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학혁명의구조/정상과학의성격 | 과학혁명의구조 | 과학혁명의구조/패러다임의우선성 | (->) |
이번 장의 주 내용은 정상과학의 일상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는 퍼즐풀이 에 대한 것이다. 퍼즐, 즉 정상과학의 정규적인 연구활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 연구들이 개념적이든 현상적이든 주요한 새로움 을 얻어내는 것은 거의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앞 장 (과학혁명의구조/정상과학의성격) 에서 쿤이 이야기하고 있는 정상과학의 세 가지 유형의 활동에 비추어 보면 정상과학 내에서의 활동 들이 왜 주요한 새로움을 목표로 하지 않는지 수긍이 갈 것이다. 즉 정상과학적 연구는 패러다임이 이미 제공한 현상과 이론을 명료화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쿤이 말하는 퍼즐 은 뚜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해답 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암 치료 라든가 평화를 영속시키는 방법 과 같은 것은 본질적 가치는 높겠지만 해답 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상과학의 퍼즐 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 퍼즐들이 새로움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떤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일까? 바로 예측된 결과를 새로운 방법으로 이끌어 내는 것인데, 이것은 복잡한 기기적, 개념적, 그리고 수학적 수수께끼들을 풀어내야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우리는 이미 앞에서 과학자 사회가 패러다임에 의존하여 획득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는, 패러다임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동안 풀이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가정될 수 있는 문제들을 선정하는 기준이라는 것을 보았다. |}}
즉, 패러다임이 성립된 이후의 정상과학에서는 풀이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가정되는 문제들의 목록을 만들 수 있고, 그 이후 과학자 사회의 주요한 연구활동은 그 제한된 범위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그 외의 문제들은 탁상공론이라거나 다른 분야에서의 관심사라거나 또는 시간 낭비일 정도로 너무 말썽이 많다 하여 거부당하게 된다. 이로 인해 하나의 패러다임이 그 패러다임에 속해 있는 과학자 그룹을 퍼즐형태로 환원될 수 없는 문제들로부터 격리시키기는 하지만, 이는 정상과학의 단점에서오는장점 혹은 장점에서오는단점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장점이라는 것은 정상과학을 비과학으로부터 보호하는 선택압을 제공하는 것이고, 단점이라는 것은 새로움을 지향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폐쇠지향적으로 보이는 정상과학에서 새로움이 출현하는 과정을 우리는 과학혁명의구조/이상현상그리고과학적발견의출현으로부터 그 이후의 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상과학의 연구활동 대상이 되는 퍼즐에는 해답 이 있다는 것 외에 해답의 본질과 그것들이 얻어지게 되는 단계를 모두 한정짓는 규칙도 존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그소 퍼즐에서의 규칙 -- 모든 조각을 다 써서 맞춰야 하고, 그림 없는 쪽이 바닥으로 향해야 하고, 모두 꼭 맞게 끼워 맞춰 빈 구멍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 -- 과 같은 규칙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규칙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 이론적 - 이론/법칙의 수준 : 18-19세기에 걸쳐 뉴턴의 법칙들은 물리학 분야에서 이러한 규칙의 역할을 맡아왔다. 화학에서의 정비례 법칙이나 배수비례의 법칙등도 마찬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
- 기기적 - 기기장치법과 같은 구체적이고 낮은 수준 : 규칙은 이러한 법칙이나 이론의 수준보다 낮은 기기장치법등에 의해서도 제공된다. 뒤에서 다루게 될 X-선의 발견을 보면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 개념적 - 고차원적인 유사-형이상학적 수준 :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환원주의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데카르트에 의해서 제시된 모든 자연현상은 입자의 형태, 크기, 운동, 상호작용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환원론은 이후 과학연구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 방법론적 - 보다 높은 차원 : 이것 없이는 과학자라고조차 이야기할 수 없는 차원의 공약.
그러나
이러한 규칙들이 그 자체만으로 그 분야 전문가들의 활동에서 공유되는 모든 것을 규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정상과학은 고도로 결정적인 성격의 활동이기는 하나, 전적으로 규칙에 의해서 결정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규칙들이 그 자체만으로 그 분야 전문가들의 활동에서 공유되는 모든 것을 규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정상과학은 고도로 결정적인 성격의 활동이기는 하나, 전적으로 규칙에 의해서 결정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 나는 규칙은 패러다임으로부터 파생되지만 그러나 패러다임은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조차도 연구의 지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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