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발명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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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드릭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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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20세기 초에 세 가지 위대한 발견이 이루어졌는데, 불행히도 그 발견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 세 가지 발견 가운데 하나가 투명인간의 비술이다.
투명인간의 비술은 1900년에 아치볼드 플레에터가 발견했다. 그는 영국 왕 에드워드 7세가 술탄 압드 엘 크림의 궁전으로 파견한 외교관이었는데, 술탄은 오스만 터어키 제국과 관계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작은 나라의 왕이었다.
아마추어이지만 열성적인 생물학자였던 플레에터는 생쥐에게 여러 가지 혈청을 주사하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어떤 종류의 주사액을 발견하려고 실험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윽고 3019마리째의 쥐에게 주사를 놓았을 때 그 쥐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물론 쥐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손의 감촉으로 그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털도 발톱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 쥐를 우리 속에 넣어두었다. 그러자 두 시간 뒤에 쥐는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주사액의 양을 늘려서 실험해 보았다. 그 결과, 24시간까지는 쥐를 투명하게 해둘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보다 주사액의 양을 더 늘리면 쥐는 병이 나거나 죽어버렸다. 또한 사라져 있는 동안 죽이면 그 쥐는 죽는 순간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다는 사실도 알았다.
자신의 발견이 중대한 것이라는 점을 깨달은 플레에터는, 대영제국의 외교관직을 그만두고 하인에게 휴가를 준 다음 실험실에 파묻혀 자기 자신을 실험대 위에 올려놓고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2, 3분 동안만 사라질 수 있도록 소량의 주사액을 놓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내성이 쥐와 똑같아질 때까지 실험을 거듭했다. 24시간 이상 모습을 감출 수 있도록 주사액을 늘렸을 때는 그도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또 신체의 어느 부분이나 모두 -입을 다물고 있으면 틀니까지도- 보이지 않게 되지만, 중요한 것은 알몸이어야 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옷은 육체와 함께 사라져주지 않았다.
플레에터는 정직한 사람이었고 생활에 여유도 있었기 때문에 이 발견을 범죄에 이용하려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는 영국으로 돌아가 이 발견을 정부에 보고한 뒤, 첩보기관이나 전쟁에 도움을 주는 일에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우선 그 전에 한 번쯤 재미삼아 장난을 쳐보기로 했다. 그가 전에 근무했던 술탄의 궁전에는 하렘이 있었는데, 엄중하게 감시하여 접근을 못하게 했으므로 그는 전부터 그곳에 대해 호기심을 품고 있었다. 몰래 숨어 들어가 살짝 들여다보면 어떨까?
그러나 그는 자신의 발견에 대하여 뭔가 걱정스러운 일 - 끈질기게 마음에 달라붙어 도저히 떼어버릴 수 없는 그 무엇을 느꼈다. 어떤 일로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러나 머릿속에서는 그이상의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쨌든 꼭 한번 시험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는 알몸이 되어 24시간 동안 몸을 숨길 수 있는 양의 주사를 놓았다. 그리고 무장한 환관 앞을 지난 하렘으로 들어가는 일은 아주 간단했다. 50여 명의 미녀들이 한낮의 일과로서 몸매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향유와 향수를 바르는 광경을 바라보며, 그는 즐거운 오후를 보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 사카시아 여인이 그의 눈길을 끌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일을 그도 생각했다. 만일 밤까지 이곳에 머물러 있으며 -다음날 오후까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 있었으므로 절대로 안전했다- 그여자를 지켜보면 그녀가 어느 방에서 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밤이 깊어서 그 여자 방으로 숨어들어가면 그녀는 틀림없이 술탄의 고마운 행차로 여길 것이다.
그는 그녀를 지켜보고 있다가 들어간 방을 알아냈다. 무장한 환관이 한 사람 커튼으로 칸막이한 문 앞에 서 있었고, 나머지는 침실 입구에 한 사람씩 서서 감시하고 있었다. 플레에터는 그녀가 완전히 잠이 들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환관이 복도쪽을 쳐다보느라 커튼의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한 순간에 슬쩍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의 불빛은 흐릿했다. 그러나 침실은 캄캄했다. 그는 조심조심 손으로 더듬어 가까스로 침대를 찾아냈다. 그리고 살금살금 손을 내밀어 잠들어 있는 여자를 만졌다. 그러자 여자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술탄은 절대로 밤에 후궁을 찾는 일이 없었다. 수많은 후궁들 가운데 한 사람, 때로는 몇 사람을 자기 방으로 불러들이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갑자기 밖에 있던 환관이 안으로 뛰어들어오더니 손쉽게 그의 팔을 붙잡았다. 마음에 걸리던 걱정은 바로 이것이었구나......하고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어둠 속에서는 투명인간도 다른 사람과 똑같다는 사실을 그는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환관이 휘두른 칼이 휙하고 공중을 가르는 소리였다.


