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ber Law의사법시험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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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개인적으로 사법시험 1차시험을 6번만에야 붙고, 2차도 3번을 보는 등(1997년 최종합격) 자못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기에 사법시험 공부에 대한 속성합격수기를 기대하지는 말아 주길 바랍니다. 천천히 내용을 채워가도록 하겠습니다.--CyberLaw

최근의 사법시험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싶으신 분께는 [http]다리미소년의 사법시험정보 홈페이지를 추천합니다.

2. 왜 사시를 보았나?

고등학교땐 서울대만 타겟이었고 수학성적이 모자라 막판에 연대상대냐 고대법대냐 진로 고민할 때야 비로소 연대가 신촌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막연히 연대 학풍이 더 끌렸기에 1지망으로 연대 경영학과를 적어 내고, 2지망란에는 그야 말로 별 생각없이 법학과를 썼지요. 기대도 없이 말입니다. 그때 1지망으로 붙었거나 아님 아예 떨어 졌다면 법과 저는 인연을 못 맺었을 지도..

법학과에 가선 연대안의 고대같은 분위기에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으나, 예의 모범생 기질로 돌아가 수업 착실히 받다보니 대학생활에 재미가 붙게 되었고 큰 목적없이 주위의 법대 동기들이 다 보는 사법시험에 접어 들게 된 것입니다. 당시로서는 대학졸업하고 대학원다니는 고학번 선배가 빠빡머리로 하곤 강남 모 호프집에서 나타나 술자리에 합석했는데 아직 고시 준비중이라고 하더군요. 전 속으로 "공부 잘 못하나 보다. 그때까지도 못붙다니"란 생각을 했었답니다. 그런 철없는? 생각에 대한 벌을 받았는지 저 역시 그 선배 나이가 될 때까지도 조그만 공간속에서 책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왜 사시를 보는가에 대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법대 온 것도 아니고 그냥 법학이 내 몸에 알레르기 작용을 일으키진 않아 자연스레 그 과정에 동화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번 떨어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시험에 붙을 당시 제 에너지의 근원은 분명 존재하였습니다.


3. 당시의 사법시험 과목들


3.1. 1차 시험과목

헌법/ 민법/ 형법/ ...이른바 필수 기본법과목인 3법
국사/세계사/경제학/...이른바 필수 교양과목 3
어학(독어, 불어, 중국어, 영어 중 택1)
전문법(국제사법, 국제법, 법철학 등등 중 택1)

총 3+3+1+1 = 8과목이며, 5지선다 25문제, 오전 오후 각 3시간씩 시험을 치룸. 어느 한과목이라도 40점 이하의 점수가 나오면 평균점수가 커트라인이상이더라도 탈락. 평균 커트라인은 80~85점대.

* 합격당시 나의 준비물: 신분증, 도시락, 보온병, 컴퓨터용 싸인펜, 청심환, 어머니께서 싸주신 부적
** 1차 평균 경쟁률 10:1

3.2. 2차 시험과목

헌법(1000), 국민윤리(500)
행정법(800), 상법(1500)
민법(3000), 민사소송법(1000)
형법(1500), 형사소송법(1000)

-괄호안은 시험을 치루기 위해 최소한 읽어야 할 페이지 분량, 최대한은 무제한이기에 기술불가.

총 8과목이며 주관식 문제가 사례풀이식 50점, 서술식 25점짜리 2문제로 나오는 게 상례, 총 4일동안 매일 오전 오후 2시간씩 시험을 치룸. 마찬가지로 40점 아래면 과락으로 탈락.

* 합격당시 나의 준비물: 신분증, 인스턴트 죽, 법전, 펜, 타이레놀, 아버지께서 건네주신 부적, 그녀의 사진
** 2차 평균 명목경쟁률 6:1, 실질 경쟁률 3:1

4. 고시공부하다 건진 기술


4.1. 속독,회독기술

1,2차 공통 기술임. 읽어야 할 절대량이 많고 과목이 많기때문, 한과목을 오래잡고 꼼꼼히 읽어도 8과목 돌고 다시 그 책을 보면 내가 이걸 읽었나 하게됨. 따라서 하루에 2-3과목씩 돌려가며 회독수를 늘려가는 방법을 택함
예컨대 2차시험전 50일이라면, 8과목을 삼일에 하나씩 땐다치고 8*3 =24일, 다시 8과목을 이틀에 한번씩 때고 8*2 =16일, 삼회독에는 8과목을 하루에 한과목씩 8*1 =8일 땐다. 그러면 50일중 48일(1회독 24일+2회독 16일+ 3회독 8일)동안 세번은 눈도장을 찍게 됨. 오차한계 2일은 진도가 밀릴 것에 대한 여유분이자 계획대로 했을 경우 보강분임.

4.2. 암기기술

1차 중심기술임. 영어단어, 국사, 세계사 주요인물, 연도, 법조문, 학설, 주요판례의 내용및 결론, 경제학파, 공식 등등 외울꺼 투성이인 객관식 시험을 위해선 암기능력보다도 암기하기 쉽도록 나만의 암기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요청됨. 앞머릿글자 따서 외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에 속함. 마인드맵, 연상암기법, 포스트잇 벽에 붙이기 등 별의별 방법이 고시생들에 의해 사용되고 공유됨.


