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K. 예르네 (1910 - ) 의 학설로, 항체는 항원을 주형으로 하여 만들어진다는 폴링의 학설(주형설, 지령설)을 비판하고, 항체는 이미 만들어진 내부이미지에서 선택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예르네는 노벨상 수상 강연 (1984)에서 언어학자인 NoamChomsky 의 TransformationalGrammar를 인용해 이를 설명하였다. 즉 면역학적 인식 구조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제한된 조성의 결합으로 생성되어 간다는 것이다. 예르네는 이 천문학적 다양성을 갖는 항체분자들이 서로 그 다양성을 인식하여 네트워크를 만든다고 말한다.
항체 각각이 지닌 입체구조상의 독자적인 형을 "이디오타입"이라 하는데, 몸속에 우연히 새롭게 독자적인 형(이디오타입)이 만들어지면, 그 이물질에 대하여 반응하는 항체를 만들게 되고 이것은 다시 이물질로 작용하여, 모든 항체는 서로 연쇄적으로 반응하는 닫힌 사슬을 만들어 가게 된다. 마치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뱀과 같은 형상이다.
면역계는 "비자기"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이디오타입과 반응함으로써 완결되는 것이며, 면역계는 내부 이미지를 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 제한된다. 모르는 것을 인식할 리가 없다. 그렇다며 인식의 기원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를 아는 것이다.
발췌요약 from 면역의의미론
에셔의 "해방" 이라는 작품입니다. 지상은가 이 그림을 처음 접한 것은 바로 위의 면역의의미론이라는 책에서 예르네의 IdiotypeNetwork 에 대한 설명 부분에서입니다. 감동! 감동!
위의 내용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얘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겠죠. 동양학의 관점에서 위 그림의 감상 포인트를 몇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서로 상보적이며, 한쪽을 분리하면 다른 쪽도 성립되지 않는다. (음양의 대대, 정체성)
- 밑으로 내려갈수록 그 경계가 분명하고 예리하지 않다. 색도 점점 엷어지고, 형체도 추상적, 개념적이 된다. (음양의 추상성)
- 흰색과 까만색의 새가 위로 올라갈 수록 색이 섞여있다. (음양의 분화)
- 위로 올라갈수록 특이성(specificity, 神)가 높아진다. 따라서 분화가 이미 완료되었기 때문에 가소성(plasticity, 精)은 감소한다.
흰새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흰새만을 분리해 내면 까만 새도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도 그런 것 같아요. 떠나보내고 잊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삶과 내 존재가 망가지죠. 빌딩이 자기 무게를 못 견디고 무너지는 것처럼... "마농의 샘"이었나? "연인"이었나? 이런 대사가 있었는데...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내가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