기가막힌 구현능력의 프로그래머를 곧바로 생산해내지 못한다.

이와반대로 전산전공이 아닌 프로그래머들은 보통 그들의 이력에서 나타나듯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진지한 열정및 각종 하이에나적인(?) 학습으로 인한 실전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마도 비전공자들의 강박증은 기본적인 전산이론과 소프트웨어공학에 (체계적인 전산학) 대한 목마름일듯하다.

라이온은 전산학을 전공했다. 학창시절 레포트 꼬박꼬박 제힘으로 했는데두, 신입때에 이런말을 들었다. 전산과라구 프로그램 잘짜는건 아닌가보네, 전산과가 왜이래......에구, 순진했던 라이온전산과는 무조건 프로그램을 잘짤꺼야라는 기대수준을 만족시키기위해 전공강박증이 생겼다. 물론, 지금은 학문과 실무사이의 차이를 인정하고 있다. (거참, 눈을 돌리면 피안인것을...^^) 전산학 지식도 중요하지만, 현업의 지식(Domain Knowledge)이 가장(?) 중요합니다요.

이기는 컴퓨터학과이다. 대학 입학 후 선배들의 자조섞인 말들을 많이 들었다. 대개 여자친구를 사귀면 전공들어가서 6달 안에 깨진다고.. 다른 사람들은 대체 .. 왜.. 맨날 학교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는 것이다. 전공을 3개만 듣게 되어도 일단 숙제가 2주에 1개 정도 나오게 된다. 대개 1개의 숙제를 해내는데 2~3일정도 밤을 지새워야하고, 1학기에 텀이 1~2개 나오게 된다. 텀은 조를 짜서 하게되는데 한달정도는 희생시켜야 한다. 그냥 패스만 하면되지라고 생각하다가는 패스는 커녕 졸업을 못하는 위기에 처하게 되니, 다들 전공강박증에 빠져서 컴퓨터학과라면 이래야 한다라는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려고 한다. 그렇게 1~2년을 살다보면 다른과 사람들과 대화가 단절되는 사태를 맞기도 한다. 사용하는 어휘에서 너무 많은 차이가 발생해버리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기는 1학년만 마치고 군대를 간 관계로 아직 어떤 사람들과도 그럭저럭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군대를 안갔던 내 동기들과 대화를 하면 막막한 느낌마저 들때가 있다. 그렇게 독하게(?) 한 덕분에 취업이나 유학을 희망하는 사람은 거의 100%가 원하는 길을 간다. 하지만 컴퓨터 이외의 길을 들어섰던 사람들은 좌절을 겪었다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다른 전공강박증과 비슷한 이야기 하나. 퍼키는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다고 하면, 주위 친지나 처음 보는 사람들이 늘 컴퓨터를 배워야겠다면서, MS윈도우즈의 탐색기라던지, MS 워드사용법, MS 엑셀의 테크닉, 다음까페같은 곳에서 아줌마/아저씨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MS전용 HTML태그들과 잡다한 자바 애플릿 같은 것을 물어보는데, 사실 퍼키는 물어보는 분들 보다도 그런 것에 대해서 더 모른다. 그래서 컴퓨터를 가르쳐 달라는 주위 어른들을 대할 때 마다 매우 당황한다. 그렇다고, C 언어나 Unix 쉘같은 것을 알려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장 당황했을 때는 추석이라 집에 내려갔는데, 엄마가 자바 할 줄 아냐면서 물어보기에 "헉.."하고 놀랐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자바 애플릿을 복사해다가 태그를 고쳐서 글자가 흔들 거리는 것을 할 줄 아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물론 퍼키는 웹맹이라 할 줄 모르는 터라, 졸지에 집에 가면 대학교 컴퓨터전공 4학년이 아줌마 아저씨들도 하는 것도 못한다고 헛배웠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요즘은 이모가 아웃룩쓰는 법을 알려 달라기에 한참 더듬더듬 대며 메뉴를 찾고 있었더니 (평소에 Mutt를 쓰는 터라 GUI 메일 클라이언트 사용법을 잘 모름) 중학교 1학년 짜리 이종사촌 동생이 그것 어떻게 하면 된다고 옆에서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얘기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애한테는 그 전에 이미 게임 설치도 제대로 못한다고 컴퓨터 잘 하지도 못하는 형이라고 찍혀 있었다. -_-;)
RedPain과 같으시군요. 웹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MS 윈도우는 웹서핑과 게임만을 위해 이용하는 데 사람들은 RedPain에게 그런 것들만 물어본다. RedPain은 프로그래머지 파워유저가 아니다. --RedPain
잡종도 같은 괴로움을 당한적이 많습니다. 홈페이지 잘 만드는 법에 대해 물어봐서 대답을 제대로 못해 고생했습니다.
스카리는 그런 류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엑셀 사용할줄 아냐고? 만들어 달라고 하면 만들어 줄께.', '아웃룩 설정할 줄 아냐고? 만들어 달라면 만들어 준다니깐' 이런 오만한 답변은 의외로 효과적이더군요. --스카리
이거보고 바로 써먹었다가 한방 먹었습니다. "진짜?"라도 대답하더군요. 절 대단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그 순진한 눈-_-빛.. --RedPain

newtype은 컴퓨터학을 전공하고 있다. 전공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컴퓨터에 관련된 내용이면 무조건 알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컴퓨터 잡지도 보고 전자신문도 읽고 각종 칼럼도 읽고 있다. 가끔 동기들이나 선배들이 이야기 하는 내용을 잘 못알아 들으면 엄청나게 불안해진다. 이건 전산학강박증이라고 해야할까...-_-;

