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젤라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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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저 젤라즈니



명석하고 유려한 문체, 뛰어난 인물 조형, 간결함과 화려함이 절묘하게 결합된 아름다운 산문, 강렬한 신화적 상징성으로 SF/판타지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점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ScienceFiction/판타지 소설작가.

소년 시절부터 엄청난 독서광(신화, 전설, 동화가 주종을 이루는)이었고 열세 살 때 이미 단편소설과 시를 쓰기 시작하여 폭넓은 문학적 안목을 갖춘 그는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영어와 심리학을 전공한 후 콜롬비아 대학에서 비교 문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1962년 「어메이징 스토리즈」에 '수난극'을 발표하여 SF계에 데뷔했다.

젤라즈니의 작품을 언급할 경우 종종 '신화 SF'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초기 작품들, 특히 그리스 신화의 파토스를 핵전쟁 후의 황폐한 지구에 투용한 처녀 장편 <내 이름은 콘라드>, 트리스탄 전설과 파우스트 전설을 배경으로 한 심리 SF <드림 마스터>, 그리고 인도 신화를 종횡무진으로 구사한 <신들의 사회>가 대표적인 예이다.

젤라즈니는 신화가 제공하는 풍부한 상징이라든지 신기함, 또는 문학적 환기력보다는 모든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인간성의 원형을 탐구하는 일을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실제로 SF 백과사전의 젤라즈니 항을 보면 종말론, ESP, 칼융 심리학, 신과 악마, 불사, 화성, 텔레포테이션, 구세주, 종교, 초인, 해저 등등의 주제들이 나열되어 있다. 특히 불사성의 개념은 젤라즈니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이다. 그를 이루는 이러한 뚜렷한 특징들은 그를 최고의 작가로 성장시켰으며 아직까지도 많은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탐독하게 만들고 있다.


1.1. 내이름은콘라드


이 작품의 원제는 <This Immortal>, 발간될 때에 출판사에서 붙인 것이라 한다. 이보다 더 원제는 <...And Call me Conrad>.

우리나라에서는 <내 이름은 콘라드>라는 제목으로 시공사의 그리폰 북스에서 출간되었다. 번역도 잘된 것 같고, 편집도 깔끔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깔끔하고, 인물조형도 뛰어난 것 같다. (알라딘에서 조회해 보니 절판이라고 한다! ㅠㅠ)

먼 미래. 지구는 핵전쟁으로 황폐화되었으며, 살아남은 소수의 지구인은 여러 의미에서 인류보다 훨씬 더 어른인 휴머노이드형 외계인-베가인-의 원조를 받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핵전쟁의 휴유증으로 인한 여러 기형아(혹은 기형인? ^^;;;)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변주들이며, 주인공 콘라드 노미코스 역시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을 은유한다. (한쪽 다리를 절고, 대장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신은 누구일까요?) 그리하여 로저 젤라즈니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상징을 이 작품에 강렬하게 새겨넣으면서(핵전쟁으로 인하여 황폐해진, 혹은 더욱 야성화된 지구의 풍경조차), 이 작품의 줄기를 이끌어 간다.

솔직히 젤라즈니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여 소품이고, 젤라즈니 특유의 시적(--;;;)인 전투씬도 거의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전 우주를 상대로 한 젤라즈니 특유의 비전(아니면, 적어도 한 세계? 어쨌건 젤라즈니의 주인공은 세계를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도 상당히 약한 편이지만, 디테일만큼은 다른 작품들을 능가한다. 젤라즈니의 매력을 느껴보기 위해서라면, 적극 추천이다. See also HeLaTheImmortal


1.2. 신들의사회


원제는 <빛의 왕 lord of light> (무슨 문고판 비슷한 걸로 번역된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번역된 젤라즈니의 작품이다.

머나먼 미래에 지구형의 행성에 정착한 <제1세대 식민자>들은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과학기술을 독점하고 힌두교를 지배이념으로 체택한다. 그들은 고도로 발달한 유전자 공학과 심리적/생리적 개조를 통해 각자가 선택한 힌두 신의 성질을 의미하는 <상(相)>과 그 물리적 시현인 <속성(屬性)>을 개발, 명실상부한 신격을 획득한다. 그들이 세계의 지붕 위에 건설한 <천상도시>에서 신성을 가진 자들만이 맛볼 수 있는 초월적 쾌락과 악덕에 탐닉하고 있었을 때 지상에 파종된 그들의 자손들은 고대 인도를 방불케 하는 엄격한 카스트 제도 밑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유전자 조작 (See also 유전자치료 인간복제)을 통해 제조된 새로운 육체로 <전생>하는 일이 가능햇지만 <제1세대 식민자>들은 윤회와 카르마(業)의 개념을 도입해서 체제에 순응한 자들만을 선택적으로 전생시키는 방법으로 수세기 동안 무지한 민중들을 지배한다. 그러나 <제1세대> 중에서도 과학기술의 도입과 카스트 제도의 철폐를 주장하는 <촉진주의자>가 나타났다. 후세에싯다르타, 불타, 정각자(正覺者), 마하사마트만, 타르하가타(如來), <빛의 왕>을 의미하는 마이트레야 등으로 알려진 이 사내는 다른 신들의 박해를 피해 하계(下界)로 내려온 후 고독한 투쟁을 개시한다. 강대한 전투적 <속성>을 가진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방법은 물리적 힘이 아닌 불타의 <법>이었고, 신들 중에서도 그의 사상에 공명하는 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신들의 사회, 정신세계사 해설에서 발췌)

