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앞"이나, "free gift" 등과 같이 비슷한 의미가 필요없이 중첩된 표현을 잉여적표현(redundant expression)이라고 한다.
우리 말에서 흔히 잉여적표현으로 자주 인용되는 "역전 앞" 같은 말들이 그 부류인데, 역전에서 '前'에 이미 '앞'이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역전 앞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몇몇 언어 순화론자들이 주장을 합니다. 이들의 논리를 따르자면, 소녀(少女) 에는 이미 '어리다'는 의미가 들어 있으므로, "어린 소녀"라는 말도 동어반복이 되는 것이고, 광장(廣場) 역시 이미 넓으므로, "넓은 광장" 또한 잉여적표현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렇게 '바른말'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역전 앞'과 같은 잉여적 표현을 버리고, '역전'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역설하는데, 사실 어떤 표현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은 그 단어 속에 내재해 있다고 믿는 의미나 용법이 아니라, 실제로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도 "~속에 내재해 있다" 라는 잉여적 표현을 썼습니다.)
딴지: '역전' -- 역전의 용사? -- 라는 헷갈리는 표현 보다는 '역 앞', 혹은 붙여서 '역앞'?
일단, 그냥 "광장"과 "넓은 광장"은 분명히 그 기능이 다르고, "역전"에 비해 "역전 앞"이라는 표현이 주는 의미의 또렷함 등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같은 의미의 똑같은 말이 반복되었을지라도 그 뜻이 더 강조되었다면 잉여적 요소가 나름의 기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future plan"과 "plan"은 분명히 그 기능이 다릅니다. 설령 plan자체에 미래라는 의미가 암시되어 있다고 해도 이를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이 양자를 사용함에 분명한 '기능적 차이'가 있습니다.
표현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신문에서도 이런 잉여적 표현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따져야 할 것은 이 의미요소와 저 의미요소에 겹치는 부분이 있냐 없냐를 떠나서, 이 단어와 저 단어가 합쳐져서 우리의 언어 생활의 "어떤 적절한 상황하에서" 다른 기능을 하느냐는 질문이 아닐까 합니다. --김창준
잉여적 표현의 다른 예:
-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머니께 바라고 싶은게 있다면?" -- 바란다는 것은 희망한다는 말이다. 이미 --하고싶은 그 무엇이다.
책, '언어본능TheLanguageInstinct'을 보면, 저자 핑커가 위와 같은 '잉여적표현'이라면서 표현을 고쳐야 한다고 '바른 언어'를 주장하는 소위 말하는 문법 학자들에 대해서 아주 통렬하게 공격을 하지요.
역전 앞과 같은 예에서 역전이라든가, 넓은 광장에서 광장등은, 인간의 어휘 사전 내에서 하나의 단일한 개념이지 이중의 요소가 될 수 있는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명사 뿐 아니라, 동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재하다, 라는 것은 안에 있다의 '있다' 동사와는 전혀 다른 항목을 떳떳하게 차지하는 하나의 '다른' 동사 입니다. (컴퓨터처리에서도, 또 (아마도 거의 확실히) 인간의 어휘사전 내부에서도.) 따라서 중첩된 표현이라고조차도 사실, 말하기 어렵지요. 전혀 redundant 하지 않지요.
역전 앞과 같은 예에서 역전이라든가, 넓은 광장에서 광장등은, 인간의 어휘 사전 내에서 하나의 단일한 개념이지 이중의 요소가 될 수 있는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명사 뿐 아니라, 동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재하다, 라는 것은 안에 있다의 '있다' 동사와는 전혀 다른 항목을 떳떳하게 차지하는 하나의 '다른' 동사 입니다. (컴퓨터처리에서도, 또 (아마도 거의 확실히) 인간의 어휘사전 내부에서도.) 따라서 중첩된 표현이라고조차도 사실, 말하기 어렵지요. 전혀 redundant 하지 않지요.
언어를 발화하고 있는 인간은, 굉장히 멋진 존재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언어본능 책의 마지막 부분이 생각나는군요. (아마 이것 비슷한 것이었을거에요)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어를 재잘거리는 저 작은 소녀도, 랩처럼 흥얼거리고 있는 저 흑인 아이도, 그리고 한국 말을 쓰는 나도 (으음. 비슷한, 것이었을거에요, 결코 이대로는 아니고), 동일한 인간의 언어를 말하고 있구나. 보편언어를 쓰는 보편인간이구나. 하고.
흠. 이렇듯 여러모로 언어학자들의 지원까지 있으니까, 말을 이렇게 하는게 맞느니, 저렇게 하는게 맞느니 하는 엉터리 조언들은 다 가져다 버려 버립시다. 최소한 문법에 있어서는 우리들 내부의 언어본능TheLanguageInstinct이 맞춤법주의자(?)들 보다 100배는 더 일관적인 스타일로 움직입니다. 물론 어휘의 선택이라거나, 문장 수준 이상의 의미에서는... 우리들 자신의 선택과 의지가 훨씬 더 강하지만 말입니다... 노스모크에는영어가너무많다든가, 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영어에 절은 나 : redundant하다, 라는 어휘는 nayas군의 심리속 lexicon(T.T)에 대체할 수 없는 하나의 동사로 각인되어 있다. 물론 lexicon이라는 명사 역시 마음 속에 '사전'이라는 단어와 독립된 다른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다. T.T 여하간에 좀 다르다 T.T 오오 내게 누가 토박이말 의미소들을 되찾아주오... )
액츄얼리, 히 이즈 소 베리 업서브드 인 잉글리쉬 익스프레션즈, 스ㅏㅎ이(sigh) -- nay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