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정도가 남은 것 같습니다. 그냥 이곳에 참여했던 한 사람의 생각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게 좋을지 아닐지 잘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저의 솔직한 생각이고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를 조금은 바라는 심정도 있고 앞으로 더 나은 공간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은 심정도 있고해서 그냥 주절거리게 됐습니다.
위키위키는 기본적으로 어느 누구나, 아무때나, 어디에서건, 어느 것이든 수정할 수 있는 인터넷 상의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FourAsOfWiki라는 '위키의 4개의 A들'이라는 멋진 문구까지 갖고 있습니다. 또한 위키위키는 저자동고유연성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및 지식공유 미디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쓰기가 좀 번거롭지만 변화의 여지가 높아서 이걸 쓰는 사람도 똑똑해지고 시스템도 따라 진화한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공짜기능까지 뒤따릅니다. 사람들을 공짜로 똑똑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군요. 또한 단점에서오는장점이 더해지며 이 특성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여기에 위키위키의 특성을 지키기 위한 여러가지 원칙들이 뒤따릅니다. 일단 위키위키는 WikiIsNotABulletinBoard라며 일반게시판과 차별을 둡니다. 그 페이지에서는 일반게시판의 한계를 지적하고 게시판이라고 제약을 두지 말고 이것을 위키위키라 하자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한 위키는 우리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인식의 전환을 도와주며,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를 촉진하고, 사유보다 공유를 유도하며, 지식을 수집하고 스스로 진화하며, 그것을 체계화하여 축적하는 총체적인 "사고/소통 도구"이다. 라는 글과 굉장히 어려운 개념들과 훌륭한 것 같은 사람들이 뒤따라 나오며 거대하며 위대한 메타포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어려워서 &초보의위키쓰기&(주: 넌인터넷하니난위키한다로 이름 바뀜)로 들어가보면 위키는 백과사전은 아닌데 어떤 지식을 꼬리물기라도 하는 것처럼 공동으로 이어간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장기에 대한 바둑의 강점을 내세우며 위키는 플래시나 동영상이 있는 무언가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한한 변화가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위키위키를 지원하는 막강한 개념들이 줄을 잇습니다. 위키위키는 ExtremeProgramming의 산실 역할을 했고 그것과 같은 철학을 공유한다고 합니다. 익스트림프로그래밍은 단순성, 상호소통, 피드백, 용기 등의 원칙에 기반해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가장 빨리" 전달하도록 하는 경량 방법론이고 이제 여기에 뒤따르는 빠르고 간략하고 효율적인 특성들이 위키위키의 특성, 특히 다큐먼트모드를 지향하는 특성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이러한 개념들은 노스모크가 표방하는 ClarityBrevityDecorum, OnceAndOnlyOnce, TurnPrivateIntoPublic, DontTalkButDocument, OmitNeedlessWords, QuotesAboutSimplicity, 오캄의면도날, DontSpinYourWheels, ChangeHowToCommunicateWhenYouFail, CleanYourRoomFirst, WikiIsAnEternalNow 등의 페이지에서 옷을 바꿔 입으며 계속해서 윤리적인 강령으로 등장하고 TheWikiWay, TheElementsOfStyle와 같은 책과 WardCunningham, KentBeck, RonJeffries와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특성에 권위를 부여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러한 특성은 훌륭한프레젠테이션, 좋은토론의원칙 토론최소주의, 정보관리법, ConflictResolutionPatterns으로 실전에 적용됩니다. 위의 윤리강령은 각종 WikiTag 특히 DeleteMe, DeleteThisPage, 그리고 말없이고치기에 힘을 실어줍니다. 이런 WikiTag를 좀 무리하게 사용하고 무리하게 글을 지우더라도 위에 나오는 위키의 단점이 창조적인 장점으로 변할 수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ToDoIsToSpeak, DontComplainJustDoItYourself, ForgiveAndForget WhosWinning ShowTheInvisibleHideTheVisible, TheyAreAsSmartAsYouAre, YouKnowWhatllHappen, ThenDontDoThat, IncrementalDevelopment 등의 윤리 강령으로 가지를 뻗어갑니다.