<내 이름은 콘라드>에서처럼 <신들의 사회>에서도 상징은 주요한 문학적 기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 이름은 콘라드>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그 상징 체계를 두었지만, <신들의 사회>는 힌두신화를 직접적으로 소재로 하여 싯다르타, 불타의 상을 쓴 주인공을 내세워 역사적 사실까지도 대응시킨다. (작품 중간쯤에 등장하는 니르리티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작품은 실로 수많은 대치항과 대립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건들이나 인물들이나 관계들 모두가 대립항으로 분류되거나, 아니면 신화적 사실들/역사적 사실들/믿어졌던 신들/etc.../등등으로 대응되어 풀이될 수 있다. 게다가 <내 이름은 콘라드>에서와는 달리 쾅!쾅!하는 전투적 카타르시스를 기대해도 좋다. 결말도 명쾌하고, 비유나 상징체계도 <내 이름은 콘라드>보다 중층적으로 이루어져 있어(물론 이 작품을 까다롭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파면 팔수록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들을 발견해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퍽 드문 소설이기도 하다.

2003년에 행복한책읽기 출판사에서 다시 나왔다.

1.3. 앰버 연대기

그의 작품들 중에서 근래에 번역되어 나온 작품이다. 번역이 매끄럽다고 말할 수는 없자만 괜찮은 수준으로 되어 있고, 작품의 재미도 잘 살려내고 있다. 작품에 대한 해설이야 각종 사이트를 참조하면 될 듯 하고, 개인적으로 그의 두번째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첫번째는 신들의 사회(the lord of light)이다 - 그리고 그가 그려낸 앰버라는 세계는 툴킨의 미들월드만큼이나 매력적인 세계이다. 꼭 기사가 나오고, 신화속의 인물/ 마법이 나오지 않아도 얼마나 멋진 Fantasy작품이 될 수 있는가를 이 작품은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어줍잖은 통신Fantasy문학 작가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Fantasy에서 생각의 변화라는 것이 그냥 배경이 서양중세에서 동양이 되고.. 쓰는 기술이 달라지고.. 그런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번역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얘긴데... 나는 분명 번역본에서 주인공 멀린과 다른 왕자들이 형제지간으로 묘사되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번역 출간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영문판으로 읽게 된 6권을 읽다 보니 그들이 사실은 숙질지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번역본을 잘못 읽은 것인가? 번역본의 오역인가? 아시는 분은 답해주셨으면 한다. -- bloodlust
알고 보니 6권부터 나오는 주인공 멀린은 1부의 주인공 코윈의 아들이었다. 나는 왜 전혀 알아채지 못했을까... -- 자문자답중인 bloodlust

1.4.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가장 최근에 번역된 중단편집. 명석하고 유려한 플롯, 현학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인유, 강렬한 신화적 상징과 시적인 문장으로 특징지어지는 젤라즈니의 30여년에 걸친 작가 인생 속에서도 가장 생동감 넘치고 창조적이었던 시기에 씌어진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수록작은 다음과 같다.
  • 12월의 열쇠 (중편)
  •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 (중편)
  • 악마차 (단편)
  •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중편)
  • 괴물과 처녀 (짧은 단편)
  • 이 죽음의 산에서 (중편)
  • 수집열 (짧은 단편)
  • 완만한 대왕들 (단편)
  • 폭풍의 이 순간 (중편)
  • 특별 전시품 (단편)
  • 성스러운 광기 (단편)
  • 코리다 (짧은 단편)
  • 사랑은 허수 (단편)
  • 화이올리를 사랑한 남자 (중편)
  • 루시퍼 (짧은 단편)
  • 프로스트와 베타 (중편)
  •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단편)

    <12월의 열쇠>, <이 죽음의 산에서>, <폭풍의 이 순간>, <성스러운 광기>, <사랑은 허수> 등 추천.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프로스트와 베타>는 이미 소개된 작품이라 제외)


얼마 전에 나온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추가했습니다. 중편/단편/짧은단편 구분은 제가 임의로 한 거니까, 혹시 더 정확한 분류 아시는 분은 고쳐주세요. ^^;
그리고, 전 <신들의 사회>와 <내 이름은 콘라드>의 차이는 전략 시뮬과 롤 플레잉의 차이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하는 데요. ^^; -- f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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