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위키에서 뭔가를 말없이고치기는 그 자체로 "이거 할까?" (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정중하게 )하고 묻는 것이며, 그걸 그대로 놔두는 것은 "그래 해라"라고 답해주는 것이고, 만약 그걸 원상복귀 시킨다면 "하지마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페이지를 지워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 조심스럽게 해당 페이지의 맨 마지막에 "어쩌구 저쩌구 해서 지워야 할 것 같은데 지워도 될까요?"라고 묻는 것은 위키를 정체시킬 수 있다. 그 페이지에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답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질문에 대한 응답은 절대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페이지를 직접 청소하고
DeleteThisPage
의 링크와 함께 간략한 이유를 남긴 경우, 이에 대한 반응은 좀 더 빠르고 적극적이다.이것은 ExtremeProgramming의 CollectiveCodeOwnership과 궤를 같이 한다. WikiWiki는 탄생부터 ToDoIsToSpeak의 정신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참가자들이 어느 수준 이상의 위키정신을 갖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이성적이라고 전제할 때에 이것이 가능하다. 직접 지워버리는 것은 상호 신뢰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구축된 상황에서 비로소 효과적이다. 그리고, 위키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 글의 수정과 삭제를 자신에 대한 "공격"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ExtremeProgramming에서는 팀 개발 시, 코드(프로그램)에 대해, "이거 고칠까?" 묻고 "그래 고쳐"라는 이야기 듣고, 그제서야 고치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자신이 그 프로그램을 혼자 작성한다고 가정하고, 그냥 고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일단 상호 의사 소통을 중시하는 XP의 문화 자체에서 지식 공유, 문화 공유(코딩 표준 등)를 통해 대부분이 서로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과, 변화의 비용이 작다라는 것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변화에 드는 비용이 작다면 굳이 그걸 뒤로 미룰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Embrace the Change)하는 것이 빠른 실질적 피드백을 더 자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낫습니다. 위키 자체도 이런 CollectiveOwnership에 근거를 하며, 이는 곧, 적극적인 변화 수용에 의존하는 "진화"를 모델로 합니다. 어느 정도의 지식/문화 공유가 된 상황에서는 지우고 싶다면 지워도 됩니다. 그걸 다시 살리는 비용이 적다면 말이죠. --김창준
저는 말없이고치기에 대해서 (혹은 ToDoIsToSpeak/DontComplainJustDoItYourself 류의 생각) 전혀 반감이 없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당연히!). 개인적으로 저는 누군가가 제 글에 대해서 답변을 하거나, 말없이고치기를 하면 아주 즐겁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수정/삭제할 때에는 분명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ToDoIsToSpeak를 따라 말없이고치기를 할 경우에는 말이죠.
예를 들어서 예전에 김창준님이 싫어하는것페이지를 지우고 DeleteThisPage 표시를 했을 때를 생각해보죠. 김창준님의 의도가 어떠했던 간에, 분명히 반발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 이게 아닌데 싶었죠. 나중에 지우기를 바란 이유를 적어 주셨을 때에는 아~ 했지만요..) 제 생각에는 그때 김창준님이 DeleteThisPage를 표시하면서 지우길 바라는 이유도 함께 적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사람들마다 그 행동을 다르게 받아들이니까요. 누군가는 김창준님의 뜻을 알아차릴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물론 말없이고치기는 멋진 기술입니다. 하지만 조금 조심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나요? 오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어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글쎄요 그럴 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Well, ToDoIsToSpeak of course, but To do will not speak everything.
말없이고치기에 있는 말들을 굳이 반복한 이유는 well, i don't think so.이 말이 너무도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라는 표현이 너무도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썼었습니다. 말없이고치기를 하면 그말을 듣게 될까봐 하지도 못했고.) 저 말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말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말없이고치기를 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정도로 고치던지요...
아주 상대적인 것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토론할 거리가 된다고 생각은 안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그냥 조금만 덧붙여보면요, 제가 보기에 문제는, 이게 정말이지 합의가 있을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것같다는 점입니다.
말없이고치기가 좋다고 하셨지만 어떤 사람들은 또 자기글에 손대는 걸 반박을 따로 쓰는 것보다 더 싫어할 수도 있답니다. 또한 위에 예로 드신 경우만 해도 제 경우에는 그때 그 페이지가 지워졌을 때 그 의도가 충분히(!) 이해가 되었기 때문에 하나도 이상하지않았었거든요 오히려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아마 지웠던 사람도 많이 생각한 끝에 한 일이었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저같은 반응을 예상하셨으니까 지우지않았었을까요?
무언가를 행한 사람이 "악의"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가정하는 위키라면 그 행해진 행위가 "배려없이" 혹은 "조심하지않고" 혹은 "무자비하게" 이루어졌다는 말을, 그런 판단을 누가 할 수 있겠느냐는 거지요. 이게 사람마다 너무나 달라서 제아무리 신중하게 생각해서 행하거나 제아무리 조심한다한들 상대에게는 조심하지않은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가 있고 심한 경우에는 "악의"가 있는 것으로까지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특히 이 위키라는 시스템은 이런 문제에 유독 vulnerable한 것같습니다 요샌 이 점이 매우 고민인데..)
그 조심의 기준은 아무리 밤새고 토론해본다 한들 결론이나 합의를 보기 힘든 문제같아서 말입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기준 혹은 수준이 "서로" 맞는 사람끼리 통하는 정도 뿐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답니다 요새는.
--우산
전 아주 작은 소통의 삐걱거림들이 인간 관계의 주된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세한 삐걱거림에 대해서 소통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위키위키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요. 공통의 합의를 이룬 정도가 큰 단체에서는 별다른 규칙이 필요없겠지만 그렇지 못하거나 아직 확신할 수 없는 곳에서는 알맞는 규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노스모크에서는 아직 모두가 세련되게 말없이고치기를 하거나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소통에 있어서 더 경지가 올라가면 눈빛만 보고도 서로 통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쉬운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항상 조금만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미세한 조정 혹은 배려가 시간낭비는 아닐 것 같습니다.
전에 익명으로 수정과 삭제는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라는 뉘양스를 풍길 수도 있다.라고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말없이고치기에 반감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리고 가끔 어 저건 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을텐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라는 표현은 좀 애교석인 버전으로 선택했는데 이것 역시 좋지 않은 뉘양스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익명의 글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dotory
See also 위키에서의추측과오해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