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의재즈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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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이 한창 여행을 하던 때였다. 때는 1월 즈음으로 기억한다.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그 때가 여름이다. 사람이 그리 몰리지 않는 외딴 섬을 -- 그렇다고 무인도는 아니지만 관광객이 적은 섬 정도 -- 찾아간 적이 있다. 그곳의 관광객들은 대부분 휴가철을 맞은 호주인들이었다.

커다란 여관이 하나 있길래 거기 묵기로 했다. 그런데 그 여관이 옛날에 학교였었는지, 교실 하나 정도 크기의 홀이 있고 정면에 낡은 피아노가 한 대 있었다. 어린 아이들의 장난감 정도로 전락한, 나름대로 고풍스러운 피아노였다.

저녁이었다. 피아노 소리가 들리길래 호기심에 홀로 향했다. 웬 아저씨 한 분이 째즈 피아노를 멋들어지게 치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사람 대여섯이 금세 모였다. 그 중에 한 할아버지가 베이스기타를 어디에선지 들고 왔다. 할아버지는 피아노에 맞춰서 베이스를 깔아주었다. 그걸 보고는 어떤 아가씨가 바이올린을 들고 나왔다. (호주 사람들은 휴가올 때 이렇게 악기를 들고다니나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긴 했다) 마지막으로 이쁘장한 소녀 하나가 마침 드럼을 칠 줄 안다며 그걸 몇 사람이랑 어디선가 끙끙대며 구해왔다.

여관의 투숙객들은 그날밤 음악회가 열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네 명의 처음 만난 "친구들"이 몇 번 연주를 하더니 어느새 호흡이 맞고 음악으로 대화가 가능한 듯 보였다. 자기를 드러내려 다투지 않고 서로를 받쳐주는 그런 느낌.

우리들은 마당에 의자를 들고 나와서 그들의 작은 재즈 콘서트를 들었다. 음악이란 이렇게도 쉽게 사람들을 묶어줄 수 있구나, 나도 여행 다닐 때에는 피리 하나라도 들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늦여름 해질 무렵 선선한 바람에 간혹 바다냄새가 묻어나는 때면 그 외딴섬의재즈콘서트를 떠올리곤 한다.

갑자기 '영웅전설5: 바다의 함가' 라는 게임에 나오는 장면이 생각나는군요. 드물게도 음악을 주제로 했던 게임이었지요. 끝까지 가보지는 못했지만...언젠간 악기 하나를 제대로 배워보아야겠습니다. --김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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