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wide필리핀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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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wide는 2001년 7월초에 갑자기 필리핀 여행을 결정했습니다.



항공권 + 마닐라 2박 : 에어텔 106만원
보라카이 리젠시 2박 + 까띠끌란 항공권 : 아시아 트래블 44 만원
할리데이 인 1박 : 필호텔 7만원

합 : 157 만원 (2명)

이렇게 한국에서 예약을 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요기부터는 그냥 제 관점에서... -.-



공항 가는 길


인천 국제공항은 다행히 우리 집에서 가깝다. 김포 가려면 삽질을 좀 해야 하는데 후후후. 버스를 타고 구청 앞에 가서 공항까지 가는 리무진을 탔다. (5000원) 20분만에 공항에 도착. 헉. 이건 너무 일찍 도착했다. (참고. 미국 9.11 테러 이후로 출국시 검색을 철저하게 해서 요즘에는 더 일찍 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공항은 사람들로 꽤 붐볐다. 새로 지어서 그런지 건물은 깨끗했지만 너무 썰렁했다. 출국장은 일본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이 많았다. 슬쩍 옆을 보니 중국 사람 가방에는 포장김이 잔뜩 쌓여있다. 일본 사람들이 김을 많이 사간다는 말은 들었지만 중국 사람들도 김을 많이 사가나 보다...

10만원 가져온 것을 바꿨다. 60 달러를 바꿨더니 8만원 내고 몇백원을 돌려받았다. 나중에 보니 외환은행 환율이 다른 은행보다 조금 높았다. 음 이런..
환전한 돈은 필리핀에서 한푼도 안쓰다가 돌아오는길에 면세점에서 시계(45$)와 양주(15$)를 사는데 모두 써버렸다. -_-;

병무청에 가서 출국 신고를 하러 가는데 이런.. 이건 맨 구석에 있다. 신고를 마치고 누나를 만나서 티켓팅을 하려는데 이런 신고소 직원이 도장을 잘못 찍어주는 바람에 다시 그 구석까지 다녀왔다.


출발!


티켓을 받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필리핀 항공 탑승장은 48번.. 헉 이건 맨 구석이다. -_-; 열심히 걸어서 탑승장에 가니 사람이 별로 없다. 좀 있으니 사람들이 들어차고 출발.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은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 드디어 출발이다. 비행기가 떠나는 창밖을 스메나 35로 찍었다. 잘 나올까. (하나도 안나왔다. -_-;)

기내식이 나왔다. 포크 치킨 어쩌고 저쩌고.. 마지막 말은 못들었는데 밥이었나 보다. 치킨으로 달라고 해서 먹어보니 맛이 꽤 괜찮았다. 배고파서 그랬나보다. 비행기 채널 2에서 따갈로그 메들리가 하길래 헤드폰을 달라고 했더니 고장이 나서 안된다고 하면서 안준다. 나중에 보니 헤드폰을 받은 사람들이 있던데 그건 뭐람.

시간이 지나니 창밖으로 보이는 마닐라의 풍경. 이건 좀 썰렁하다 못해 황량하다. 마닐라에 도착하니 영어, 따갈로그, 한국어로 기내 방송이 나오고 탑승장을 나갔다. 짐이 없어서 그냥 들고 나가는데 헉.. 이건 국제 공항이 정말 썰렁하다. -_-;



환전을 하고 공항을 나가니 밖은 깜깜. 쿠폰 택시를 찾았더니 구석에 세군데의 카운터에서 쿠폰 택시가 있다. 구석에 2000 어쩌고 하는 곳이 있어서 물어보니 트레이더스까지 250 페소를 달라고 한다. 괜찮은듯 해서 돈을 내고 택시를 타러 가니 이게 왠걸.. 택시가 아니라 봉고차가 있다. -_-; 낌새가 좀 이상했는데 어떤 놈이 문을 열어주고 짐, 비닐 백 두개를 차에 던지고 한마디.

"띱"

이놈은 뭐지 -_-;

"뚜엔띠 딸라"

정말 뭐지 미친놈 아니야? 안주려다가 10페소 줬다. -_-;

택시(?) 타고 가면서 이런 저런 말을 하다가 트레이더스에 도착할 즈음

"띱"

-_-;

20페소를 주자

"오오 겨우 20페소~~~ 500페소는 줘야지!!"

입구에서는 듣던 대로 몸을 수색받았다. 카운터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아시아 트래블에 예약해뒀던 티켓을 받았는데. 이런 리젠시 바우처가 없다. 806호에 방을 받고 들어갔더니 테이블 위에 망고 두개와 바나나 한개가 있다. 이것도 돈 받는 것인가 고민하다가 그냥 먹었다. 망고는 처음 먹었는데 맛이 좀 미묘했다.

트레이더스 방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에르미따가 상업지구라고 해서 좀 기대했건만 호텔 주변은 페인트라도 좀 칠했으면 좋으련만 허름한 집들과 상가들 가득. 별로 나가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너무 늦어서 잤다.. 흠..