4.3. 편집기술

2차 중심기술임. 시험전날 밤에 브라우징해보지 못한 문제가 당일 뜨면 십중팔구 떨게 되므로, 수험준비의 90%는 시험전날 자신이 소화할 능력범위내로 핵심사항을 분별, 압축정리해놓는것이 필수이다. 보통 하나의 과목에 적어도 두권의 교과서와 한권의 문제집을 보아야 하는데 시험 전날 책상과 시험당일 가방에 이 모두를 들고 갈 수는 없기에 이를 위해 단권화가 요청된다. 출제경향에 대한 집합적 분석, 최근 중요 판례, 최근 대학 중요 중간 기말고사 기출문제, 고시잡지에 나온 출제유망교수의 논문, 신림동 고시촌에서 유통되는 사이비정보 등등을 모두 스스로 판단하고 걸러내어 과유불급이 되지않도록 유의하면서 단권화를 해야 한다.


4.4. 자기최면기술

부적을 믿었다기 보다는 이것을 부모님의 나에 대한 마음으로 선해하여 받아 들였다. 내 스스로에게 건 최면으로 주요한 것들로 나열해 보면 자취방에 들어와 피곤함으로 불끄면 날 반겨주던 야광별 스티커들, 여자친구가 사준 외계인인형, 내 책상 정면에 붙여 놓았고 지금도 내 책상 한구석에서 날 보고 웃고 있는 지름 15센티짜리 노란색 스마일 모형, 우연히 알게 된 바이로리듬 정보(시험 당일 지성,감성,건강 수치 최고),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내 손주는 시험에 꼭 붙을껴, 내가 도와줄껴'라고 하신 유언, 그리고 무엇보다 손때를 일부러까지 묻혀 거무티티해지고 해진 누구에게도 안부끄러운 나의 단권화된 책들...


5. 고시와 여자친구

95년 1차시험에 붙고 나자 아버지께서 당장 하신 말씀이 '여자 사귀지 말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합격 후에는 자의건 타의건 합격이전과는 달라질 환경에서 여자를 만나고 결혼할 것 같아 고시 붙기 전에 평생의 배우자를 만났으면 하고 바랬습니다. 아버지의 명령?을 어기고 정말 우연히 만나 친하게 된 학교 후배의 여자친구의 친구인 그녀를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내가 96년도 2차시험에 떨어져 백의종군할 때 곁에서 용기를 주었고, 부적처럼 책상 앞에 붙여두라며 스마일 스티커를 선물로 주었으며, 이듬해 결국 긴 고시공부의 터널에서 빠져 나온 나를 영화에서처럼 안아주고, 98년 다리가 부러져 평생 처음 앰뷸런스에 실려갈 때도, 수술실에서 나올 때도 미소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햇수로 8년.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올 4월 결혼식장에서 나란히 손잡을 그녀야 말로 내 시험공부의 전부였다 할 것입니다.


99년도에 약사고시 준비하던 생각이 나는군요. 매년 합격률이 90%를 넘는 시험이라 별 의미는 없지만(그러나 악운에 강한 95학번의 합격률은 70%대...한마디로 재수가 없었지요). 딱 석달동안 준비를 했는데, 대체로 다 "객관식 보기들을 눈에 바르기"가 주된 메뉴였어요-.-; 분석화학같은 계산문제 빼고. 그런데 합격률이 높고 단기간에 준비하는 탓인지, 아니면 인간성이 틀린 건지는-.- 몰라도 "공유"는 하지 않았습니다. 가능한 남한테 가르쳐주기를 꺼리더군요. 평균 60, 과락 40점 이하만 없으면 합격인 절대평가인데도요. (그게 우리학교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다들 '떨어지면 쪽팔려서 어쩌냐'는 노이로제에 시달렸습니다. 대체로 실력들이 빤히 비슷한데 떨어지는 경우란 재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외국(주로 필리핀) 약대 졸업생을 빼면.떨어지면 떨어지면....저도 며칠밤을 그 망상(망상이죠, 확실히)으로 지새웠다지요. --황원정


전 지금 사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1차 준비하는 것이긴 하지만요. 졸업하기 전에 합격해서 가지 못했던 길을 걷고 싶은 마음에 괜히 더 조급해집니다. 모르죠, 합격하고 나면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는 :)
상당히 덤덤하게 기술해놓으신 듯 합니다. 보통 합격하신 분들의 글을 읽어보면 감정이 무의식적으로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조금 놀랐습니다. --ilzamusik


합격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 썼기 때문 아닐까요? 사실 사시 합격. 그것은 자신에겐 엄청남으로 다가오죠. 사실 저도 수기를 한 번 써봤는데... 나름대로 절제하면서 썼는데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더니 지나치게 영웅화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 제가 쓴 건 합격수기가 아니라 수험수기입니다. 45회 2차 시험 4일간의 경험기록. 붙을지 못붙을 진 12월이 되봐야 알테니까... --사니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이 여기에도 계시네요.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cookist

저는 이번에 법대 들어온 새내기랍니다. 시험 볼 생각을 하니 좀 암담하군요. --롱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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