불사신

지금은 사라져버린 위대한 발견 가운데 두 번째 것은 불사신이 되는 비결이다. 이것은 1952년 미국 해군의 레이다 전문 장교인 폴 히켄돌프 중위가 발견하였다. 그 기계는 특수한 전자장치로,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은 상자 속에 들어 있었다. 상자의 버튼을 누르면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종의 에너지권에 싸이게 된다. 그 에너지야말로 히켄돌프의 우수한 계산 능력으로도 거의 산출해낼 수 없을 만큼 무한한 것이었다.
또 이 에너지권은 높은 열이나 많은 양의 방사능도 일체 통과시키지 않았다. 남녀를 불문하고, 또 아이든 동물이든, 이 에너지권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수소폭탄이 터져도 문제없이 견뎌 낼 수 있으며 상처 하나 입지 않는다고 히켄돌프 중위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수소폭탄의 폭발은 없었지만, 그 기계가 완성되었을 무렵 우연히 그는 태평양을 건너 에니웨톡 환초로 향하는 미 해군 순양함에 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배는 목적지에 도착한 뒤 최초로 수폭 실험을 실시한다는 말이 떠돌았다.
히켄돌프 중위는 행방을 감추기로 결심했다. 수폭실험을 하는 섬에 숨어 있다가 수소폭탄이 터질 때 그 자리에 있어 보기로 한 것이다. 만일 폭발뒤에도 상처 하나 입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이 발명품이 효력 있다는 것, 사상 최강의 무기에 대해 방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백일하에 입증할 수 있지 않겠는가?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감쪽같이 섬에 숨어들어간 뒤, 카운트다운을 하는 동안에 아주 가까이까지 기어가 수소폭탄이 폭발한 순간에는 폭발지점에서 불과 몇 미터 안 떨어진 곳에 있었다.
예상은 보기좋게 들어맞아서 중위는 찰과상도 타박상도 화상도 전혀 입지 않았다.
그러나 히켄돌프 중위는 한가지, 어떤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것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탈출할 사이도 없이 빠른 속도로 지구에서 날아가 궤도에도 오르지 않고 곧장 위로 올라갔다. 49일 뒤에 중위는 태양에 착륙했다. 그래도 상처 하나 입지 않았지만, 불행하게도 그는 이미 오래 전에 죽어 있었다. 중위를 감싸고 함게 날아온 에너지권에는 불과 두세 시간 분량의 공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그의 발명품은 허무하게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적어도 20세기 동안에는.


불노불사의 묘약

20세기에 발명되었으나 사라져버린 발명품 가운데 남은 한 가지는 불로불사의 비약이다. 발견자는 모스크바의 이름 없는 화학자 이반 이바노비치 스메타코프스키, 1938년의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또 시험해 보기도 전에 효력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 점에 대해서는 아무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그 까닭은 스메타코프스키가 두 가지 이유에서 이 발견에 대해 두려움을 품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이 묘약을 세상에 내놓기를 두려워 하고 있었다. 비록 상대가 소련 정부라 할지라도 일단 넘겨주면 비밀은 마침내 철의 장막에서 새어나가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소련 정부는 무슨 일에나 대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 미개하고 질서가 없는 여러 나라에서는 불로불사의 약으로 인한 인구 증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며, 그로 인해 나중에는 반드시 공산권의 여러 문명국들까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스메타코프스키는 자신조차도 그것을 복용하기가 두려웠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정말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있기를 원하는지 확신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련 안에 있는 현재의 상태에서도 -국외의 사정은 제쳐 놓는다 하더라도- 인생이 영원히 또는 무기한으로 살아갈만한 가치가 정말 있는 것일가?
그리하여 그는 결심이 생길 때까지 당분간 그 약을 아무에게도 주지 않고, 또 자신도 복용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는 완성한 1회분의 약을 지니고 다녔다. 그것은 녹지 않는 작은 캡슐에 들어 있었는데, 입 안에 넣어둘 수도 있었다. 그는 그것을 틀니 옆에 붙여놓았다. 이렇게 해두면 틀니와 볼 사이에 꼭 끼게 되고, 잘못하여 삼켜버릴 염려도 없었다. 그리고 일단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입 안에 손을 넣어 엄지손톱으로 캡슐을 터뜨린 뒤 불로불사의 몸이 될 수가 있었다.
이윽고 그 약을 사용할 날이 찾아왔다. 그가 급성폐렴에 걸려 모스크바 병원으로 실려갔을 때의 일이었다. 그가 자고 있는 줄만 알고 의사와 간호원이 나눈 대화를 들은 스메타코프스키는 자기가 두세 시간안에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영원히 산다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죽음에 대한 공포는 그보다 한층 더 컸다. 그리하여 의사와 간호원이 병실을 나가자 그는 곧 캡슐을 터뜨려 약을 삼켰다.
죽음이 눈 앞에 다가와 있었으므로 그는 약이 빨리 효력을 발휘하여 목숨을 건질 수 있기를 기도했다.
약은 확실히 효력이 있었다. 그러나 효력을 나타냈을 때는 그는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서 의식이 몽롱해져 있었다.
그로부터 3년, 1941년이 되어도 스메타코프스키는 계속 몽롱한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러시아인 의사들도 마침내 이 환자에 대해 더 이상 치료를 하지 않게 되었다.
분명히 스메타코프스키는 어떤 종류의 불로불사 약을 삼켰지만, 의사들은 그것을 검출해낼 수가 없었다. 분석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약은 앞으로 영원히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무기한으로 그를 죽음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약으로 인해 폐렴을 일으킨 세균, 즉 그의 몸을 좀먹고 있는 폐렴 쌍구균도 불사의 몸이 되어 영원히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의사들은 현실적이기 때문에, 이 환자를 끝없이 돌보는 성가신 짐을 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일찌감치 그를 묻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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