따가이따이로~


다음날 아침. 밥을 먹으러 갔다. 식당은 일층 카운터 옆에 있었는데 오믈렛 외에는 별로 가짓수도 많지 않고 맛도 없었다. 그러나 이것도 리젠시에 비하면 양반.. 그래도 많이 먹고 오늘의 계획인 따알 화산을 보기 위해 따가이 따가이로 출발~

호텔 택시를 잡아타고 BLTB 버스 터미널로 갔다. 호텔 택시라고 100 페소를 요구. 골목 골목 돌아서 BLTB 버스 터미널로 갔다. 역시 입구에서 가드가 몸수색. 버스 터미널은 우리 나라처럼 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고 각 목적지마다 의자가 놓여져 있었다.

신문 파는 할머니와 계란, 메추리알, 과자를 파는 사람들.

나숙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꽤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 에어콘 버스다. 외국인을 우리뿐. 사람이 모두 다 차고 나서도 한참을 기다려서 버스가 출발했다. 고속도로에 들어갔는데.... 이건 고속도로가 아닌가보다. 트럭 뒤에 사람이 타고도 그냥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_-; 그나마 조금 더 들어가니 길이 좁아지면서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길가에는 중고차 파는 곳, 타이어 파는 곳, 에어콘 수리점, 은행외에는 별다른 것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나머지 가게는 거의 다 구멍가게. 지나다 보니 한국에서 병원 지어줬다고 뭐라고 써있다.

버스는 차장이 돌아가면서 행선지를 물어보고 요금과 일자등을 종이에 펀치로 찍어준다. 버스 터미널에서 바닥에 동그란게 굴러다니길래 뭔가 했더니 구멍 찍힌 종이였나보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와서 돈을 받아간다.(50페소)

중간에는 잡상인도 올라와서 기름에 볶은 콩(?)같은 것도 팔고 과자도 팔고 좀 더 가서 내려서 반대편으로 가는 차에 옮겨타는 것 같다.

사람들이 말했던 졸리비 등을 이정표로 삼으려고 했으나 이런 촌동네에도 졸리비가 사거리 마다 하나씩 있다. -_-; 불안해서 차장에게 물어보니 차장이 영어를 못한다. -_-; 그때 갑자기 오른쪽 앞에 앉았던 아저씨가

"꼬리안?" 이라고 물어본다.

"네"

"어디까지 가요?"

"따가이따이요"

"따가이따이 어디?"

"따가이따이요..

"따가이따이 어디? -_-?"

"아.. 따알 레이크"

"그럼 나 내릴 때 따라서 내려"

"네."

다시 한참을 지나서 이정표로 말해준 듯한 곳도 지나쳐서 정말 불안해질 즈음 아저씨가 내려서 같이 내렸다. 황량한 사거리. 트라이 시클을 같이 타고 산으로 올라갔다. 가다보니 따알 비스타 호텔까지 왔다.

"여기서 잠깐 기다려"

"네."

그렇게 말해놓고 사기꾼 같아서 졸리비로 도망쳐서 하와이안 어쩌고 셋트를 먹었다. 하와이안이라 그런지 햄버거 사이에 파인애플이 들어 있다. (70페소)그때 갑자기 그 아저씨 다시 등장. 나는 긴장. -_-; 아 이 아저씨 왜이렇게 친절하지. 카지노 직원이라고 하면서 한국인 친구 번호가 들어있는 핸드폰을보여준다. 한국 사람들이 따알 비스타 호텔에 있는 카지노에 많이 온다고 한다. 이런 저런 말을 하다가 전망대에 가서 이런 저런 소개를 해줬다. 카지노 구경 시켜 달라고 할껄. (지금 와서 생각) 사진 찍고 주소 받고 헤어졌다.

따알 화산에 가려면 따알 비스타에서 지프니로 한시간 정도 내려가서 방카 보트를 타고 다시 화산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지금은 우기라서 재수없으면 비 쫄딱 맞게 생겼다. 날도 어둡고 해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볼까 하는데 뒤에서 갑자기

"잠깐~~~"

뒤돌아보니 정말 사기꾼 같아 보이는 아저씨가 접근. -.-+

"내가 여기에서 좀 살았는데 어쩌고 저쩌고..."

헉.. 이런 사람은 말로만 듣던 요주의 대상인 사기꾼 한국인. -_-;

따알 화산 가지 않을 것이면 자기 차로 마닐라 근처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알았다고 일단 말은 해놓고 사진 찍고 있는데 아까 그 아저씨가 부른다. 가보니 아줌마에 아들까지 있어서 좀 안심하고 탔다. (알고보니 좋은 아저씨였다. 감사.. T_T) 파견나온 직원인데 휴가차 부인과 아들이 와서 구경시켜 주는 중이라고 한다.

