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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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원과 역사

philos(love) + sophia(wisdom) 이라는 그리스 어원에서 만들어진 말. 헤라클레이토스가 philosophos(철학자)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초에는 "지식" 혹은 "학문"과 동의어였으나, 그후 경험적인 분과학문들이 떨어져나가면서 점차로 그 영역이 조정되었다. philosophy가 하나의 제도적인 학문으로 성립된 것은 근대 독일이었으며, 이른바 라이프니쯔-볼프 학파에 의해 강단철학이 만들어지고 칸트-헤겔의 독일 관념론 시대에 역시 하나의 분과학문으로 성립하였다. "철학"이라는 단어는 근대 일본에서 philosophy를 번역하면서 만들어낸 말이고 중국과 한국 등 한자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2. 학문적 성격에 대한 논쟁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철학에 있어서 본질적인 질문인데, 그것은 철학이 질문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하나의 단일한 학문으로서의 철학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상이한 개념들과 문제들이 얽혀있는 "철학들"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이에 대해서는 비트겐슈타인족유사성 개념이 적절하게 이용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도(교과서, 학파, 대학 학위제도, 공인된 "철학사")에 의해서 유지되고 있는 "정형화된 철학"이 있지만, 철학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질문과 반성"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철학은 이것이다"라고 한정짓는 것이 이미 "자신의 철학"을 하는 행위, 즉 특정한 철학적 입장을 표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철학자들과 학파, 그리고 그들에 의해 제기된 모든 학적문제들을 포괄하고 만족시키는 철학 개념이나 철학의 학문적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3. 철학의 역사에 대한 한가지 시각

그리스 철학을 전공한 어떤 철학자는 비판적 문헌학의 시각에서 철학사라는 것이 결국 플라톤의 문헌에서 다루어진 문제들에 대해 대답과 재질문이 주어져온 역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른바 동양철학이라는 것도 이 기준을 가지고 동양 문헌의 역사를 소급적으로 재구성해서 찾아낸 것이라는 시각이다. 서구와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담론의 역사가 전개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도문헌의 전통이나 동북아(한중일) 문헌의 전통 속에서는 전혀 다른 학문담론의 분류와 문제틀이 전개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상 우리가 오늘날 학적문제철학적사고라고 생각하는 것이 서구의 역사를 통해 만들어져온 "문제의 역사"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이는 철학 개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요구하는 문제제기이다.

4. 철학적 문제에 대한 한가지 시각

위에서 완벽한 철학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대체로 통용되는 무난한 철학의 개념은 역시 위에서 말한대로 "근본적이고 일반적인 문제들에 대한 질문과 반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훗설이 철학은 무전제의 학문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물론 전제없이 출발할 수 없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철학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전제들에 대해 질문을 한다. 흔히 강단철학에서 전형적인 학적문제로 여겨지는 것은 다른 분과학문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일반적인 개념이나 전제들에 대한 반성이다. 그래서 강단철학은 다른 학문 분야와 활발한 학제적 연구를 통해 점차로 전문화되고 있는 경향을 띈다(한국에서는 이런 특성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다). 또 다른 전형적인 학적문제는 철학 자체의 역사인 철학사에 대한 연구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단철학을 넘어서, 혹은 그 이전에, 우리가 가장 일반적으로 학적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제기되는 일반적인 가치의 문제이다.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가?"를 물었던 것이나 파스칼이 "무한대의 우주와 무한소의 입자들 속에 존재하는 중간자, 인간이라는 연약한 갈대"의 삶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던 것처럼, 삶의 가치(아름다움, 숭고함, 올바름 등등)의 문제와 그러한 가치를 판단하는 문제틀(세계관)에 대한 반성과 함께 대안적인 대답의 모색이 또한 전형적인 학적문제의 다른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5. 철학 입문서로 추천할만한 책들

로젠버그, 철학은 이렇게 한다
토마스 네이글, 이 모든 것의 철학적 의미는?
버트란드 러셀, 철학의 문제들
로젠버그와 네이글의 책은 둘 다 영미 분석철학의 전형적인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로젠버그의 책은 논리적 비판으로서의 철학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네이글의 책은 일반인들에게도 접근가능한 평이한 주제들을 통해 철학적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색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러셀의 책은 여전히 영미에서는 철학 입문 강의의 교과서로 쓰이는 고전이다.

베르제즈 & 위스망, 새로운 철학강의 1,2
프랑스 고교철학. 다른 이름으로 나온 다른 판의 번역서도 있다. 영미철학과는 달리 보다 구체적인 학문 분야들에 대한 철학적 사고의 내용을 교과서적으로 정리해 담고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소개된 지식들이 시의성을 잃은 것들이 없지 않다.

윌 듀란트, 철학 이야기
이 책은 포괄적인 철학사로서는 그다지 훌륭하지 못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철학사적 인물들에 대한 공감적 소개를 바탕으로 그들의 철학적 질문을 평이하게 소개하는 철학 입문서로는 매우 훌륭하다.

힐쉬베르거, 서양철학사
서양철학사에 대한 정통적인 입문서이다. 통독을 하지 않더라도 사전처럼 쓸 수도 있다.

6. 철학과는 무관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

자연과학분야에서(인문학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박사 학위를 Ph.D 라고 한다. Philosophy Doctor 라는 얘기다. 과학자는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당연히 알고들 있으면서도 왜 기술자 취급을 받으려고 안달들인지 모르겠다. --김우재

과학의 원류야말로 "자연철학"이라 불리었었죠. 철학박사라 불리는 것도 당연합니다. 공돌이랑은 분명 틀리죠. :) --musiki
DeleteMe 기술자가 대통령이 된 나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김우재씨의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과학자들이 왜 철학적인 부분에 대해서 외면한채, 기술자로서의 과학자로만 살아가려 하는가에 대한 자성적인 부분이 더 강합니다. 비판 당하고 있는 것은 과학자들인 것 같네요. :) --R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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