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코스프레의 의미로 살펴보는 한국의 코스프레 ¶
코스프레란 코스츔 플레이(Costume Play)의 일본식 조어이다.
- 한국에서 코스프레는 일관적으로 일본에서 수입된 조어인 코스프레로 불리고 있다. 코스츔 플레이, 만화인물분장놀이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코스프레만큼 그 의미를 강력하게 전달하지는 못한다. 코스프레라는 조어는 한국에서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 즉 코스플레이어(코스츔 플레이어의 한국식 조어 - 일본식 조어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나 이쪽이 널리 퍼져 있다)들의 코스프레에 대한 인식을 함축하고 있다.
- 기본적으로 한국의 10대들은 기성세대들에 비패 반일감정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희미하게나마 반일감정을 갖고 있으며, 적절한 상황이 주어진다면(예를 들어 일본 총리의 독도 관련 망언 등) 익숙하게 그것을 폭발시킨다. 그러나 한국의 코스플레이어들은 폭발시키지 않거나, 아주 낮은 강도로 폭발시킨다. 코스플레이어들과 비슷한 예시로 J-Pop으로 통칭되는 일본음악 팬들을 들 수 있다. 그들도 역시 반일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거나 아주 낮은 강도로 폭발시킨다.
- 기본적으로 한국의 10대들을 포함한 한국인들은 한국어에 외국어를 섞어 말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다. 노스모크에서도 강도가 약하지만 이에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의 발현이 민족에 대한 사랑에서건, 문화적 부모/선배에 대한 열등감에서건 어쨌든 그렇다. 그러나 한국의 코스플레이어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일본의 영화/드라마/만화에서 유행하는 언어적/행동적 표현들을 사용한다.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줄 아는 코스플레이어는 물론이고, 일본어를 전혀 모르지만 일본 만화는 좋아하는 코스플레이어도 그렇다. 코스플레이어들이 즐겨 사용하는 몇 가지 일본식표현들을 소개한다.
- 다메(だめ) - 본래의 의미는 "안돼"이다. 본래의 의미 그대로 한국어에 섞어 쓰기도 하지만 "이상한", "야한", "우스운" 등의 형용사로도 쓴다. 사람을 뜻하는 "닝겐(人間)"을 뒤에 붙여 "폐인"을 뜻하기도 한다. 예) "그런 짓은 다메~"(그런 짓은 하면 안돼~), "이런 다메한 사람 같으니!"(이런 웃기는 사람 같으니!)
- 아스트랄(Astral) - 본래의 의미는 "별(의)"이다. 본래의 의미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채 "다메"의 형용사적 표현(?)과 비슷하게 쓰이거나 "아주", "매우" 등의 부사적 표현으로도 쓰인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우주"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예) "핑크색 티셔츠에 에메랄드색 바지라니, 아스트랄하게도 차려입었구나.", "어제 시험은 우주 어려웠어."
아스트랄은 노골적인 성적 쾌락,환각의 의미로도 사용합니다. 일본식 표현에서는 주의해야 하는 단어입니다. --zephid
- 오야지(おやじ) - 본래의 의미는 "아저씨"이다. "중년"이라는 한국어를 대체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의미의 "중년"과는 조금 달리 "아저씨같은 사람"을 의미한다. 겉보기 나이가 많거나, 행동이 아저씨틱(?)하거나, 미소녀를 밝히거나(이 경우 앞에 변태라는 의미의 "헨타이"가 붙는다) 하는 경우 오야지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 쿠소(くそ) - 본래의 의미는 "인분, 똥"이다. 일본에서도 본래의 의미 대신 "매우 나쁜", "품질이 낮은" 등의 의미로 사용되며 그대로 한국에 수입되었다. 예) "3D 그래픽이 뭐 이래? 이런 쿠소게임 같으니!"
- 다메(だめ) - 본래의 의미는 "안돼"이다. 본래의 의미 그대로 한국어에 섞어 쓰기도 하지만 "이상한", "야한", "우스운" 등의 형용사로도 쓴다. 사람을 뜻하는 "닝겐(人間)"을 뒤에 붙여 "폐인"을 뜻하기도 한다. 예) "그런 짓은 다메~"(그런 짓은 하면 안돼~), "이런 다메한 사람 같으니!"(이런 웃기는 사람 같으니!)