이제 이러한 위키위키의 특성에 노스모크의 특성이 더해집니다. 일단 노스모크는 OnSider거나 OffSider이기 때문에 insider와 outsider의 폐해를 극복한다고 합니다. 이 개념은 ThereAreMultipleCentersIfAny, 리좀 등의 개념이 보완해주고 있습니다. 기존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소외의 문제는 신경꺼도 되니 역시 익스트림프로그래밍의 산실인 위키위키를 기반으로 한 것 같습니다. 노스모크는 Onsider의 공간인 동시에 집합적지성체이자 집합적감성체라고 합니다. 이것은 다음과같이 보다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노스모크는 무언가를 선언하기도 합니다. NosmokeManifesto를 보면 노스모크는 자율적으로 진화하고 원융정신, 유연성, 개방적 실천성, 잡종적 지식을 갖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선언에 부합하려면 우리와남을위해 배려하는마음, 배려와여유을 갖고 AsDeepAsPhilosophyAndAsHighAsArt를 지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이러한 자세를 갖추면 노스모키안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노스모키안이 되려면 보다 많은 윤리의식을 갖춰야 하는 것 같습니다. 위키위키의 윤리강령뿐만 아니라 DontRelyUponOthers, AltruisticPunishment 풍습따르기, WikiAsAGame, 말없이응원하기, TrialAndError 등을 익혀야 하고 이러한 특성들은 SelfHelp지도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여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도와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거론된 페이지들을 읽어보면 대체로 훌륭하고 굉장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제시된 OmitNeedlessWords를 따르더라도 그냥 한 페이지만 남겨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윤리강령들은 어떤 상황에서는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나오며 하나의 윤리권력(물론 그 페이지의 원래의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이 되기도 하며 어떤 상황과 반대되는 상황일 경우에도도 그에 맞는 강령이 나오기에 모순되는 점들을 하나로 묶어버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위키위키와 노스모크, 집합성과 개인성(물론 노스모크의개인성의 페이지에서는 이것이 충돌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큐먼트모드와 쓰레드모드, OmitNeedlessWords 등의 강령과 배려와여유 등에서 제시되는 특성들이 계속해서 충돌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소통상에 벌어지는 사소한 문제라기 보다는 거대한 메타포로 형성된 위키위키와 노스모크의 개념 자체의 모순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거대 개념을 만들어내는 윤리강령은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너무나 강력한 권위를 갖고 사람들을 짓누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위키위키는 모두가 주인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노스모크는 한 개인에 의해 만들어졌고 또한 그것을 공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짜나가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북돋우는 페이지들로 위키위키와 노스모크의 개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와남을위해 vs FreeRiders라는 개념이 더해져 왜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게 되는지에 대한 원인을 덮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같은 불만 많은 사람을 위해 ChangeYourWikiOrChangeYourWiki라는 강령이 제시되지만 위키위키와 노스모크를 구성하는 강령들은 대게 한 개인의 필명이 붙어있거나 필명이 붙어있지 않더라도 한 개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의 "Change your wiki"를 하려면 매우 폭력적으로 글과 페이지를 삭제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그런 강령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그 강령을 만든 당사자가 스스로 해체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윤리적 강령들이 해체된다면 기존의 위키위키와 노스모크가 묶였던 끈이 풀려버려서 이곳이 전과는 또 다른 곳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테구요.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강령들로 모순된 상황을 덮으며 끌고가려면(끌고가는 주체가 몇몇 개인이든 집합적지성이든) 위키위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열정을 바치게 될 앞으로 올 사람들이 계속해서 좌절을 겪고 떠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2002.11.8 do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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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ory에게 ¶
최근 관계를 끊고 살았던 거북이입니다. 가끔 여기서 무슨 쌈박질이 있다더라 따위의 말을 건너건너 들으면서 하 거기는 정말 잘도 싸우는군이라는 생각이 들던 요즘이었습니다. 저는 이곳의 몇몇 강령이 저와 너무 맞지 않아 개인위키를 만들어 룰루랄라 잘 살고있지요. 이곳은 이곳 나름의 개성 또한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너무 교조적인 느낌이 드는 곳으로 여겨집니다. dotory님이 이런 글을 남기시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이 들어갔을까 생각하니 보면서 가슴이 좀 아프군요. 이미 이곳이 저와는 조금 거리가 생겼지만 여전히 제겐 흥미로운 곳입니다. 실험장같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뭔가 일들이 벌어지니까요. dotory님과 전혀 관계없는 곳이 되지 않기를 바래요. 많은 시간을 보내셨잖아요? 그것으로도 의미가 있지요. --거북이
네..^^;
그대의 용기에 을 아니 언제 필명을 바꾸셨습니까. 무심했던 Khakii를 용서해주시길.^^; 그리고 동의한표입니다.
저역시...
TrustVsLegalism 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희망은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절망적이었나요? --김우재희망도 절망도 아닙니다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뭔가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려는거죠...
자신이 썼던 글들을 지우거나, 필명을 삭제하는 것을 왜 할까요? 왜 굳이 그렇게 해야 할까요? 어떤 의도와 목적이 있는 걸까요? 나는 무엇을 얻고 남은 무엇을 얻을까요? --김창준
네. spin my wheel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순한 의도와 목적은 없습니다. 단지 CleanYourRoomFirst일뿐입니다. 남과 나를 위해 남겨놓을 필요가 없는 글을 지울 뿐입니다. 정리하다보니 좀 과해서 '내 글 다 지우고 떠날꺼야.' 뭐 이런 식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글을 정리하는 것에 그런 감정을 넣어서 해석할 필요는 없지않나요? 글을 지우지 않고 필명을 삭제하는 것은 지웠으면 좋겠지만 그 글을 지워버리면 앞뒤 맥락이 끊어지는 경우이거나 다큐먼트모드를 통해 가다듬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서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일까봐 평소에는 5개 이상의 글은 정리하지 않았었는데 오늘 좀 과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다른 의도로 해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어떤 감정을 넣어서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이전에 그 의도를 모르기 때문에 질문을 했습니다. DontSpinYourWheels와 dotory씨를 연결짓는 것은 오해입니다 -- 독립된 두 사태의 우발적인 시간 근접성에서 생긴 오해입니다. --김창준
독립된 두 사태의 우발적인 시간 근접성이 적절한 의미를 부여했던 사례가 되겠군요. 이런 현상이 한 사람에 의해 일어났을 경우 오해 가능성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 아주 적절했던 우연이었습니다.
: 앗! 동족발견^^ 반가워요~ - 021121밤톨 <<---친척인가요? 동족인가요? 헤헤
모순과 대립은 구별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노스모크의 시스템을 어느 정도 조사해 봐야 알 수 있겠군요. -- 직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