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온라인에서의 침묵 ¶
dotory도 상대가 정말로 나의 의견을 알고 싶거나 관심이 있어서 물어보는 경우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할 때에는 묵묵부답으로 답할 때가 많았었다. 그런데 언젠가 교수님의 질문에 너무나 당당하게 '글쎄요.' 라고 대답하는 친구를 보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글쎄요.',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요.', 등의 대답은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상황을 유연하게 끌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의 질문의 문제점을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보너스 효과도 볼 수 있는 것 같다.
온라인 상(온라인관계)의 소통의 문제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서로의 표정과 느낌, 신체적 반응 등을 읽을 수 없으니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dotory도 내가 무시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움찔움찔할 때가 많고 혹시나 내가 상대에게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았나 걱정할 때가 많다. 사실 뭐 '혹시 저 무시하고 있는 거 아녀요?' 혹은 '혹시 제가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음..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문제가 이런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마구적었다가 Save Changes를 누르지 못하는 소심함..결국 노스모크속에서 침묵으로 나타난다. -- 라이온 ^^;
'이것저것 마구적었다가 Save Changes를 누르지 못하는 소심함..' 동감입니다. -- 꿈꾸는나무늘보
2. 때로는 시간이 해답을 줄거라고 믿으며 ¶
묵묵부답이라...내가 행했던 것을 되돌이켜보건데, 답을 안하게 될 때는 '상대방이 원치 않을 것이 확실시 되는 답을 내가 가지고 있을 때' 나, '비난 받을 것만 같은 답을 갖고 있을 때', 또는 '상대하기 싫거나 피곤할 때 또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때'등의 경우였던 것 같습니다. 정말 단순히 답하기 어렵다거나 모르겠는 경우엔, 간단하게 '모르겠다, 어렵다.'는 말이라도 나오니까 말이죠. 그런 제 경우를 뒤집어보면 상대방이 나에게 특별한 까닭없이 묵묵부답일때, 저쪽도 내가 그랬을 때와 비슷한 경우겠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은 그래서 화가 나기도 해요.(그 이유가 짐작이 가므로) 그러니까, 그럴때 추궁한다고 해서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게되지요. 그래서 일단후퇴 또는 체념 쪽을 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앞에 적은 이유 이외에 정말 다른, 피치못할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닫아놓아서는 안됩니다... 언제나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사정'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니까요.
또 하나의 자가해결책은, 관심사를 상대방에서 나 자신에게로 돌리는 것입니다. 묵묵부답의 상황은 대개 상대방도 곤란하고 나도 힘들게 되는 경우이므로, '나'를 위해서라도 그 상황을 일단중지 시켜보는거지요. 컴화면도 느려터져 안 뜨면 중지하고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듯이, '일단'(영영 관심을 끄라는 것이 아니고 지금 당장은 답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촛점을 옮겨서 다른 데서 다른 답을 구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시간이 좀 흐른 후에 그 답이 뜻하지않은 곳에서 주어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 이것도 위에 지미님이 말한 맷집이라고 볼 수 있다고나...) -Felix
3. 기타 ¶
뭔가 켕기는 게 있을때... 어쩌면 그 침묵은 밝혀진 사실을 감추려는 거짓말을 생각할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김우성
nonfiction이 대답을 안하는 경우는 대답할 가치가 없는 경우, 상대의 의도를 곱씹는 경우, 내가 대답할 내용의 검토 중에 하나이다. 생각이 그다지 빠르지 않는 편이라, 말을 할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벌써 대화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