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와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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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와 가오리는 잘 식별이 안된다. 그런데 시장에 나가면 '가오리'라고 불리는 것은 '홍어'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어떤 사람들은 진짜 홍어는 '참홍어'라고 부르고 '가오리'를 그냥 '홍어'라고도 부른다. 어물전에 가서 '홍어'와 '가오리'를 어떻게 식별하는지 물어보면 나름대로 식별요령을 가르쳐 준다. 그런데 문제는 그걸 잘 혼동을 해서, 그러니까 "홍어가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알딸딸해진다. 호남지방에서는 홍어가 아주 존귀한 생선이다. 제삿상에 '홍어'가 빠지면 조상님이 섭섭해 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잔칫상에 꼭 홍어가 올라간다. 요즘은 전국적으로 결혼식 잔칫상에도 이 '홍어회'가 올라간다.
저희 집안 쪽(경상도쪽)은 제사상에 홍어를 올리는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눈에 확연히 들어나는 영호남 제사음식의 차이군요. --rururara

우리나라 문화를 나름대로 잘 분석해내는 취미를 가진 '이어령'선생이라면, 제삿상에 올라가는 홍어를 가리켜, 아마도 "음음 에. 그러니깐 홍어는, 뭐시냐, 다산을 상징하는 신령스런 표상으로 해석된다" 쯤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잘삭은 홍어는 톡쏘는 맛이 일품이라고 '홍어'애호가들은 평한다. 이것이 잘 삭지 않고 말썽을 피울 경우, 여름철 잔칫집 집단식중독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삭은 홍어를 먹어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린다. 한점에 코가 빵 뚫리고 두점에 뒷구멍까지 시원해진다. 먹을 수 있는 암모니아라고나 할까. 비싸고 귀하긴 하지만 도저히 못먹겠다. -- zetapai

난생 처음으로 삭힌 홍어를 먹고선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어서 뭔가 잘못되어 내가 죽는 줄 알았다. 다행히 옆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삭힌 홍어의 진실(?)을 알고 있던 사람이라 "걱정마. 본래 그래, 자꾸 먹으면 그 맛에 푹 빠져서 계속 찾게 돼"라고 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평온을 찾을 수 있었던 --맑은

한 10년 걸린 것 같습니다. 집은 경상도인데 친가,외가 모두 전라도라서 명절 때마다 호남지방으로 갔죠. 명절 때 가면 꼭 홍어가 있었는데 원체 호기심, 특히 먹는 거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어른들이 아주 좋아하는 걸 보며..한 10살 때? 정도부터 먹기 시작해서...작년 정도부터 드디어 적응해서 즐기며 먹고 있습니다. 친숙해지긴 아주 힘든 음식이죠.. 그치만..후~ 그 아주 독특한 그 맛이란. 푹 삭은 줄 알고 먹었는데 안삭은 거면..화납니다. 이젠 명절의 기쁨 중 하나가 됐답니다. 푹 삭은 홍어를 초고추장에 찍어서 얌냠..거기다 소주도 곁들이면...캬~~ 흑산 홍어..의 맛은 어떨른지.. -- iryoung

어렸을 적, 할아버지 댁에서 제사가 있을 때마다 집안 어르신들이 홍어를 손질하느라 그 희귀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곤 했죠..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 냄새 ㅡㅡ;; 정말 죽입니다. --진호

전라도 사람인 bloodlust는 홍어를 아주 좋아한다. (물론 전라도 사람이 모두 홍어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bloodlust의 한 사촌동생은 홍어를 입에도 대질 않는다.)명절이나 제삿날에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불량을 일으킨 적도 많다. 하지만 진짜 흑산 홍어는 아직 먹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전라도 외의 지방에서 잔치음식으로 내놓는 홍어무침을 먹어 본 적이 있는데, 그런 걸 홍어무침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박맛바를 수박이라고 우기는 것과 똑같다고 단언할 수 있다. -- bloodlust

흑산도 홍어를 우연히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식성이 특이하다는 소리죠.) 세상에는 너무 많은 맛의 세계가 있는듯합니다. 가오리는 꾸둑꾸둑하게 말려서 구운후 초장을 발라서 술안주로 먹었는데, 그때 맛과 비슷하더군요. 화~~ 한 것은 맛이라기 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 DrFeelgood

PuzzletChung도 전라도에서 살았던 적이 있지만 삭힌 홍어를 잘못 먹고 탈난 경험이 있어서 그 후 (시도는 안 해봤지만) 쉽사리 먹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반면 삭히지 않은 홍어회와 홍어회를 곁들인 회냉면은 아주 좋아합니다. --PuzzletChung

PuzzletChung님이 말씀하시는 회냉면에 들어가는 것의 정체는 가오리일 것 같습니다. 홍어는 수입산이라도 가격이 쎄서 냉면에는 넣어 주는 경우는 못봤습니다. 삭힌 홍어에 한번 맛들이면 절대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화한 맛에 눈물 찔끔거리면서 먹어도, 가끔 생각나면 못참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아 가격이 장난이 아니라더군요. 쉽지않게 구하는 것들도 거의가 다 칠레 등의 수입산입니다. 가오리는 아무리 삭혀도 홍어만큼 강렬한 맛을 못냅니다. 호남지방에서는 아직도 잔치상에 홍어가 없으면 아무리 잘차려서 대접해도 d욕먹는다는군요. -- iamsam

덧붙이자면, 우리 집안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홍어'찜'이란 말은 있어도 홍어'회'란 말은 없다. 왜냐면 홍어는 익히지 않고 먹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날로 (삭혀서) 먹는 것은 그냥 '홍어'라고만 하고 열로 요리한 것에만 찜이니 탕이니 하는 수식어가 붙는다. -- blood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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