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 대중서적 한번 읽어본적이 없는 깡통 홍차중독는 (대학때 졸면서 컴파일러설계와 자연어처리 시간을 꿈속에서 보낸적은 있다 -_-;) 일상의 언어 생활에서 형용사를 잘못 사용하여 형용사가 꾸미는 명사의 속성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불연듯 하였다. 예를 들어 지식인 이란 명사의 뜻을 자신이 생각하고, 배운 내용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다 라고 가정을 해보자. 이런 가정하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을 실천하는 지식인 이라고 부른다면, 듣는 사람은 지식인이란 단어의 본래의 뜻에는 기본적으로 실천하는 이란 성격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라는 말이다. 조금 더 나의 아이디어를 일반화해서 얘기하자면
어떤 명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속성을, 그 명사를 수식하는 데 사용하게 된다면 명사는 이미 가지고 있던 속성을 잃을 수 있다.
는 말이다. 이게 말이 될 수 있을까?"very last" 같은 말은 어떤가요?
잉여적표현일까요?
지식인을 고뇌하는 지식인이라고 한다면, 여기서 지식인은 원래 고뇌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느낌이 들까?
이것을 악용해서 "무독성 식용유"라고 해서 팔면 다른 식용유는 한동안 잘 안 팔릴까요?
실제로 이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100% 콩기름 식용유" 같은 것이 있지요. --서상현
실제로 형용사의오용으로 인한 시장교란 행위는 비일비재합니다. 그 같은 경우 많은 소비자들은 혼동을 겪게 됩니다. 맑은이 자신부터가 처음에는 여지껏 믿고 썼는데 이런 낭패가 어딨나 하며 배신감에 사로잡혀 모든 식용유 공장에 대고 욕을 버럭버럭 지르면서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나도록 화가 치밀어 솟았다가는 생명이 담보로 잡혔으니 눈치 보는 입장이 되어 "한동안은 '무독성 식용유'만을" 씁니다. 그러다가 비슷한 또 다른 사례를 보게 되면 "에고, 다 똑 같은 놈들이야. 나도 모르겠다, 님 맘대로 하셔, 난 내길로 갈려우" 하고선, 이전에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결정판은 "싼 맛을 찾아 헤매이는 모습"이 되어 버린답니다. "100% 콩기름" , "무독성 식용유" 등과 같은 사례를 몇 개 더 들어 보도록 하지요.
- 된장
형용사가 없는 상태. 어머니 손으로 직접 메주콩을 삶아 으끼고 덩어리 지운 메주를 뜻뜨읏한 온돌방 선반에 매달아 겨우내 띄우고 항아리에 된장을 담글 때는 빨간고추와 참숯(참나무숯)을 넣어 노폐물과 냄새를 제거하고 소독하여 부패를 방지하며 망사를 씌워 똥파리가 접근하지 못하게 마무리한다. 물론 똥파리의 접근을 좀 더 확실히 차단하기 위해 망사를 씌운 뒤에도 항아리 주둥이 주변을 고추 문 새끼줄로 또 한 번 틀어 싸 준다.
공장에서 이런 된장을 만든다니 얼마나 놀라 자빠질 일인가? 생활이 편리해져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 때의 배신행위는 훗날에 꼭 밝혀지나니....
- 밀가루를 쓰지 않은 된장 - 시판중
- 메주콩 된장 - 시판중
- 메주 된장 - 시판중
- 발효 된장 - 시판중
- 참숯 된장 - 시판중
- 고추 된장 - 개발중
나는 이러한 성질을 이용(악용?)한 다음과 같은 감탄스러운 문구를 본 일이 있다. "저희 업소에서는 육수에 걸레 빤 물을 넣지 않습니다." --서상현
정말 형용사의 악용이군요. --Puzzlet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