아저씨 차를 타고 덕분에 The People's Park 에 갔다. 이곳은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지었던 마르코스의 별장 The Palace of the sky 라고 하는데 지금은 거의 폐허였다. 산이 높아서 여름에 시원하기 때문에 유원지라고 한다. 들어가는 곳에는 상점들이 있는데 손님은 하나도 없다. -_-; 입장료와 지프니 값을 아저씨가 내줘서 우리는 그냥 따라서 올라갔다. 따가이따이 전체를 볼 수 있는 정말 전망 좋은 곳에 다 허물어져가는 별장이 서 있었다. 아마 마르코스가 자기 별장 때문에 산을 깎아서 길을 낸 모양이었다. 사진 좀 찍고 돌아가는데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정말 많이 왔다. 와이퍼로 물을 걷어내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왔는데 다행히 조금 뒤에 그쳤다. 고속도로였는데도 배수가 안되어서 금방 물이 찼다. 고속도로 변에는 파나소닉 같은 공장들이 있었고 xx 기업의 공장도 짓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Lost in 알라방

아저씨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알라방(alabang)이라는 정체 불명의 곳. 여기가 어디지. -_-? 길에는 모두 필리핀 사람뿐 택시로 쇼부를 보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버스를 타기로 했다. 아저씨차 운전수가 여기저기 알아봐서 버스를 잡아줬다. 이름도 밝히지 않고 도와준 아저씨와 아줌마 그리고 그 아들한테 감사한다. T_T (바나나도 두개 얻어먹었다. -.-) 에어콘도 없는 버스에는 웃기게도 TV 랑 비디오가 달려 있어서 영화를 틀어주고 있다. 버스는 한국버스와는 달리 문이 세개가 달렸고 차장이 표를 찍어주고 돈을 받는다. 창문은 전철처럼 위아래로 여닫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차장이 차를 세울 때는 동전으로 손잡이를 두드린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들어가서 쭉 가는데 정처없이 가다보니 마닐라 시내에 진입했다. 차장이 내리라고 하는 곳에서 내렸는데. 헉. 여기가 어디지. -_-? RT 가 다니는 고가도로(?)에 Taft Avenue 라고 써있어서 대충 어디쯤인지 짐작은 했지만 트레이더스 호텔이 어느쪽인지 몰라서 도너츠 가게에 들어가서
도너츠 먹고 물어봤더니 모른다.

"에르미타?"

"excuse me?"

한 두번 반복후... -_-;

"에르미따?"

아.. 알아듣는다.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이 c, t 같은 발음을 'ㄲ'이나 'ㄸ'으로 발음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뜨레이더스"... 결국 택시를 잡아 타고 트레이더스로 돌아갔다.


아이키도 도장가다~


저녁에는 아이기도 도장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호텔 택시를 잡아타고 마닐라의 Sacred Heart Church 로 가자고 했더니 길을 모른다. -_-; 마카티는 생각과는 달리 좀 지저분했다. 고층 건물 사이 사이로 다 쓰려져가는 건물들이 있고 골목길은 좀 위험해 보였다. 빙빙 돌아서 결국 Sacred Heart Church에 도착해서 옆에 있는 YMCA 건물에 갔다. 물어서 체력 단련 센터(?)에 들어갔다.

카운터에 있는 아가씨가 호들갑을 떤다. 한시간 수련비로 50페소를 내고 영수증을 받았다. 조금 있다가 운동하러 도착한 아저씨와 인사를 하고 오늘 지도를 하는 로이스씨를 기다리다가 늦게 온다고 해서 그냥 옷을 갈아 입었다.

로이스씨가 도착해서 인사하고 사람들이 와서 운동을 시작. 이건 정말.. 뼈속까지 덥다. -_-; 다행히 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졌다. 로이스씨가 스프라이트 하나 사줘서 얻어먹고 다시 시작. 정말 더워서 죽을 뻔 했다.

수련이 끝나고 로이스씨가 맥주 한잔 하자고 한다. 도장 옆에 있는 매점에서 산미겔 시켜서 먹었다. 이런 저런 말을 하는데 확실히 좀 사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한국의 IT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사진찍고 얘기 좀 하다가 헤어졌다. 모두 차를 가지고 있길래 태워줄줄 알았는데 그냥 안녕 하고 헤어졌다. -_-; 하드락 카페에 간다고 하면 태워다 준다고 했는데 피곤해서 갈 수 없었다. 길가에 택시를 잡으러 갔는데. 헉 이건 좀 무섭다. 다행히 같이 수련했던 사람이 택시를 잡아줘서 택시 타고 무사히 트레이더스에 도착.

저녁을 못먹어서 빵으로 대충 때우고 로비에 나가서 아침에 맏겨두었던 시디를 돌려 받았다. 전화로 이미 아시아 트래블에 클레임을 걸었기 때문에 리젠시 바우처도 같이 받았다. 시디 돌려받고 카운터 직원들이랑 말을 했다. 레진 좋아한다고 했더니 여직원 글레이시가 노래를 두곡 불러줬다. 디노는 보라카이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바주라에 꼭 가보라고 했다. (결국 안갔다.) 싱카라는 그룹이 노래하고 있길래 누나하고 같이 바에 가서 잠깐 듣고 올라왔다.


게이와의 만남~


11시에 레진 V시디를 주기로 한 제프리를 만나기로 했는데 남자 이름인데 전화 목소리는 여자다. 그땐 몰랐는데 만나보니 헉. '게이다!' -_-;

'노래 좋아해?'

'잘 못불러'

'가라오케 바에 갈래?'

'헉. -_-; 싫어 피곤해'

30분 정도 얘기하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게이라고 차별하면 안되겠지만 좀 당황스러운 만남이었다.

내일 아침 일찍 보라카이로 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잤다. 아 피곤하다...


