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환상의파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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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Page레몬노는넘멋있는프로포즈 사랑과환상의파시즘

Roman의 서평

핵잠수함이 미국 본토를 거슬러 올라가, 엄청난 조함능력과 각종의 기상천외한 정치, 군사, 사회적 전략들과 더불어 뉴욕에 입성하는 만화를 알고 있는가? 그들은 미국이랑 맞장뜨거나, 전세계를 상대로 쑈한번 해보자라는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럼, 그렇게 잘나가는 일본 뒤에 있다가 나중에 잘되면 뒷통수 잡아 잘 해먹자고, 우린 열나게 일본 때려잡자 스토리를 왜그리 남발하길 좋아하는가? 한 때문이다. 정신적인 외상이 아직도 남아 있고, 제대로 피해보상이 되지 않았고, 역사는 왜곡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분하다. 분하고 원통하다. 그렇지만, 솔직히 지금 우리가 일본 붙잡고, 그 많은 에너지를 이나라 한번 엿맥이자고 써야할 때인가? 정녕 그런가

사랑과환상의파시즘은 바로 일본의 세계 정복 스토리다.

무라카미류의 역작으로서, 우리나라에 이 책을 출판했던 회사는 웃기게도, 백산서원인가(카더라통신)라는 운동권 성향의 출판사였다. 아마도, 그 출판사의 사장은 이책이, "파시즘을 가진 무리들의 추악한 꼴을 드러내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의 무라카미류의 엽기호색성을 그렇게 너무 복잡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리고, 다른 기획력이 있는 출판사에서 팔았다면, 오히려 이 책은 더 많이 팔리고, 유명해졌을 것이다.

무섭도록 꼼꼼한 일본인의 정보수집력은 애니메이션뿐만이 아니라 이곳에서도 발현된다. 소설 속에 보다 더한 개연성과 정확한 정보를 흘려넣기 위해서, 무라카미류는 수천권의 경제학 서적을 읽었다고 한다. 스스로, "나는 이제 경제학 박사다"라고 외친 뒤에 소설집필을 했다고 했을 정도이니(카더라통신).

이곳에서 무의식에 침투하는 C.F. 작업이라는 발상이 등장한다. 미세한 세포 분자의 분열과도 같은 영상의 한편에서, 보다 새디스틱하고, 카리스마적이고, 농경민의 모습같은 것은 전혀 지니지 않는 "수렵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때마침, 다국적 기업(특히, 식량부문의)은, 일본 전체를 흔들 수 있을 정도의 식량 공급 변경의 뉴스를 흘린다. 일본은 금세 아수라장으로 변하고(이 책에서 일본은 이미 그다지 강한 나라로 그려지고 있지 않다. 조금만 힘줘서 툭하고 치면 부러질 정도의 취약한 나라로 설득력 있게 그려지고 있다.), 이 혼란 속에서, 노이로제에 걸리는 인구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어느날부터 "수렵사"라는 이름을 단 파시즘적인 정치 단체가 공공연하게 대중 앞에 나서기 시작한다. 나치 친위대와도 같은, 크로마뇽이라는 폭력, 테러조직을 단체로 만들어, 수렵사라는 전대미문의 새로운 정당은 불안감 앞에 흔들리는 농경민들을 제압해 나아간다. 국제 정치의 실패는 내각을 바보로 만들어 가고, 전자전을 통한 정보의 왜곡 보도, 나아가서, 전세계를 향한 왜곡 정보를 흘려대는 수렵사는,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정부 조직을 들어내고, 국회에 입성한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진짜 정보라 믿고 본국에 송신했던 미군의 통신병은 자살하고......전세계를 향해서 일본은 자기 목소리를 확실히 가진 나라로 나서게 된다...

이 책은 솔직히 출판되고 있는지도 오리무중인, 절판된 책이다. 지금으로부터 6-7년전 교보문고의 소설 구석칸에서 먼지 쌓인걸 구해다 본 뒤, 지금은 다시 만나지 않는 친구에게 주어버린 책이었으니까. 그러나 류의 대표작인 코인로커베이비스를 능가하는 스케일과 흥미진진함을 지녔다. 지금 어느 곳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한국어 판권을 사서 출판하는 회사가 없는 모양인 것 같다. 누군가 출판한다면, 적어도 지금의 시들시들해진 류의 소설들보다는 더 많이 팔 수 있을 것이다.

Q. 혹은 일본 현지에서라도?

A. 아마도 다시 영화화되거나 한다면,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다시 이 이야기가 조명될 것 같습니다.

http://www.amazon.co.jp/exec/obidos/ASIN/4061847392 80년대에 나왔던 번역본은 생략된 부분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조잡한 품질의 것이었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이제는 어느 정도 시류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고. 에반게리온 열풍이 불 때 재조명되었다면 좋았었겠지만 국내에서는 여기까지 사람들의 눈길이 미치지는 못했었던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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