비유가 어떨라나, 밥통을 잘 만드는 사람과, 밥통으로 밥을 잘 짓는 사람은 다른 것 아닌가요? 쑤 워먼 쑤~ 전 밥통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밥짓는 사람이죠. 물론 밥통의 특성을 잘 파악하면 맛있는 밥을 짓는데 도움이 되겠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밥을 잘 알면 밥통을 만드는 데에도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이 밥통 저 밥통 써본 사람이 좋은 밥통을 만드는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구요. 너무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제 주변에는 온통 마이컴쟁이들만 있어서, PC를 다루는 제가 신기해보일 정도니까요. -DrFeelgood

문병원역시 전산전공자이며, 어쩔 수 없는 컴퓨터쟁이임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대부분의 학문들 역시 그러하리라 생각되지만, 이 전산부분의 발전 속도는 눈이 부실 정도라 몇년이면, 그 시대의 트렌드라 불리는 중요 흐름이 바뀌곤 하며, 어떤 신기술의 등장이 전 분야의 개편을 요구하기도 한다. 물론, 아주 기초적인 부분에서 살펴보면, 그 뿌리는 굳건하여 흔들리지 않는다 할지라도, 흔히들 이야기 하는 말로, 법전이 일년이 한번씩 개편되는 상황에서의 법대생의 공부와 비교되도 한다. 그래도 즐거우니 공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ahnse역시 컴공과 출신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계통 출신이면 출신이면, 컴퓨터 전체를 다 잘아는줄 안다. 그럼 난 얘기한다. 짜장면 요리사도 요리사고 썰렁탕집 요리사도 다같은 요리사지만 요리사라고 모든 요리 다 잘하는거는 아니잖냐고. 요리도 전공이 있듯이... 컴퓨터에도 분야가 아주 잘게 나눠져있다고...

안담울은 컴퓨터그래픽 전공이다. 사람들은 그림 잘 그리시겠네요. 포토샵 잘써요? 쓰리디맥스 잘써요? 물어본다. 그럼 친절하게 컴퓨터공학과에 있는 컴퓨터그래픽에선 디자인을 하는 곳이 아니라고 가르쳐준다.

Sequoia는 전산학을 전공하고 막 현업에 뛰어든 초보 개발자입니다. 종종 비전공자 혹은 고등학생-_-;;들이 '전산학 전공 안해도 프로그램 공부한 애들이 프로그램은 더 잘 짜더라'하면 화나더군요 :( 뭐랄까, 전공의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 나도 프로그램 처음 배울땐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데에서 이런 강박증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요?

bjeans는 컴퓨터공학에 가까운 전산학을 전공한다. 전산학도는 여러가지 언어를 섭렵해야한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데 항상 의욕만 앞서기 때문에 콘솔 화면에 Hello, World!만 출력해보고 그만 둔 언어들이 대부분이다 -_-;;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INTP의 특성이 나에게도 나타나는 것일까.

mynameisdj도 컴퓨터공학을 전공중이다. 사람들은 mynameisdj가 A/S 기사라도 되는 줄 안다. 컴퓨터가 고장이나면 항상 엠에센으로 콜이다. 당황스럽게 전화까지 해서 급박하게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책이 안 서는건 막무가내로 에러가 난다는 말이다. 구체적인 증상없이 그저 안된다라는 식으로 도움을 요청하게 되면, 나의 대답역시 막무가내가 될 수 밖에 없다.(하드포맷해) 결국, 전공과 많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에러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느라 www.winbbs.com kin.naver.com 구글 등을 들락날락거린다.

귀천도 역시 컴퓨터공학을 전공중이다. 프로그램 잘 짜는것은 "취미" 처럼 재미있어서 꾸준히 하지 않는다면 실력이 늘기 어렵다고 본다. 컴퓨터공학 대학원에 들어 가더라도, 프로그램 하나 제대로 못 짜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나중에 프로그램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면, 분명 꾸준히 짜봐야 하고... 본인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 짜는것은 꾸준히 하다보면 적어도 아주 못하지는 않기 때문에, 학부 시절에는 너무 치중하기 보다는, 그보다 기초 학문(알고리즘, 수학, 영어, 토론, 협업(?)) 을 잘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본인도, 종종 너무 재미가 있다보니, 프로그램만 짜려고 드는데. 참고 기초 학문에 힘쓰려고 한다. 어차피 그 재미있는 프로그래밍은 계속 할테니까 :-)

좋은 내용이지만, 전산학강박증이라는 제목과는 조금 맞지 않는 내용 아닐까요. --Astro
아 그런가요. 쓰고 보니 그렇군요 :-) 뭐, 자기가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전산학강박증이 없을것이다 생각해서
적어 봤습니다. 전산학전공이고, 공부하고 싶은게 분명하다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부담감 같은건 없을테니 까요.
그래서 제 생각을 나열한것 같군요 - 귀천




  • 두꺼운 책에서 특정한 내용을 찾으려고 할 때 search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싶다.
  • 은행에서 번호표 받고 기다릴때 스케줄링에 관한 생각이 떠오른다.

  • 단체식당에서 쌓여있는 식기에서 위에 식기를 하나가져올때 스택이 떠오른다.
  • 지하철을 가만히 타다가 생각하길 나는 큐를 타고 있다고 여긴다.
  • 엘레베이트를 타면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사람을 오고가게 할수있을까 생각한적이 있다.
  • 원도우스크롤을 올리다가 밑에 있던 글들은 어디로 가서 놀고 있을까...생각하기도 한다.

pocorall은 전산학과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어이없지만 종종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 화창한 날 매우 선명한 바깥 풍경을 보면 해상도와 명암비가 궁금해진다.
  • 그런 고화질 영상은 렌더링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을 거라 생각한다.
  • 가끔 쉐이딩이나 라이팅이 어색한 곳을 찾아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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