까띠끌란으로~


아침에 호텔 택시를 타고 국내선 공항으로 갔다. 막힌다고 해서 빨리 갔는데 너무 빨리 가서 이건 하나도 안막힌다. -_-;

국내선 공항도 티켓을 보여줘야 들어갈 수 있다. 안은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어서 정말 추웠다. 환전하고 (53.80 페소 정도??) 물을 샀다. (20페소?)
잔돈으로 10페소 동전으로 줬는데 나중에 보라카이에서 썼더니 직원이 좀 들여다 봤다. 잘 모르나 -_-a

티켓팅을 하는데 직원이 '가방 여기' 라고 한다. -_-; 가방 가지고 들어갈 수 있냐고 하니까 안된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까 다 그냥 가지고 들어간다. 티켓팅 하는 곳에는 의자 하나 달랑 있다. -_-; 안쪽으로 들어가니 의자가 많이 있다. 자리에 앉아서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앞에 외국인 부부가 있다. 부인이 필리핀 사람 같은데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귀여웠다. 여자 아이가 산수 공부를 하면서 동생한테도 가르쳐줬는데 자기도 잘 모르면서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_-;

필리핀 여행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여기에서도 핸드폰 열풍이 불고 있는듯 하다.어디가든 삐리리릭 하는 촌스러운 벨이 울리고 사람들이 전화를 걸고 받고 핸드폰은 대부분 노키아 제품. 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마도 문자 메시지가 더 싸서 그러지 않을가 싶다.

비행기가 와서 탑승을 했다. 한국인이 대부분에 외국인 몇명과 필리핀 사람들이 좀 있었다. 옆자리에는 필리핀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다시 만났다.

까띠끌란 도착 보라카이로~

비행기가 출발하고 에어콘을 가동하자 복도로 김이 뿜어져 나오고 -_-; 쩝. 스튜어디스가 과자같은 것을 돌려서 먹고 한시간 정도 가니 까띠끌란에 도착했다. 까띠끌란 공항도 정말 썰렁했다. 도착했더니 이런 짐이 다음 비행기에 온다고 한다. -_-; 기다리는 동안에 가드에게 가서 옷이 멋있다고 하면서 사진찍자고 하니 웃으면서 좋아한다. 그냥 있을 때는 열라 인상 쓰고 있었는데 말이다.

짐이 도착해서 트라이시클을 타고 부두에 갔는데 이런. 이건 너무 가깝다. 걸어가도 5분 정도면 갈수 있을 듯 하다. (15페소)

부두에 도착해서 표와 부두 이용료를 사고 배에 오르니 출발. 이것이 방카 보트인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보라카이 해변으로~ 보트 스테이션 3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모두 내린다. 말로 듣기로는 2, 1까지 간다고 하는데 쫄아서 그냥 내렸다. 말과는 달리 손잡아주고 돈달라는 사람들은 없었다.

리젠시가 어딘지 몰라서 보트 스테이션 2로 하염없이 걸어가는데 삐끼들이 달라붙는다. 앞니가 모두 없는 릭이라는 사람이 계속 딸라 붙었다. 가드에게 물어봐서 마침내 리젠시를 찾아갔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보니 트레이더스 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룸에 준비된 망고 주스를 마시고 점심을 먹으러 리젠시 레스토랑으로 갔다. 포크에서 추천하는 것으로 두가지를 먹었는데 비계가 정말 많이 있었다. -_-; 맛도 좀 황당했지만 배가 고파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 먹고 나서는 리젠시 풀에서 수영(?)을 했다. 수영을 못해서 그냥 잠수하고 그러다가 게헤엄을 독학으로 익혀서 잘 놀았다. 놀다가 호핑을 알아보러 돌아다녔다. 대부분이 시간당 500 페소를 요구했다. 보트 스테이션 2에 와서 빌이라는 사람의 배로 한시간 세일링을 하기로 했다. 빌, 글린, 라누(?) 라는 세사람이 한팀인 것 같았는데 배에는 빌과 글린이 탔다. 양쪽에 누나하고 나눠서 타고 글린이 조정을 했다. 한시간 동안 룰루랄라 하면서 빌과 글린이랑 이런 저런 말을 했다. 아낙을 안다고 하니까 빌이 아낙을 불러줬다. 노래를 정말 잘했다. 글린이 다음날 코코넛을 하나 주겠다고 한다. 호핑하라고 꼬시는 것인가. 한시간 잘 놀고 돌아왔다. 빈둥대기에 정말 좋았다. 하루종일 호핑하는데 2500달라고 하는데 잘 깎아서 하면 좋을 것 같다. 빌이랑 글린이랑 사람은 좋아 보였다. 빌은 애가 셋이라고 하고 글린은 25살로 배몬지는 5년이 되었다고 한다. 세일링 하면서도 같이 사진찍고 내려서도 사진을 찍었다. 빌이랑 세일링 하면 아낙 불러달라고 하면 좋다. 잘 부른다. -.-

리젠시 앞에는 준이라는 삐끼도 있는데 하루종일 이런 저런 물놀이에 사람당 30$를 달라고 한다. 옆에 있던 한국인 부부는 정말 싸고 좋다고 격찬을 하는데 사람당 30$면 네명이면 120$ 헉 이건 너무 비싸다. -_-;

저녁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먹었다. 몽골리안 바비큐를 추천해서 먹었는데 여러가지 재료에 소스를 고르면 철판에서 볶아주는 요리였다. 음료수 제공. 누나가 주지 말라고 했는데 먹다가 고양이들이 몰려들길래 한점 던져 줬더니 고양이 다섯마리가 몰려들어서 고개를 들고 쳐다본다. 고양이들이 한국 고양이와는 달리 날씬하고 얼굴도 갸름한게 예쁘게 생겼다.

