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진 폭력성이 발현 되는 또다른 모습과 낙원과 이상향에 대한 절대적 지향이 가진 허상, 보편적으로 벌여져 내려온 인간사의 허위까지를 까발겨주고 있는 소설. 개발 독재의 상징과도 같은 유신정권의 대통령을 떠올리도록 만들고 있다. 누군가는 칭송하지만, 이 개발은 결국 경제적인 수치 상의 엄청난 증폭만을 유발하면서 진행되었을뿐, 이 개발의 과정에서 천국에 이르른 것은 결국 소수의 당신들이었다. 이 소설은 그 시대의 모습을 축약하여 반영하고 있다.
{{|소설의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있다.「소설의 제목 '당신들의 천국'은 당시 우리의 묵시적 현실 상황과 인간의 기본적 존재 조건들에 상도한 역설적 우의성(寓意性)에 근거한 말이었다.」『당신들의 천국』은 '새마을 운동'을 구호로 새 국가 건설을 앞세운 박정희 정권의 유신(維新)시대 하의 현실을 '소록도'와 조백헌 원장의 '천국만들기'로 알레고리(allegory)하여 쓴 소설이다. 소설은 권력과 대중과의 관계,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우의적(寓意的)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록도에서 건강인과 원생간의 관계는 수평적 평등의 자리에 놓인 것이 아니라, 수직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록도의 이런 특수한 계층적 단절은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는 자 사이의 억압적 관계 속에 본질적으로 내재한 인간 사회 보편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소설의 제목 『당신들의 천국』의 '당신들의'는 바로 지배자와 피지배자, 나와 타자 간의 단절된 관계의 상징이다.
-알라딘 책 서평 산책자(leslie1@hanmail.net) 2002년 3월 8일|}}
-알라딘 책 서평 산책자(leslie1@hanmail.net) 2002년 3월 8일|}}
다만, 총탄에 비명횡사한 대통령과는 달리, 주인공은 결국 새로운 각성을 통해서 다른 시선과 태도로써 이 소록도를 받아들인다. 작가 이 청준씨는 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은 당신에게 손해다라고 말하며, 이 책에 담겨진 내용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Roman
66년 사상계에 실린 이규태 기자의 논픽션 '소록도의 반란'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김윤식 교수는 '당신들의 천국', '소록도의 반란' '조창원의 삶' 이라는 세 가지 텍스트가 계속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하고 있고 이 셋의 관계로 인해 『당신들의 천국』은 이른바 '열려있는 텍스트'를 가지고 계속해서 쓰여지는 소설이라고 말한다. 작가 이청준은 말한다. 조창원 원장의 굳은 신념과 과단성이 자칫 자기 도취와 독선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경계하고자 했다고.
조창원은 1998년 자전적 에세이 집 ‘허허 나이롱 의사 외길도 제 길인걸요’를 출간하여 김윤식 교수의 말을 입증하는 듯하다. 그 책의 출간과 조창원의 전시회를 다녀온 후 작가 이청준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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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나는 그 책을 읽고 전시회도 찾아가 그의 그림과 함께 26년 만에 비로소 그를 다시 만나 보고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그는 내가 소설 속에서 꿈꿨던 ‘자유와 사랑의 성자적 실천자’로 늙어 있었다. 십자가와 부처님과 우리 무당춤이 검은 죽음들을 진혼하고 있는 자신의 그림 앞에서 그는 말했다.
"(전략) 나는 그 책을 읽고 전시회도 찾아가 그의 그림과 함께 26년 만에 비로소 그를 다시 만나 보고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그는 내가 소설 속에서 꿈꿨던 ‘자유와 사랑의 성자적 실천자’로 늙어 있었다. 십자가와 부처님과 우리 무당춤이 검은 죽음들을 진혼하고 있는 자신의 그림 앞에서 그는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저 세상으로 보낸 환자는 5백여 명을 헤아리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의 죽음 앞에서 마지막 기원을 듣고, 유족들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 왔소. 나는 의사로서 육신의 병만을 돌볼 수가 없었소. 그들의 간망을 이 그림으로 그려 그들의 영혼도 함께 씻겨 보내야 했소.”|}}
그는 살아서 육신의 병을 돌보고 환자가 죽어서는 그 영혼을 돌보는 사제의 역할도 함께 감당해온 것이었다. 이를 두고 평론가 김윤식 교수는 필자에게 “앞길이 훤했던 의사 조창원의 생애에 당신의 소설이 참 못할 짓을 했다”고 짐짓 허물하는 체했지만, "그의 세속적 삶의 성취가 어찌 됐든, 모델의 실제 삶이 작품의 보이지 않는 속편을 힘있게 써 주고 그로 하여 소설 속의 꿈이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빛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듯 소설과 모델간의 대화 속에 작품이 계속 완성되어 갈 수 있다면, 그런 문학은 참으로 할 만한 노릇이 아닐 것인가."라고 소설의 완성을 기쁘게 생각하는 듯하다. --조원장
최근에 '당신들의 천국'이 100쇄를 돌파했습니다.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100쇄 돌파
--진짜아티스트
see also 박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