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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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홈페이지에 회원들이 주고 받은 재즈 이야기

'나 재즈 좀 들어요' 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닙니다만, 그냥 재즈를 듣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재즈에 대해서 흔히 '자유'라는 관념을 부여하곤 하는데, 전 그저 음악으로서 재즈를 들을 뿐이죠. 뭔가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그 다음의 문제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 --

기본적으로 어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그 음악에 내가 가진 의미를 부여한다기보다 그 음악에 얽히고 설켜있는 의미를 '내 몸으로' 읽어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이 "기본적인 의미로서의 감상"이겠죠. 물론 그 작품을 작품 자체로서 평가하거나, 혹은 내가 가진 의미를 부과하는 것도 좋은 감상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만, 박물관 한 가운데에 누군가가 변기를 가져다 놓은 것을 보고, 변기 그 자체로만 생각을 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작가의 의도와 미술계의 흐름 등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훨씬 "유의미"할 수 -- 혹은 더 다양하고 깊은 의미를 끌어낼 수 -- 있겠죠. 누구는 '텍스트'는 그 자체로 평가되어야 한다고도 합니다만...

예술서적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TheStoryOfArt 의 저자 ErnestHansGombrich 가 서문에서 "예술이라는 것은 없다. 예술가들이 있을 뿐이다."(There really is no such thing as Art. There are only artists)라고 한 것이 생각나는군요.

일전에 TV에서 고등학생들이 무슨 마술쇼를 준비하는 과정을 취재한 것을 보여주는데, 그 쇼를 전문가들에게 평가 받아서 합격을 하면 장학금 같은 걸 주기로 했답니다. 공연 전날 무대의상에 대해 이야기하던 아이들이 서로 뭘 입을지 고민하던 차에 어떤 학생이 대뜸 말하더군요. 충격이었습니다. "야, 무대의상이 별거냐. 아무거나 입고 올라가면 그게 무대의상이지 뭐."

하여간, 저는 우리나라의 산조를 들으면서 "재즈감"을 느낍니다. 산조라는 것이 흐트러진 가락이라는 뜻이잖아요. 사실 산조는 양반들의 음악인 정악에 반하는 것이고 보면 '천한 것' 혹은 '대중적인 것'들의 자유를 노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재즈 역시 그 출발은 자유에 대한 처절한 그리움에 기원하는 것이죠. '한'과도 비슷하고요. 하지만 최근의 재즈 음악이라는 것들은 이미 그런 관념을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 상업화되었죠. 어쩌면 팀팬앨리 시절 때부터 그런 것들이 퇴색되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김창준

아침의 맑은 바람과 깨끗한 분위기-이런걸 표현했다는 음악을 들으면서 그 음표들과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과의 사이에 필연적인 연관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유라는 것. 그것의 음악적 형식. 혹은 재즈와 자유. 저로서는 연결이 잘안되는군요. 오히려 재즈의 역사 등에서 자유의 의미를 찾는게 더 맞지 않을까요.--zetapai

음...'내 몸으로' 읽는다고 한다면 굳이 재즈의 기원으로서의 자유를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그닥 자유롭지 않은 재즈도 있다는 거죠. 재즈라는 음악을 들으면서 느낄 수 있는 오만가지 감정이 결국 자유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모습은 썩 보기 좋지는 않은데요. 자유라는 관념이 자유인것은 아니죠. 재즈를 들으면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자유를 의식하고 재즈를 듣는다면 더더욱 자유와는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재즈에 대한 글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하루키가 four & more에 대해 썼던 글입니다. '그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 거기에는 추구되어야 할 공감도 없고, 제공 되어야 할 치유도 없다. 거기에는 오로지 순수한 의미의 '행위'가 있을 뿐이다.' --


난 재즈를 하지. 그냥 재즈를 한다고 말하고 싶어. 그건 말이지. 내가 쏠리는대로 꼴리는대로 할 수있기때문이야. 그리고 그렇게 하기때문이지. 그게 재즈야. 그래야만 째지한 연주 스윙이 있는 연주가 된다고 생각해. 악보는 필요없어. 난 그래. 아니 우린 그래. 몸을 움직이고 소리를 내는 과정이 좋을 뿐이지. 그럴 뿐이지. 그래서 난...살고 있지. --luna