고양이 때문에 한접시만 먹고 돌아와서 바에서 파인애플 주스 하나 마시고 바주라에 가봤다. 바주라에서는 불쇼를 하고 있었다. -_-; 현지인들은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빙 둘러서 구경하고 있었다. 저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방에 돌아와서 TV 를 좀 봤다. 현지 케이블 TV 는 거의 모두 영어로 방송을 하고 있었다. Nickelodeon 에서 했음 직한 젖소 나오는 프로를 봤다. 나중에 마닐라에서는 Nickelodeon 을 봤는데 Ren and Stimpy 를 못봐서 아쉬웠다. (매우 지저분하고 더러운 만화. -_-;) 현지 채널인 듯한 카툰 네트웍에서는 주로 흘러간 만화를 해줬다.

아일랜드 호핑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 어제 봐뒀던 그룹 호핑 투어를 하러 나갔다. 가는 길에 글린이 아는 척을 한다. 그룹투어를 하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사진 보내주겠다고 해서 주소를 받았다. 나중에 사진 나오면 한장 보내줘야지. 보트 스테이션 3로 가는 도중에 인당 350페소를 받고 그룹 호핑을 하는 곳이 있어서 예약했다. 어제 물어볼 때는 30명 오늘 아침에 물어볼 때는 18명 최종은 7명.

10시부터 기다렸는데 10시 30분쯤 되어서야 한국인 4명과 필리핀인 2명이 도착했다. 필리핀 사람 두명은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아서 알아보길래 아는 척을 한다. 말해보니 부부는 아니고 애인이라고 한다. 발은 UP에서 물리학 전공하고 이베트는 내과의라고 한다. 디지탈 카메라와 니콘 F60 에 줌렌즈 삼각대까지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면 좀 사는 커플인가 보다.

한국인 세명은 나중에 알고보니 신은경, 김태우, 이인제씨였다. 필러브에 글을 올렸던 분들이었다. 다른 한명은 케손에서 어학연수중인 사람이었다. 통성명을 안해서 이름은.. -_-a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첫번째 스노클링 지점에서 스노클링을 했다. 처음에는 수영을 못해서 겁났는데 조금 해보니 재밌어서 왔다갔다 했다. 물속이 예뻤다. 다시 두번째 지점을 갔다. 물살이 세서 조심하라고 했다. 헤엄을 치니 아.. 이런 쑥쑥 나간다.

'아싸. 내가 실력이 늘었군. -.-+'

근데 그게 아니었다. -_-; 물살이 세서 떠밀려 간것이었다. 암만 저어봐도 배로부터 계속 밀려난다. 헉.

'도와주세요~~~ 아 이렇게 죽나보다.. T_T'

이인제씨가 목을 잡고 끌어주었다. 그래도 물살이 세서 잘 나가지 않았다. 간신히 보트에서 늘어뜨린 줄을 잡았다. 흑흑흑.. T_T 물 먹으면서 간신히 배로 올라갔다. 매우 쫄았다. 다행히 모두들 무사히 배로 돌아왔다. 하마터면 신문에 나올뻔했다. '한국인 관광객 익사!' -_-;

점심을 먹으러 어느 섬으로 갔다. 점심은 돼지, 닭고기 바베큐, 생선, 바나나, 파인애플 이게 전부였지만 모두 배가 고파서인지 맛있게 먹었다. 닭고기 바베큐는 정말 맛있었다. 바베큐 냄새를 맡았는지 섬의 개들이 몰려들었다. 한마리는 헤엄도 쳤다. 물에서 놀던 아이들은 '요꼬이'라고 외치면 물에서 재주를 부렸다. 이베트에게 물어보니 사투리라서 모르겠다고 한다. 밥 먹고 다시 출발..

발이 내 종교에 대해서 물어본다. 무교라고 하니까 한국에는 카톨릭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본다. 당연히 잘 모른다. -_-; 팔라완에 한번 꼭 가보라고 한다. 정말 좋다고 하면서 마닐라에서 보라카이 가는 것이랑 비슷하다나.

섬 뒷편을 돌때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배가 많이 흔들렸다. 이름모를 터프가이분은 뱃머리에서 터프하게 버티고 나는 뒤에서 죽을까봐 -_-; 쫄아서 앉아있었다. 다행히 무사히 섬으로 돌와와서 우리의 호핑은 끝이 났다. 이름모를 터프가이분은 갑자기 사라져서 이후로 만나지 못했다. 이인제씨 일행이랑 마사지 같이 하기로 하고 리젠시로 돌아갔다.

마사지 sir?


맛사지 아줌마를 풀장으로 불렀다.

