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
늦은 오후 ¶
늦은 오후
창문을 열면 금가루 같은 햇살이 와르르 쏟아진다.
고운 입자들은 내 손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따스한 햇살의 나른함에 몸을 맡기면
아지랑이 처럼 피어오르는 노오란추억
세월과 함께 바래버린 노오란추억 나부랭이
나도 바랬다.
창가에 열없이 붙어앉아
유리창의 냉기를 쓰다듬으며
결말의 연기를 갈구한다.
문득, 손이 차다.
유리는 차고 햇볕은 따스하다.
햇볕은 유리창을 통과하는데
어째서 유리는 따듯해지지 못하는 것일까?
노오란추억이 밀려온다.
가슴이 차다.
나는 온통 금빛으로 물들었다.
또 가슴이 차다.
햇볕은 나를 비추고 있지만
나는 차갑다.
저 유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