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이나 한국적인 폐단이라는 식의 일반화에 대하여 별 부담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런 어휘들이 갖는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병논자들에 대하여 이를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노스모키안의 생각들
1. 한국을 깎아내리는 한국인이 달갑지 않다 ¶
Jimmy는 개인적으로 '일반론'혹은 '일반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아줌마'들은 죄다, '학생'들은 죄다, 노스모크란게 도대체, '한국사람들이란 죄다'이런식으로 전체를 뭉뚱그려서 정의내리려 할때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낀다. 내 신분이 '학생'이건 '작가'건 '선생'이건 뭐건간에 사회는 나를 아줌마라 칭한다. 좋다 이거다. 나는 나와 같은 신분의 아줌마들이 아줌마가 뭐 다 그렇지...하고 자조하러들때 기분이 좋지 않다. "아줌마가 뭐가 어쨌다는건데?"
Jimmy는 순토종 한국인인데다가, 평생 '한국'에서 컸기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런데, 누군가가 한국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보이는 몇가지 '고쳐야 할 점'을 가리켜서 '한국적인 병' '한국적인 병폐나 폐단'이라고 지적을 하면 되묻고 싶어진다. 모두가 그런건 아닌데 왜 그게 한국적인거지요?
타인의 행동이 눈에 거슬릴때, 눈에 거슬리는 사안만 고치도록 하면 그만이다. 그걸 일테면 침소봉대하여, "한국사람은 왜 이모양인가"라고 한다면 그러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두 안그렇다는 말인가? 사람들이 대개 보편적인 존재들인데. 우리의 장점이 다른 사람, 다른나라 사람들도 공유하는 장점일수도 있고,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점이 다른 나라사람들 역시 갖고있는 문제점일수 있는데 쉽게 한국적인 병/한국병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또 무엇일까...
우리나라 교통질서 무질서한거 보던 사람이, 뉴욕번화가를 보고오더니, "차라리 서울이 안전하다"고 하더라. 중국을 가보니, 자동차와 자전거가 뒤엉켜서 정말 운전해먹기 쉽지 않더라. 문제는 어디에나 있고, 문제 있는 사람들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분명 한국사회에도 한국사회가 갖는 특유의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혹은 저것이 '한국병'이라고 판단 내리기는 쉬운 문제가 아닐것이다.
나는 개별적인 사람들의 총체로서의 한국사람들이 다른 서방선진국, 혹은 강대국 사람들과 비교해봤을때 문화적으로 인간적으로 열등하다거나, 무례하다고도 믿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우리들중 몇몇 사람들의 맘에 안드는 행동을 가리키며 우리나라사람의 민족성에 대하여 개인적인 편견을 가지고 불합리하게 말하는것을 사랑할수는 없다. 아주 개인적인 생각인데, 누군가 '한국사람들은말야'하면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순간 '내 어머니를 욕하는 사람'을 만난것처럼 그렇게 마음이 무거워진다. 허황된 칭찬도, 비논리적 비난도 떨떠름하긴 마찬가지이다. 나는 '국수주의자'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역시 나도 싫은건 싫다. 나의 한계다. 아, 기쁘게도 나는 한국인인 것이다. 다시태어나도 이땅에서 태어나고 싶은, 이땅의 사람들과 살을 비비고 웃고싶은 한국사람인것이다. --Jimmy
2. 유흥업소 삐끼같은식의 일방적 한국비평이 문제 ¶
누군가 '한국사람들은말야'하면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순간 '내 어머니를 욕하는 사람'을 만난것처럼 그렇게 마음이 무거워진다. 허황된 칭찬도, 비논리적 비난도 떨떠름하긴 마찬가지이다. 나는 '국수주의자'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역시 나도 싫은건 싫다. 나의 한계다. 아, 기쁘게도 나는 한국인인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이 땅에서 태어나고 싶은, 이땅의 사람들과 살을 비비고 웃고싶은 한국사람인것이다.
Aragorn은 다시 태어나면 이 땅에서 태어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 굳이 이 땅을 떠나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도 아니지만, 굳이 이 땅의 것이 다른 것들보다 더 아름답고, 이 곳만이 내가 살 곳이라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한국의 아름다운 것을 부정하지도 않고, 한국의 못난 것을 감추고 싶지도 않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국에는 문제점이 많고, 다른 나라에는 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제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를 가든, 그 지역만의 문제점, 그 나라만의 문제점이 있고, "이것은 한국병이다"라고 말하는 것들이 대부분 지구상의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제들이다.