"아이 원트 파이브 피플' 하우 머치 -_-;"

"뚜 헌드레 삐쁘띠"

"오케이"

아줌마들이 쑥덕거리더니 가드에게 말하고 차출된 다섯명의 아줌마들이 풀로 왔다. 풀장 벤치에 누워서 맛사지를 받았다. (250p) 김태우씨는 아까 배에서 내릴때 달라붙던 아줌마와의 선약(?) 때문에 다른 아줌마에게 앞쪽 맛사지를 받고 뒷쪽은 원래 그 아줌마에게 맛사지를 받았다. 아줌마의 손은 꽤 매웠다.

"으으윽.."

"아파? 살살 마사지? 세게 맛사지?"

"음. 세게 맛사지 -_-;"

맛사지를 받고 몸을 씻는데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다. 이런. -_-;

씻고 이인제씨 방에 전화를 걸었다.

"헬로?"

헉. .누구지 딴방인가 -_-?

다시 걸었다.

먼저.

"여보세요.. 어쩌고 저쩌고~~~"

랍스터를 먹다

딸리빠빠에서 랍스터를 사서 먹기로 제안하고 같이 갔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딸리빠빠에서 해산물 파는 곳이 보이지를 않는다. 어제 과일을 샀던 상점(맨 끝쪽, 아가씨 두명이랑 할머니가 한다. 아가씨들이 친절하다 -.-) 물어보니 빵집에서 왼쪽으로 돌라고 한다. (입구에서 보면 마지막 빵집에서 오른쪽..) 들어가니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등을 판다. 랍스터 사러 왔다고 하니까 구석으로 부른다. 웃통을 벗고 있는 터프한 아저씨가 1kg 에 900 p 달라고 한다. 비싼듯 하다. 흥정(?) 끝에 팔뚝만한 랍스터 두마리 (3.3kg)에 2600페소를 주기로 했다. 이것도 매우 비싼듯 했지만 그냥 샀다. 덤으로 게 한마리만 달라고 하는데 끝까지 안줬다. 한마리에 70p 에 사라고 한다. (몸통이 손바닥 정도 크기) 할 수 없이 그냥 랍스터만 사고 돌아왔다. 새우는 다 떨어졌다고... 새우나 랍스터 사러 가려면 5시~6시 정도가 좋을듯 하다. 랍스터는 맨 구석에서 판다.

랍스터를 사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가서 조리를 부탁했다. 바베큐는 안되고 찜만 된다고 한다. 조리비로 kg 당 150p 를 요구한다 (3kg = 450p) 랍스터만 먹으면 배고플 것 같아서 부페 두 접시 먹고 (400p 정도..) 산미겔 좀 시켜서 먼저 먹었다. 두 접시 가져다가 다섯명이 먹었지만 그래도 꽤 배불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돼지고기 요리가 맛이 꽤 좋았다. 말하면서 한참 기다린 랍스터가 반으로 쪼개져서 상에 올라왔다. 헉.. 이건 정말 크다. -_-; 랍스터를 앞에 두고 모두 기념 촬영 찰칵~ 지나가는 한국 사람들이 보고 '오옷' 하면서 간다. 흠흠.

랍스터 반쪽에서 살을 꺼내니 작은 생선까스 만한 살이 나온다. 양념을 한것 같지는 않은데 짭짤한게 먹을만 하다. 접시에 놓고 칼로 썰어서 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방으로 돌아와서 일찍 잤다. 아..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되었다. 리젠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데 아 정말 맛없다. 메뉴는 다음과 같다.

오렌지, 파인애플 쥬스
버터, 쨈

소시지
베이컨
에그 스크램블


뭐 이정도인데 정말 맛없다. 그래도 배고파서 많이 먹고 일어났다.

애마소년

누나가 말을 타러 가자고 한다. 트라이시클 타고 '호스 라이딩' 하자 stable horse riding 까지 데려다준다. 가게 안쪽에서 예약을 받는 것 같다. (시간당 470p) 지금 하겠다고 하자 전화를 좀 걸더니 메인로드에 가서 트라이시클을 타고 가라고 한다.

예약하는 곳은 스테이션 1쪽에 있었는데 중간 골목의 상점들이 정말 깨끗했다. 사람들 말로는 스테이션 2가 번화가라고 하는데 글쎄.. -_-; 메인 로드에
갔더니 비가 와서 길이 개판이다. 3일 내내 밤에는 비가 왔다. 트라이 시클 잡아타고 역시 '호스 라이딩' 했더니 한참을 달려서 말타는 곳에 내려준다. (10p)

시골집 같은 것들이 모여 있어서 안쪽으로 들어가니 젊은 사람들 세명과 아줌마 한명이 아기를 안고 있다. 말타겠다고 하자 타본적 있냐고 물어본다. 없다니까 알았다고 하면서 마구를 말에 씌우러 갔다. 시간당 470p 인데 leading fee 가 50p 로 되어 있다. (나중에 보니 leading fee 는 받지 않았다..)

누나는 조금 작은 말을 타고 나는 조금 큰 말을 타고 유람을 시작. 집을 나서서 길 위쪽으로 터벅터벅 가기 시작했다. 말을 굶겼는지 말이 계속 길가의 풀에 욕심을 부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간이 된다면 보라카이 해변 말고 이쪽 길을 이른 아침에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지인들 사는 마을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시골길 풍경과 비슷하다.

