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좀 부끄럽다. 보통 책을 읽을 땐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며 읽는 나로선 그의 책을 읽을때만큼 욕을 해본 적이 없다. 이 등신, 또 땅파고 있네. 지겨워 죽겠어. 그래도 자꾸 읽게 된다. 그게 다자이의 매력?
처음 읽은 게 추억, 그리고 사양, 인간실격, 몇개 단편들.. 며칠전에 굿바이를 읽다가 웃겨 죽는줄 알았다. 다 읽으니 눈물이 나왔다. 어두운사람이라면 다자이가 아니겠는가.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같은 말을 하는 인간. 지나친 자기연민. 지겹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빠져드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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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그래서, 자학성은 덜하고 그만큼 표현력과 재치가 드러나는 그의 단편들을 선호합니다. 워낙 자의식이 강한 작가라, 호흡이 긴 작품에서까지 그것을 승화시키는(은폐하는?)것은 한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아쿠타가와 류노스케도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되네요.) 다자이의 단편집 <완구>를 아주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kuro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