내가 10대였던 80년대는 거의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락을 하고, 대부분의 음악팬이 락을 들었다. 락음악에 대한 취향은 문화적 자긍심, 자존심을 뜻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절대 다수가 소위 모던락을 하고, 그 중 조금 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여건이 되는 자들은 재즈를 한다. 어느새 락('모던'의 수식을 받지 않는)은 구태의연함, 구질구질함의 동의어가 되었다(소위 구린 취향). 취향도 진화한다. 비록 개인의 취향이란 건 많은 부분 해당 개인 특유의 정서와 연관되어 있어, 정서의 핵심을 구성하는 누적된 감정이란 것이 원하던 원치않든 충분히 변질되거나 발효되기전까지는(이건 진화하고 다른 차원의 문제) 그에 호응하지 않는 음악에는 심미적인 흥미는 가질수는 있어도 심리적으로는 분명 어느 정도 거부하게 되지만(가장은 가능하다). 한국 사회의 재즈에 대한 급작스런 애호는 적어도 음악을 "열심히" 들어왔다고 자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취향의 진화와는 관계없는, 취향의 단절을 통한 맥락없는 유행에 다름아닐까 의심가는 구석이 많다는 것.
죄송하지만.. 째즈는 40년대에도 유행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명맥은 수십년을 걸치며 독자적인 길을 걷고, 정통음악으로 인정받고.. 메탈보다 두배 이상의 역사를 가진 만큼 험한 꼴도 더 많이 봐온 음악 입니다. 메탈이 질려서 째즈를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당장 제 주변의 사람들만 해도 째즈 하는 사람은 거의 보사노바나 모던 째즈로 음악을 시작했고, 메탈하는 사람은 이전 부터 메탈만 하던 사람들 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급작스럽게 째즈를 애호한다고 하셨는데, 지금 어디가서 '저 째즈 들어요!'라고 말해보시면, 당장 '기이한 녀석'.. 이란 시선을 받으실 겁니다. 저는 메탈을 하다가 째즈로 돌아선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 선택이 유행 때문은 분명히 아닙니다. 모든 음악에는 가치가 있고, 메탈과 째즈의 가치는 서로 보완되는 메탈만의, 째즈만의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발전은 상대방에 대한 인정에서 시작되지 않을까요? 좀 더 열린 귀로 째즈를 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취향의 단절이 아니란 것. 몸으로 느끼지 않으면 모르실 것 입니다. 메탈만큼이나 격렬한 하드밥 쪽 찾아서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락과 메탈은 구질구질해 지지 않았습니다. 비록 작은 불씨만 남아있지만 말입니다. 째즈도 작은 불씨입니다. 두 음악이 서로 도와 큰 불을 질러버릴 일이지, 째즈의 불씨에 재를 뿌려서야 되겠습니까? --은눈의시체
단순히 유행을 쫓아서 하기에는 재즈라는 음악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고, 뛰어난 연주력과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음악입니다. 물론 감상하는데에 연주력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여튼 결코 만만한 음악이 아닙니다. 젊은 시절부터 음반을 내는 재즈 음악인들도 많은 경우에 40대 쯤은 되어야 "이제 좀 성숙한 음악을 한다" 라는 평을 듣습니다. 듣는 입장에서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재즈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뉴올리언스 재즈, 스윙, 하드밥, 프리재즈, 퓨전 재즈를 차례로 들려준 다음, "이게 모두 재즈다" 라고 말해주면 아마 죽고 싶은 심정일 겁니다. 재즈에 대한 애호도가 최근 들어 급작스럽게 증가했다고 하셨는데, 대한민국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재즈 음반이 팔리는지 궁금합니다. 본토인 미국에서조차도 전체 음반 판매량의 2% 가 안되게 재즈 음반이 팔리고 있으며, 그 중 50% 이상이 비교적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퓨전 재즈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디가서 "재즈를 좋아한다. 가지고 있는 CD 의 4/5 가 재즈 CD 이고, LP 도 사모은다." 라고 말을 하면 대개는 폼만 잡으려는 녀석, 재수없는 녀석, 고급인척 하려는 녀석 등의 평가를 받더군요. 90년대 초반 들어서 언론에서 재즈를 무언가 고급스런 음악, 신비한 음악으로 포장을 했었고, 이에 영향을 받아서 일반 대중의 애호도가 증가한 것이 사실이긴 하나, 모던락이나 메탈의 애호도에 비하면 조족지혈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퓨전재즈가 대중적으로 크게 어필을 하지만, 국내의 재즈팬 성향은 점점 정통 재즈 내지는 프리 재즈를 선호하는 성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아 제 생각에 대한민국의 재즈는 현 수준의 소수의 청중과 극소수의 음악인의 숫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daybreak


재즈....10대때부터 흑인음악에 빠져들었는데 주로 내가 들은것은 힙합(Hiphop)이었고 그중에서도 거친 욕과 음담패설을 늘어놓던
갱스터랩(Gangster Rap)이었다. 물론 알앤비 재즈 블루스 등도 무척 좋아했지만 혈기 왕성할때여서였을까????
그중에서도 랩음악이 가장 좋았다. (생리적으로 락음악을 안좋아한다.)
21인가 22살때였나? 재즈를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우연히 레코드 점에 가서 우연히도 그많던 시디중에 골랐던 시디가
우연히도(!!!! 3번의 우연) John Coltrane의 Soultrane이었다.
지금도 콜트레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연주속에 영혼이 녹아 들어가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연주잘하는 사람들 많다....하지만 그들은....감정을 연주에 잘 표출하는 사람들인뿐이다.!!!)
아직도 영혼을 음악속에 표출하는 사람은 나에겐 콜트레인....이 한사람뿐이다.!
난 콜트레인 재즈 매니아다...물론 다른 재즈뮤지션도 좋아하지만...
나는 재즈에서 현대음악이 다다를수 있는 최고봉을 본다.(현재까지는....)
아직 콜트레인의 음반을 모두 모으지 못했는데.....시간이 지나면 이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10년동안 나는 재즈 마니아 임을 자청하리라.~
(지금도 콜트레인의 I'm old Fashioned를 듣는다...아직 나이 얼마 안먹었는데 난 정말 구식임을 느낀다....)


see also 음악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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