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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의 6번째 장편소설.

상실의시대가 바로 이 글이 씌어지기 전에 씌어진 글이다. 하지만, 독자들에겐, 청춘삼부작으로부터 바로 넘어오는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기 때문에, 보다 빨리 씌어진 작품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큰 작품이다. 이곳에서 영매적인 기능을 하는 유키라는 어린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차밍하기 이를데 없는 그의 연예인 친구, 그리고, 귀가 예쁜 여자 키키의 잔영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소설 속에 장난기를 불어넣기 좋아하는 하루키는 유키와 유키의 엄마인 아메를 비롯해서, 유키의 아버지까지 각각의 이름 속에 심플한 의미를 부가해서 독자들을 즐겁게 만든다. 유키의 아버지인, 메너리즘에 빠진 호모작가의 이름은 웃기게도 무라카미하루키의 이름에서 히라카나 모음배열만 달리한 이름이다. "나"와 잠자리를 하게 된 여자의 이름은 "메이(May)"와 "준(June)"이다.

이 글 속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죽어 나간다. 키키도 이미 죽었고, 그의 연예인 친구도 죽어 나가고, 아메의 애인인 외팔이 시인도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 속에서, "나"는 육체관계를 맺는 여자들을 만나고, 묵고 있던 돌고래 호텔의 신경증에 걸린 종업원과 사랑하게 된다.

이 소설 속에서, "나"는 사건들을 척척 잘 해결해낸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찾는 부분에서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재생을 위한 활동을 넘어서서, 일본의 위대한 지성 중에 한명이 되기까지 한 하루키의 모습이 좀 더, 자신만만해졌음을 이야기 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칼융의 정신분석학을 보다보면, 좀더 세밀하고 세분화된 지식을 내부에 갖춘 사람은 꿈을 꿀 때도 자신을 메커니즘, 기계나, 집, 보다 복잡한 구조물로, 꾸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이 글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호텔이 자기자신을 흐느끼며, 부르고 있다는 꿈이나, 이공계로 들어가버리게 된다는 식의 오컬트적이고, 환타지적인 몽환 상태와 현실을 바쁘게 오간다.

유미요시라는 호텔 종업원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에 연예계의 차밍한 남자친구가 등장해서(그는 마치 교주처럼 말하는 영상으로 각인된다. "나는 내 아내하고만 자고싶어"라는 대사와 관련된 내용은 보게 되면 상당히 재미있을 부분이라 생략한다.), 그녀와 성적인 유희를 하는 것을 보며, 질투를 하는 보통의 중년남자, 나름의 말빨과 성실함을 갖춘 남자라는 스토리는 상당히 기분좋은 설득력이 있다.

"나"의 처세술은 상당히 절제력있고 분명하다. 고져스(Gorgeos)한 "준(June)"이 죽어버렸을 때, 자신의 친구가 혐의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3일간 잠을 안재우는 고문(작가는 이를 카프카적 상황이라고 말한다.)을 견디는 그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그러면서, 언제나, "이것은 명목상 해야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얘기를 덧붙이니...너무 멋져서, 꿔다 쓰고 싶은 마음이 안 들 수가 없다.)

이 글 속에서, 양을둘러싼모험까지 줄기차게 잃기만 했던 주인공 "나"의 모습은 피냐콜라다의 맛처럼 달콤한 것으로 돌변한다. 수많은 죽음은 어쩌면, 하루키가 자신을 둘러싼 절망들을 하나하나씩 죽여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을까?--Roman

청춘3부작 이후, 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노르웨이의숲을 거쳐 다시 방문한 하루키의 청춘시대. 청춘3부작의 주요 모티브인 쥐와 양사나이의 세계가 다시 한번 반복되면서, 하루키는 그의 청춘 시대에 대한 마지막 이별의 의식을 집전한다. 그의 작품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환상적 설정은 잊혀진 기억의 미로를 고통스럽게 더듬어가는 작가 자신의 의식의 여정이다. 그 주술적 세계에서 그는 그의 청춘 시대를 거쳐간 수많은 '죽음'(사실적-상징적 의미에서)들을 하나씩 되새긴다. 많은 것들이 상실되었고, 그 자신조차 상실되었으나 그는 여전히 이 세계에 남아서 자신의 스텝을 밟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여전한 혼란 속에서도 자신이 '현실'로 돌아왔다고 느낀다. 마지막 유미요시와의 결합은 그런 점에서 상징적이다. 이 작품 이후로 하루키의 작품 경향은 청춘시대와 완전히 선을 긋게 된다. 내가 삐리리해보이는-_-; 제목 때문에 뒤늦게 보았던, 그러나 훌륭한 하루키 소설. --Khakii

이를테면, 조금 더 도시 문학답게, 경쾌하고, 속도감이 느껴지는 면이 많았다라고 생각합니다. 낡은 중고 스바루와 매끈한 스포츠카, 그리고 차밍한 그의 친구와 "나"의 대비감에 대한 솔직 담백한 서술. 세이키즈라는 붐비는 가게로 "나"를 데리고온 "고혼다"가 '이런 곳에서 연예인들을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묻는 장면이라든가. '차라면, 훼라리, 시계는, 롤렉스, 이런식으로 달라진다고 생각하면서 사실은 서로 '''똑같아져 가는거야라고 말한다든지. 감각과 재치넘치는 대화와, 정성스럽게 친구에게 요리를 대접하는 1인칭 시점의 인물이 너무나 성실한 생활인으로서 사랑스럽다고 할 정도로 좋게 느껴져 오는 것은 독자가 남자이든 여자이든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는 기억이 몽글몽글 샘솟네요. 그렇지 않나요?--Roman
무라카미 하루키의 1인칭 시점은 정말 공감가게 잘쓰는거같습니다. "고혼다"가 평범하면서도 능숙한"나"를 부러워했다는 것을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제가 우쭐해지더군요.--bluezodi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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