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처음 생긴 제1호 지하철 혹은 동명의 뮤지컬
이 뮤지컬은 원래 독일에서 왔다. 원제는 Line 1이다. 1986년 초연된 이후 독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히트를 거두었다. 냉전 시대의 베를린을 무대로 한다. 민족의 분단이라는 극적상황을 공유했기 때문에 지하철1호선이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초연했고, 우리나라에서 28만여명 이상이 관람을 한 한국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불린다. 2001년에는 독일, 중국, 일본 3개국 6개 도시 투어를 통해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번안과 연출은 김민기씨가 했다.
8월부터 출연팀이 완전히(두 사람 빼고) 바뀐다고 한다. 지하철1호선은 연극, 뮤지컬 스타들의 산실로도 유명하다. 설경구 외에도 유명 배우들을 많이 배출했다.
이 뮤지컬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정말 밑도 끝도 없이 "재미있다"는 말을 해줄만 하다. 9여년에 걸쳐 조금씩 적응 변화를 하면서 이루어진 세련됨과 생명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9년간 관객과의 피드백과 그에 따른 진화, 그리고 토착화. 여기에는 원작의 재창조라고 할만한 오리지날러티가 있다.
아쉬운 것이라면, 난타니 지하철1호선이니 하면서 외국에 우리나라를 알렸다는 것들이 "재미있는"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들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뮤지컬 캣츠를 보라. 하지만, 좀 더 다양하고 용기있는 시도가 세계적으로도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공연을 끌어온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똑같은 공연을 날마다(일,월요일 빼고) 몇 개월, 몇 년 해야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진정 자신의 삶을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 공연이 도무지 이어질 수가 없다. 전날 밤에 술이라도 좀 마시면 다음날 음정이 불안하고, 대사 전달력이 떨어지고, 관객이 그걸 안다.
--김창준
see also 지하철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