- 한국의 기성세대들은 한자어로 만들어진 낱말을 짧게 줄여 쓰는 것에 익숙했으며 최근까지 대학생들도 그러했다. 박정희 대통령을 박통으로, 한국통신을 한통으로, 국가정보원을 국정원으로, 자동판매기를 자판기로 줄여 썼다. 그런데 한국의 코스플레이어들은 한자어가 아닌 언어(특히 영어)를 이러한 방식으로 줄여 쓴다. 이것은 일본식 표현이다. 가장 좋은 예시로 코스츔 플레이를 줄인 코스프레가 있다.
한국의 코스프레의 현재 ¶
아마츄어 만화 동인지를 판매하고 구입하기 위한 행사였던 코미케("코믹 마켓(Comic Market)"의 일본식 조어)에 만화 캐릭터로 분장하는 코스프레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코미케는 그것을 용인했다. 코미케를 그대로 본뜬 아카(A.C.A : Amateur Comic Association)나 코미케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사용한 새 이름인 코믹 월드(Comic World)에서도 만화 동인지 판매/구입과 코스프레가 공존하는 이 행사의 성격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코스프레는 "만화 캐릭터로 분장하고 연기하는 것"이라고 통틀어 이야기하지만 사실 모든 코스플레이어들이 만화 캐릭터로만 분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J-Pop 가수의 짙은 분장을 그대로 본뜨는 코스플레이어들이 있었고, 한국에서도 H.O.T 등의 보이그룹으로 분장하는 코스플레이어들이 나타난다.
그 이전과 그 이후에도 나치 독일군 분장, 오사마 빈 라덴 분장 등 재치있는 코스프레가 많았지만 그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한국의 아이돌로 분장하는 것은 문제가 될까?
그 이전과 그 이후에도 나치 독일군 분장, 오사마 빈 라덴 분장 등 재치있는 코스프레가 많았지만 그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한국의 아이돌로 분장하는 것은 문제가 될까?
- 코스플레이어들이 너무 많다 - 마땅한 분출구가 없는 한국의 10대들은 한두 가지의 취미생활에 맹렬히 집착하기 쉬우며 그 대상 중 하나가 아이돌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다. 한국에는 만화를 좋아하는 10대는 적지만 아이돌을 사랑하는 10대는 매우 많다. 본래 만화를 위한 행사였던 아카나 코믹월드에 아이돌로 분장한 코스플레이어들이 더 많다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 무례하다 - 아이돌 팬 = 빠순이 = 머릿속은 텅텅 비고 목소리만 큰 여자아이라는 공식이 기성세대들에게는 물론 아이돌 팬이 아닌 10대들에게도 널리 퍼져 있지만, 이것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치부하기엔 한국의 10대들의 문제는 지나치게 크다. 한국인들은 한두 가지의 대상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경향이 있는데(기성세대가 기독교에 그랬듯이 - 그러나 일요일에 교회에 나가 헌금 내고 월요일부터 부동산투기에 매달렸다), 한국의 10대들은 아이돌에 대해 그러하다. 아이돌은 종교와도 같아서 ①"오빠"들은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며 ②다른 가수들과 감히 비교할 수 없다. ①번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②번은 곧바로 "다른 가수들은 오빠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어쨌든 오빠들의 적(가요순위 프로그램 등의 경쟁에서)이며 따라서 무찔러야 한다"는 위험한 논리로 변질된다.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됐던 H.O.T 팬들과 젝스키스 팬들의 반목은 그 예시다. 아이돌로 분장한 코스플레이어들과 그들에게 열광하는 팬들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보기에는 너무 정확히도 무례하다. 코믹월드와 아카의 홈페이지에서 벌어진 아이돌 팬들과 만화 팬들의 살벌한 설전은 그 결과다.
- 만화 팬이 아니다 - 아이돌 팬들은 아이돌이라는 사이비 종교 교주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을 맹세한 종교인들과도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H.O.T 팬들은 H.O.T에 관련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코믹월드와 아카에 몰려가 H.O.T에 관련된 동인지와 팬시를 사지만 그 후 곧 행사장을 나가 버린다. 만화 팬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만화 관련 상품은 거들떠보지 않으며, 이것은 아마츄어 만화 행사의 명분에도 맞지 않고, 아이돌 관련 상품을 만들지 않는 만화 관련 동인들에게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