Aragorn은 "이것은 한국병, 이것만은 고치자"라는 식의 캠페인을 볼 때 짜증이 나는데, 그 이유는 그 기저에 깔린 사대주의, 어설픈 자기 비판, 자기 부정이 짜증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캠페인을 보면, 항상 그 도식이 정해져 있어서, '일본',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은 이런 문제가 없거나,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도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는 식이다. 왜 하필 선진국인가? 왜 제국주의시대의 폭압자들이 선진국이라고 간주되는가? 그들이 정말 선진국인가? 왜 그들을 따라가야만 하나?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이러이러해서 안 좋으니 문제를 해결하자. 이런 식으로 해결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일본은 이렇지 않은데 우리는 이렇다, 우리가 잘못된 것이므로 일본을 따라하자."라는 건, "옆집 철수는 뭐를 잘 하던데 넌 왜 못하니?"라고 닥달하는 잘못된 교육과 비슷하다.
또, 어떻게 된 것이 항상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의 예를 따와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사례와 비교, 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일본, 미국, 독일 등의 사례만 들지 말고, 말 그대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드는 것이 필요하다. 필리핀의 사례, 중국의 사례, 멕시코의 사례, 터키의 사례, 스페인의 사례 등등, 지구상의 나라들을 골고루 살펴보고 그 가운데 가장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례를 따 오자. 일본, 미국, 독일 등의 사례만이 정답이라고 간주하는 안일함, 사대주의를 버려야 한다.
여기에 더불어, 그 나라의 좋은 점이 있을 때, 왜 그런 장점을 갖게 되었는지 전후 배경을 파악하고 그것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피상적인 사례만을 나열하는 것은, 유흥업소 삐끼의 호객행위를 친절한 손님맞이라고 평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 되어 버린다.
개인적으로, Aragorn은 여건만 허락한다면 우리나라보다 돈 많은 나라에 가서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다만 출신성분이 그리 좋지 않고(유색인종이다), 영어도 못하고, 돈도 전혀 없고, 이미 한국인이라는 꼬리표를 벗어날 수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 나라 좋은 나라" 되뇌이며 살고 있다.
3. '한국 사람들은 말이야'의 근원 ¶
이강성도 한국사람들은말야 라는 말을 가끔 들으면서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 사람들이 왜 그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것은 다른 이유에서가 아닌 일본 사람들 때문이었다(여러 이유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조샌징'이란 말은 한국인을 아주 멸시하는 말로 널리 사용된다. 이 단어의 어원(물론 멸시하는 의미에서의 어원)은 일제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일본인들은 조선을 식민지로 삼으면서 이 민족에게 각종 열등감을 심어주고, 일본인들의 우월성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 국민을 대하는 자세가 그러했으며, 우리의 문화를 그렇게 평했으며, 역사를 왜곡했으며, 우리를 정말 가치 없는 사람들이라고 느끼게 만들었다. 일본인들이 조선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욕하는 가장 일반적인 단어는 '조샌징'이었다.
문화는 강한쪽에서 약한쪽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 이치가 아닌가. 우리가 늘 선진국과 비교되기를 원하는 것은 우리도 그들 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이 많은 사람들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좋던 싫던 관계없이 일본은 우리를 짓밟았던 국가로 증오하는 마음과 함께 우리보다 강하다는 마음을 품어왔던 것도 사실이고, 또 그 힘의 날개에 안주해 살아남기 위해서 같은 민족을 핍박하고 일본사람들 보다 더 앞서서 '조샌징'을 토해냈던 많은 친일파들이 잘 살아가고 있고, 그들의 잔재가 뿌리 뽑히지 못하고 그들이 한국을 경영하고 아직도 영향력이 이 사회에 남아있음을 느낄 때 슬픔을 넘어 절망스러움을 느낀다. 그 들은 우리가 뭔가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마다 거침없이 '조샌징'을 토해냈다. 아직 그 문화가 남아있다. 한국 사람들은 말이야..
노스모크에 놀러오는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한국병인지 아닌지 알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Foreigners, we need you!
see also 한국의정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