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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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let형의 인간상

Hamlet형의 인간이라는 내용은 수없이 변주되어서 매년 매달 매시간 그 새로운 내용을 낳고, 새로운 인간상을 창출해낸다. 세익스피어가 성공한 부분은 이 변주의 기본 토대가 되는 원형적 인간상을 정확히 찝어내서 집필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절멸의 순간까지 우리는 집단적인 Hamlet이 될 수도 있고, 개별적인 Hamlet이 될 수 있으며, 항상 그 상황들을 옆에서라도 관찰하게 될 수 있다.

Hamlet이 아니면 문제가 좀 더 명랑해지는가?

딜레마에 빠져 번뇌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루에 한번씩이라도 경험하게 되는 장면이다. Hamlet의 비극성은 그 성격, 그 우유부단함으로부터 출발한다. To be or Not to be? 비극의 끝에 이르는 이 문구는 결국 인류의 영원한 화두였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 과학기술과 정보의 광활한 벌판 위에 놓여서, 우리는 오히려 속 시원한 답변이 확실히 정해진 세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더욱 의문시 되는 점이 많고, 혼선되고, 이해 불가한 상황들과 많이 맞부딪친다. Hamlet의 비극을 절절히 아는 영리한 현대인들은 의사결정의 요소를 더욱 심플화하여 비극으로부터 수시로 벗어나려 한다. 다만, 이 넘칠대로 넘치는 과잉정보 속에서 그 심플화된 수단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욱 바보스러운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기도 한다. 왜냐면 그 단순화된 의사결정 모델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조작해내는데 상당히 능통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그 수많은 정보 중에 의미있는 것들을 놓쳐버리게 되곤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결정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를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빈번하다. 의사결정과정을 조직해나아가다보면 어떤 요소로 그것을 단축화하는지가 뻔히 나타나게 될 수 있다. 우리는 Hamlet을 벗어나는 대신, 딜레마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딜레마보다 무서운 늪에 빠지기도 하며, 이용당하기도 한다. 이용하는 그 돼지같은 사람들은 때로는 우리들일 수도 있고, 가까운 친지들일 수도 있다.

우리는 노스모크에서 이 Hamlet이 겪은 딜레마의 순간을 수시로 체험한다.


쓸 것이냐 말 것이냐, 고칠 것이냐 말 것이냐, 답변할 것이냐 무시할 것이냐, 읽을 것이냐 말 것이냐, 공부할 것이냐 페이지를 좀 더 읽을 것이냐, 일할 것이냐 좀 더 유희를 즐길 것이냐, 가르칠 것이냐 힌트만 제공하고 말 것이냐, 인사할 것이냐 지나갈 것이냐, 사이좋게 지낼 것이냐 투쟁할 것이냐, 협력할 것이냐 저항할 것이냐, 화낼 것이냐 웃고 말 것이냐, 떠날 것이냐 좀 더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냐, 새롭게 생각할 것이냐 그냥 이전의 생각을 답습할 것이냐, 변화할 것이냐 그대로 살 것이냐, 욕할 것이냐 칭찬할 것이냐, 비아냥 거릴 것이냐 솔직히 지적할 것이냐, 말없이고치기할 셈이냐 말하며고치기할 셈이냐, DoWeNeedThisPageDeleteThisPage냐, 드러낼 것인가 숨길 것인가, 조화로울 것이냐 튈 것이냐...

그러나 그냥 '행동하시오'라고 속편히 이 딜레마의 신속한 해결을 말할 입장이 우리는 서로에게 되지 못하는 경우에 종종 도착한다. 그 사람의 현실, 그리고 그가 마주하고 있는 세계에는 그 인생을 우리가 직접 살아보지 않는 이상 정확히 알 수가 없는 것들이 있다. 결국 각각의 딜레마의 해결은 그 사람의 몫이 온전히 될 수 있도록, 그와 우리가 서로 커뮤니케이션해야만 하는 일이다. 때론 말로써, 때론 몸짓으로써, 때론 침묵 그 자체로써, 때론 행동으로써.

Hamlet 기억남았던 구절

꺼져라, 꺼져라, 너 창녀 여신 운명아!(제2막 2장 496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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