가다보니 오른쪽에 골프장이 보인다. Bluewater 어쩌고 하는 곳인데 까띠끌란 공항 앞에 붙어있는 큰 간판에 붙어있는 곳이었다. 이곳 가는 길은 모두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고 배수 시설도 갖추어져 있었다. 역시 필리핀에서는 돈들어간 곳은 모두 잘되어 있다.

길 왼쪽으로는 어떤 아저씨가 별장 같은 곳으로 들어간다. 잘사는 사람인가 보다. 웃으면서 목례를 하니까 웃으면서 받아줬다. 조금 더 올라가니 정말 길 양편으로 구멍가게와 허름한 집들이 계속 되었다. 연신 트라이시클이 지나다니고 현지인들은 10페소 미만으로 요금을 내는것 같았다.

유유자적하게 갔다가 다시 돌아서 내려왔다. 사진 찍고 싶은 사람은 해변 말고 이곳의 사진을 찍어도 좋을것 같다. 북적이는 해변과는 또다른 맛이 있었다.

내려와서 말 끌어준 친구들과 같이 사진을 찍고 돈을 건네주니 안쪽에 있던 백인 여자가 돈을 받아간다. 이 여자가 여기 주인인가 -_-? leading fee 까지 1040 페소를 주었더니 100 페소를 돌려준다. leading fee 는 받지 않나 보다. 돌아 나오는 길에 고양이가 있어서 찍을까 하다가 그냥 지나쳐서 돼지를 찍었다. 작은 항아리만한 돼지들이 꿀꿀 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귀엽게 생겨서 찰칵~

돌아가는 길에는 리젠시까지 트라이시클을 탔다.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50p (2명) 를 요구하는데 그냥 줬다. 지난번에 도와준 아저씨 말에 따르면 여기에서 돈 우습게 알고 쓰면 백만원 날아가는 것이 순간이라고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50p 면 약 1200원 돈이니 말이다. 그 아저씨 말대로 한국인으로 붐비는 보라카이 말고 바탕가스같은 곳의 해변에 가는 것도 좋을듯 하다. (바탕가스 가는 버스는 BLTB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

마닐라로 go go go!

리젠시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말로만 듣던 잉글리시 베이커리 분점에 가봤는데 좀 구질구질하게 생겼는데 시나몬 빵은 정말 맛있었다. (20p) 하나 먹으니 배가 좀 불렀는데 쵸코 퍼프 시켜서 먹다가 배불러 죽을뻔 했다. 딸리빠빠에 들려서 선물을 좀 사고 리젠시로 돌아왔다.

체크아웃은 아까 이미 했기에 짐을 들고 보트 스테이션 3로 걸어갔다. 까띠끌란으로 건너가는 배는 스테이션 3에서 표를 사야 한다. (17.5p) 근데 표 보여달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괜히 샀나.

바다를 건너 까띠끌란에 도착했다. 깔리보까지 가는 손님을 찾는 삐끼들이 달라붙고 30p (2명)를 주고 공항에 도착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다. 선글라스로 잔뜩 멋을 부린 가드가 들어오라고 해서 티켓팅을 하고 구석에 있는 가게에 음료수를 사먹으로 갔다.거기서 보니 젊은 사람들이 당구를 치고 있었다. 아마 하루종일 당구 치다가 공항에 사람들 모이면 먹을것 팔고 또 당구치는 생활을 반복하는 것 같다. 따알 비스타에서 만났던 카지노 직원 말처럼 가난의 원인이 게으름 때문인것도 같다. 물론 아무것도 없이 태어난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길도 보이지 않고 말이다. -_-; 음료수 사먹고 다시 공항에 돌아왔다.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하자 남매를 보이는 어린애들이 공항에 들어오지는 못하고 바깥에서 양념해서 구운 바나나를 팔고 있다. 언제 만들었는지 모를 그런 바나나를 사먹을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남매는 쑥스러운지 웃으면서 바나나 꼬치를 계속 흔들었다.

비행기가 도착. 마침내 탑승했다. 올때와는 달리 피곤해서 창밖도 보고 싶지 않았다. 비행도중 갑자기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다. 애기들은 울고 비행기는 계속 흔들리고 아 이러다 죽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_-; 어쨌든 비행기는 무사히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다.

국내선 밖으로 나오니 택시 정류장이 있는데 줄이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사람들이 죽 늘어서 있고 앞에서 가드가 오는 택시를 앞뒤로 분배시켜 준다. 그래서 잘만하면 늦게 오고도 빨리 탈 수 있다. -_-;

택시를 타고 할리데이 인에 도착했다. 70p 인가 나온것 같았다. 이런 것을 보면 트라이시클이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다. 할리데이 인 주변은 같은 에르미따에 있음에도 트레이더스 주변과는 많이 달랐다. 앞에 버거킹, 맥도날드, KFC 가 포진해 있고 환전소도 많이 있다. 물론 역시 횡단보도와 신호등은 없다. -_-;

누나와 맥도날드에 가서 빅맥과 치킨을 먹었다. 빅맥 세트가 2500원 정도 하는것 같았다. 가격면에서 한국이랑 별 차이도 없다. 다른 곳과 마찮가지로 역시 맥도날드 도 크기는 엄청 크고 내부는 깨끗했다. 물론 이런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역시 심각.

