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iculous Simpl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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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에는 우스울 정도로 간단한 해법이 있다.

미국에서 현재 생존하는 가장 유명한 엔지니어 중 한명인 Paul B. MacCready는 "모든 문제를, 우스울 정도로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는 듯 다루어라. 이게 정말 맞는 98%의 문제들에서 절약하는 시간으로 나머지 2%에 적용할 우스울 정도로 많은 리소스(시간, 노력 등)를 얻게될 것이다."(Treat every problem as if it can be solved with ridiculous simplicity. The time you save on the 98% of problems for which this is true, will give you ridiculous resources to apply to the other 2%.)라고 말했다.

예시

중력이 미약한 우주로 나가면 볼펜이 잘 안써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NASA(미항공우주국)에서는 space ball-point pen 이라는것을 무중력 상태에서도 쓸 수 있도록 많은 연구 끝에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미국의 우주 비행사들이 당당하게 스페이스 볼펜을 들고 소련의 우주정거장 미르로 날아갔더니 소련의 우주비행사들은 당황스럽게도 space ball-point pen 을 비웃으며 자기들은 그저 연필 을 사용한다고 했답니다. RidiculousSimplicity의 한 예라고 하면 너무 비약이 심한가요? ^^; -- newtype
나사에서 연필을 사용안한것은 무중력상태에서 연필의 예리한 심부분이 자칫잘못하면 흉기로 돌변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nyxity
SpacePen의진실 --Puzzlist
고무뚜껑이라도 달면 되었을 것을... :) --홍차중독
연필은 깎아야만 한다는 게 더 문제였겠죠? --Puzzlist
샤프요...;;; --굴돌
샤프는 연필보다도 더 위험합니다. 쓰다가 부러진 샤프심을 어쩌려구요? --Puzzlist

개인적인 경험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갔다. 배정된 학급을 찾아가야 했는데, 훈련 통지서에 나와 있단다. 손바닥만한 종이에 "이름", "주민등록 번호", "계급" 등의 글자가 인쇄되어 있고, 그 옆에는 볼펜으로 나의 이름이나 주민번호가 쓰여져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부비고 살펴봐도 학급 번호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교관에게 물었다. 약간 한심하다는 듯 그는 통지서의 윗쪽을 가리켰다. 정면 상단에 큼지막하게 빨간 도장으로 "2학급"이라고 찍혀 있었다. InattentionalBlindness? --김창준

언젠가 명절때였다. 아마 추석때였는지도 모르겠다. 신문에 며칠분의 TV 프로그램이 나와 있는데, 문제는 날짜가 없는 것이었다. 한참 동안 구석구석을 뒤져 보았지만, 날짜가 없었다. 어쩌란 말인가? 화가 났다. 유추를 하기 시작했다. 평소 항상 방영되던 프로그램이랑 특집 프로그램 사이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해 봄으로써 어느 요일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작업을 마치고 신문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깨달았다. 날짜는 프로그램의 연한 배경으로 크게 인쇄되어 있었다. 손바닥만한 글자로... -- 지상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였던가. gerecter가 가장 충격적으로 경험한 RidiculousSimplicity 가 있다. 강아지 모양이었던가? 그렇게 생긴 장난감의 부피를 측정해야 할 일이 생겼다. gerecter는 장난감을 원뿔, 원통, 직육면체 등의 여러 부분으로 근사적으로 구분한 뒤에, 그 지름, 높이, 모서리 길이 등등을 측정하여 근사적인 부피를 계산하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기술자 아저씨가 오시더니, 장난감을 큰 물통속에다 집어넣고, 수면이 상승한 높이를 재서 거의 정확한 부피를 알아내는 것 아닌가. 그 때의 충격이란.

두번째로 충격적이었던 것은 중학교 1학년때. 무슨 기록장치에 쓰기 위해서, 드럼이 천천히 회전하고 그 위에 종이가 감겨 있어서 종이에 뭔가가 새겨지는 그런 것을 만들고자 했다. 문방구에 파는 모터들은 대부분 모형 자동차용 고속 모터들 뿐이었으므로, 그걸 만들기 위해서, gerecter는 거대한 톱니바퀴와 바퀴, 고무줄이 어지럽게 연결되어서 고속 모터가 천천히 드럼을 돌릴 장치를 구상했다. 기막히게 고생스런 공작이 될 터였다. 그런데, 과학 선생님께서 그걸 보시더니, 3천원인가를 주고 시계를 하나 사서는, 초침을 떼버리고 그 대신 드럼을 붙이는 것 아닌가. 그러니 1분에 한 바퀴를 도는 느릿느릿 돌아가는 드럼이 완성되어 버린 것이다. 그 때의 감격이란.

RidiculousSimplicity의 성격과 본질

우리는 모든 문제를 한가지 준비된 인지적 틀(cognitive frame) 속에서 바라보게 된다. 이 틀로 해결이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는 기존의 틀을 미련없이 버리고 새로운 구멍을 팔 수 있어야 한다. 깊이만 파다 보면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한가지 인식의 틀에 익숙한 사람일 수록, 그 틀 외부의 오류를 인식하기 어려워 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PairWorkPairProgramming의 실질적 효용을 찾을 수 있다. 설령 상대가 나보다 비숙련자라고 할지라도, 나 혼자 해결하는 것과 "남"과 함께 해결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유아론(solipsism)을 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문제가 잘 해결이 안될 때에는 분명히 "엄청나게 간단한" 해법이 있을 것이라고 상정하고 다시 문제를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을 찾다가도, 온갖 곳을 다 뒤졌는데도 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은밀하고, 깊숙한 곳을 찾거나 한 귀퉁이부터 전체 탐색을 할 생각을 하기 이전에, "터무니없이, 웃길 정도로 분명한 곳"을 찾아보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부분(98%)의 문제는 정말 쉬운 해결법을 갖고 있다.

우주는 어려운 문제를 제공하면 동시에 쉬운 해결책도 같이 제공한다.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김창준

무엇인가를 잘 알기 위해서 항상 눈앞에 들이대고, 현미경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지하고자 하는 대상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것이었을 때, 이러한 시각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생명현상은 파고 들면 파고 들수록 복잡성이 증가해서 나중에는 그 카오스계의 현상을 도저히 computation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겐 RidiculousSimplicity 가 필요하다. --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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