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강박증중에서 :
JikhanJung 의 학부전공은 지질학이었다. 어디 가서 전공 얘기를 하면 "지리학이요? 그게 문과 쪽이었던가요?" 내지는 "공부 지지리도 못하는 학생들이 가는 과인가보네" 뭐 이런 얘기를 들었다. (에, 커트라인이 낮은 편인건 사실이지만.. -_-;) 하여간 보통은 지질학이 뭐하는 학문인지 잘 모른다.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려면 "돌에 대해서 공부하는 거에요" 라고 한다. 그렇게 말하고 나면 어디에 가든 돌을 척 보고서 '이건 무슨무슨 돌이고 어떤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된거야'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던 JikhanJung 은 (당연히도/불행히도) 그렇지 못하다. 그래도 왠지모를 의무감에 야외에 가면 근처에 있는 돌을 한 번 정도 자세히 들여다 보긴 한다. 대학원에서 고생물학을 공부했는데, 이건 오히려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가 쉽다. "화석 공부해요" 이러면 대개 쥬라기 공원을 들먹인다. 맞다. 하지만 JikhanJung 이 있던 연구실에서 주로 연구하던 것은 삼엽충이었기 때문에 공룡에 대해서도 별로 할 말이 많지 않다. 삼엽충 얘기를 하려고 들면, 역시나 잘 알지도 못하지만 이번엔 오히려 듣는 사람 쪽에서 관심이 없다. 지금은 전공에서 좀 벗어나 프로그래머로 일을 하고 있다. 전공과 상관없는 듯이 느껴지지만 사실, 무슨 일을 하건 이제 컴퓨터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어버렸다. 어느 분야건 컴퓨터를 이용해서 업무능률을 높일 수 있는 여지는 아직도 무지무지하게 많다. 병역특례로 일하던 3 년, 그리고 대학원에서 1 년 반, 다시 회사로 돌아와서 1 년 반, 아직도 JikhanJung 은 고생물학과 컴퓨터를 어떻게 하면 잘 연결시킬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JikhanJung 님의 후배이기도 한 거북이도 동일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역시 돌을 봐도 돌인갑다라는 생각밖에 안들고 좋은 대리석같은 것을 보면 '스피커 밑에 깔면 좋겠군'이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든다. 하지만 공사장을 보면 '야~ 돌 따기 좋겠구만'
그리고 JikhanJung 형! 제가 알기로는 지질학과 커트라인이 왠만한 공대보다 높다고 알고있습니다. 비인기 학과인 것은 사실이지만요.
'따다'는 샘플 채취를 하다라는 표현
이라는 생각이 항상 들고 쉬운 돌 사실 지구를 이루고 있는 암석군은 몇개 안된다. 80대 20의 법칙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만날 보는 돌들은 그래도 정이 든 편이다.
을 보면 꼭 들여다보곤 한다. 지금 지질학이 거북이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에 대한 거시적 인식이 가능하도록 열쇠를 집어주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그리고 JikhanJung 형! 제가 알기로는 지질학과 커트라인이 왠만한 공대보다 높다고 알고있습니다. 비인기 학과인 것은 사실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