PLDT 전화카드 100p 짜리를 사면 마닐라에서 한국으로 4:50초 정도 통화할 수 있다. 보라카이에서는 고장난 전화기가 많아서 좀 쓰기가 힘들다. 콜렉트콜 하지 말고 이걸로 하면 싸다.

백화점 쇼핑

해리슨 플라자에 가려고 택시를 탔더니 조금 가서 로빈스 백화점(?)이 나온다. 그냥 내려달라고 해서 (30p) 들어가봤다. 역시나 돈들어간 곳은 정말 훌륭하다. 한국의 왠만한 백화점과도 견줄만 하다.

라디오시티라는 레코드 가게가 있길래 들어가서 레진 시디를 찾았다. 한 여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찾았는데 새로 나온 시디 말고 내가 찾는 옛날 시디가 없었다. 매장 크기는 한국에 있는 조금만 길거리 레코드점 정도.. 레진 시디 고르고 다른 것 물어보니 Lea Salonga(미스 사이공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 Jaya, Sharon Cuneta, 등등... 을 추천한다. Sharon Cuneta 는 늙어서 싫다고 했더니 얼굴을 찡그린다. 필리핀 아가씨들은 귀엽게 얼굴 찡그리는 표정을 학교에서 배우는지 모두 똑같다. 입을 삐죽거리면서 고개를 약간 흔들고. 알고보니 Sharon Cuneta 팬이라서 그랬다고 한다.

누나가 브라이언 아담스 앨범을 샀다. 정말 웃긴것이 똑같은 앨범인데 앨범 겉표지 색이 다르다. -_-; 로컬 메이드 제품이라서 그런가 보다. 레진 앨범도 상태는 좀 심각하다. 필리핀 갔다 오는 사람이라면 Lea Salonga 나 Regine 의 앨범을 하나쯤 사는 것도 좋을듯 하다. 둘다 노래를 정말 잘 부른다.

밖으로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보는데 정말 넓다. 분수대에서는 뮤직 쇼를 하고 어떤 가수가 새앨범 발표 기념 사인회를 하고 있다. 레진이 지난 토요일에 했다고 하는데 흐.. T_T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가게들이 거의 대부분 있었다. 행텐, 베스킨 라빈스, 지오다노, 리바이스, 베네통... 가격은 한국 가격의 1/2 ~ 2/3 정도. 여기서 쇼핑할 정도되는 사람이라면 이나라에서 꽤 사는 사람이 아니면 꿈도 못꿀것 같다.

여기도 휴대폰 붐이 일고 있는지 휴대폰 가게는 사람들로 붐빈다. 케이스 바꿔주는 곳도 있고 4000 페소 정도 붙어있으니 꽤 비싼데도 핸드폰 없는 사람이 없다.

백화점을 나와서 호텔까지 걸어갔다. 5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은것 같다. 지나는 길에 한복을 입고 서빙하는 한국 식당이 보였다. 트레이더스 근처와는 달리 이쪽이 좀더 걸어다니기에 좋았다.

도박 묵시록 재민

방에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고 카지노에 갔다. 슬롯머신, 룰렛, 블랙잭, 주사위, 등등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나가 준 200p(5p*40개) 를 가지고 슬롯머신에 앉았다. 옆에 앉은 아줌마는 기계 세대를 모두 사용해서 계속 게임을 하고 있었다. 5p 씩 넣어가면서 게임을 했다. 잘 걸리지 않아서 20분 정도해서 모두 날렸다.

돌아 나오는 길에 카지노 기도(?)가 왜 이렇게 빨리 나오냐고 물어본다. 오늘 들어간 사람중에서 내가 제일 처음 나오는 사람이라고 한다.

귀국

마닐라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이 되었다. 할리데이 인 부페는 트레이더스보다 훨씬 좋았다. 역시 푸짐하게 먹었다. 트레이더스에서는 아침 쿠폰이 없었는데 할리데이 인에서는 반대로 아침 쿠폰을 받아놔야 한다.

호텔을 나와서 조금 걷다가 택시를 잡았다. 택시 여러번 타면서 미터기 체크하지 않은적은 한번도 없었다. 다 알아서 체크하는 기사들.. 잔돈만 준비해두면 호텔 택시를 탈 이유는 거의 없을것 같다. (참고로 미터기를 체크하면 10~20% 정도 팁으로 얹어 주는게 예의라고 하더군요. 아니면 keep the change~ 라고 한마디 하시면 좋겠죠. :)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은 여기가 과연 국제공항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초라하다. 한국으로 가는 줄에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서있다. 그런데 그런데 줄이 짧아지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한줄 서기보다는 여러줄 서기가 좋다.

앞줄에서 아줌마 세명이 컨펌을 안하고 와서 티켓팅을 못하고 있었다. 미리미리 좀 해두지..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점심을 주는데 갈때와는 달리 '돼지고기 생선 생수...' 이 써있는 종이를 들고 스튜어디스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밥은 별로 맛이 없었다.

올때는 기념품으로 손톱깍기를 줬다. 좀 좋은것으로 주지...

4시간여의 비행끝에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땅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고작 5박 6일동안 외국에 있었을 뿐이지만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애국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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