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삼강오륜을 근간으로 한, 기존 체계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급진적인(좌익?) 사회철학이라고는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유교는 나이의계급사회를 강조하고 남녀평등을 가로막는 보수적인 사고방식의 대표 이름이 되었습니다. 뭔가 좋지 않은 냄새가 납니다. 그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요?
최종욱 : 유교는 변질되었다 ¶
중국의 거의 모든 왕들에게 버려졌던 공자의 평등한 삼강오륜과, 모든 사람들이 사회구조를 강요하는데 '써먹는' 수직적 충효사상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선성리학 토론도 있는 것 같구요. 본디 평등의 의미를 되찾을 수는 없을까요? --최종욱
유교의 변질은 세도정치시기에 동맥경화증을 일으킨 성리학이 일제의 지배수단으로 왜곡된 데에서 발생한 한국인에게는 심성사적인 최악의 사태라고 합니다. 제가 아직 이 부분을 자세히 공부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이상 드릴만한 말씀이 없습니다만... -- PsyBaster
조선 선비들이 '공맹'을 공부하면서 쓴 교재가 주자의 주석서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공맹보다 훨씬 파쇼적이었던 '주자가 이해한 버전으로서의 공맹'을 머리에 담고, 또 그게 아니면 무조건 '사문난적'이라며 찍어눌렀습니다. 고인물이 안 될 수가 없고, 썩지 않을 수가 없죠. 애초에 여말 불교를 찍어누르기 위해 도입된 게 성리학이니 그 출발부터 문제가 있었던 데다, 그래도 조선조 초기에는 수기와 안인의 방법론을 연구하던 건전한 학문이었는데.. 율곡과 퇴계에 이르러 거의 집대성되어버립니다. 그러고 나니 주리설이니 주기설이니 하는 형이상학적인 토론에만 열을 올리게 됐고, 실생활과의 괴리가 깊어진 게 당연하죠. 성리학에 반대한 실학자들이 '훈고'를 내세우며 주자를 넘어서서 공맹을 직접 연구하기 시작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사는 게 아니라 주자가 뒈져야 나라가 산다고 생각하는 CafeNoirSee Also 조선성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