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회란 학교 발표수업을 준비하면서 고교평준화 존폐논란에 대해 여러가지 조사를 해봤는데... 묘하게도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층으로, 대부분 학벌 덕을 음으로 양으로 본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게다가 교육자가 아닌 경제학자(?)들로서 경제 논리로 교육문제를 해결하려 들더군요). 제가 조사한 바로는 평준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긴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이 현재 상태로 머물러서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이것을 바꾸려면 교육을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만요. 학벌 -대학서열화-가 사라져서 실력 위주의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JellyPo
고교평준화 혹은 확대해서 교육평준화(대학서열화의 문제까지 포함한 경우)의 문제는 다음의 세가지 관점에서 접근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을 서열화 하지 않는 경우 세가지 해결책이 존재하는 듯한데, 모든 대학을 평준화 하는 방법(현 고교평준화와 동일), 대학별이 아니라 단과별로 서열화 하는 방법(미국의 경우와 비슷), 소수의 대학만 남겨서 대학 졸업자와 비졸업자를 구별하는 방법 정도가 있을 듯 합니다. 여기서의 주된 논의는 아니지만 결국 국내에서 대학 서열화가 근본적으로 사라지는 길은 대학 평준화밖에 없을것으로 생각되어 교육평준화로 일반화 하였습니다.
- 실제 교육의 효율성 문제
- 교육평준화의 경우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같은 수준의 학생들과 공부할 때에 비해서 학습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같은 수준의 학생들과 공부할 때에 비해서 학습 효율이 높아지고, 성적이 나쁜 학생들이 다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몇몇 학생들의 경우 갑자기 성적이 올라갈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 이것은 결국 소수의 엘리트를 키워내는것과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 시키는 것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됩니다. 다만 이것은 원론적인 얘기일뿐,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제대로 천재들을 가려내서 그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시켜줄만한 인프라나 사회분위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졸업 학교에 따른 실력 평가의 문제
- 교육비평준화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특정 학교 졸업자의 경우 실제 실력과 관계없이 과대 평가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 입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보면 각각의 개인에 대한 평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기간에 걸친 평가로는 현재의 모습을 알기가 어렵고, 단기간의 평가로는 평가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심도 있는 평가는 평가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고, 단순한 방식의 평가는 역시 평가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 학연 지연 문제를 제외하고 나면, 특정 학교 학생이 과대 평가를 받는 문제는 결국 평가의 주체가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위한 충분한 비용이 없거나 제대로 된 평가 방법을 모르는 현실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근본적으로 단기간의 평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실력만으로 평가한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평가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완전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적인 문제 (학연의 문제)
- 이 문제는 교육 평준화와 논의와는 독립적으로라도 꼭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로 누구나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또한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과별 서열화가 이 문제에 대한 일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관계로 다른 분들이 추가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 KuMing
폐지론자의 주장 ¶
- 학력의 하향평준화
- 79년의 조사 결과 비평준화 세대인 76년도 중학 졸업자의 학력평가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하며, 최근 조사에서 평준화 학교가 비평준화 학교보다 전국 모의고사 점수가 높게 나왔다고 한다.
- 학교선택권
- 사학의 자율성 침해
- 학교 선택권과 사학의 자율성 침해부분에서 현재 우리나라 환경에선 어떻게 해도 '입시'잘 치르는 학교가 선택될 것이고 학교 교육이 입시를 위해 운영될 것이 뻔하므로 학교간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중소 도시의 경우 공립학교를 선호해서 비평준화를 한다면 사립학교가 오히려 흔들릴 우려마저 있다고 합니다.
- 교육의 경쟁력, 국가경쟁력 약화
- 특정지역 집 값 상승
- 강남 학생들이 대구 학생보다 모의고사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함. 교육만이 집 값 상승의 원인일까요? 저금리와, 아파트 재건축 때문에 집 값이 오르고 있는걸로 봅니다만. 그리고 사회적 인프라가 강남에 집중되어 있어서이지(지하철이나 문화시설) 평균화와 학원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싶습니다만.
- 계층간 이동을 막는다.
- ...이거 보고 비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낮은 계층의 사람들일수록 경쟁체제를 원한다고 해놓고 경쟁을 원치 않는 학생들은 실업고등학교를 가면 된다는 주장을 하더군요. 기득권 자녀는 중학시절부터 사교육을 받아 명문 고등학교를 가고 명문대를 가서 부와 지위의 세습을 할게 뻔하지 않습니까. 물론 사교육 없이 시험봐서 명문 고등학교 진학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교육을 받아 시험치르는 100명과 그렇지 못한 100명을 서열화 했을 때 어느 집단이 더 많을지 생각해본다면...
잡담 ¶
- 학생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줄 세워서 규격제품을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합니다. 조직과 인간의 관계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조직이 만들어진 것인데 이젠 조직을 위해 인간이 소비되는 시대가 온듯 합니다. 각종 기법(소비자 행동론을 위시한 경영기법)들은 인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쥐어짜서 소비자의 경우 지갑을 털고 노동자의 경우 생생한 노동력을 짜낼 것인가에 몰두하는거 같습니다. 정말 살기 힘들어지는 것 같네요. -- JellyPo
- 또 한가지. 우리나라가 교육열이 왜 높을까를 물어보니 유교사상에 따라 나이 많은 사람이 우대받고 거기에 기인한 연공서열로 인해 나이 많은 사람이 능력 없이도 오래 붙어있어 젊은 사람들이 위로 올라갈 길이 막혀 있던 차에 학연지연혈연에 의해 위에서 끌어주기를 해 자리 물려주기를 시도하고 점점 학연이란게 생겨(지역에 있는 고등학교는 지연과 쉽게 연결되죠) 학연을 잡고 신분 상승을 노리는 사람들이 생기고 덩달아 따라하다보니 교육열이 높아졌다! 란 주장을 하는 친구가 있더군요. 궤변이란 생각은 들지만 완전히 틀린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학벌을 없애야 교육과 사회가 바로 설텐데... -- Jelly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