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혁명의구조/패러다임의우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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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의구조/퍼즐풀이로서의정상과학에서 다루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규칙(Rules)에 대해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과학혁명의구조/패러다임의우선성에서 말하는 규칙이란 퍼즐을 풀기 위해 필요한 모든 단계를 한정 짓는 규칙, 바로 그것을 의미한다. 18-19세기의 뉴턴의 법칙이 좋은 예가 된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화학에서의 정비례의 법칙이나 배수비례의 법칙등과 같이 퍼즐을 설정하고 해답을 한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들을 의미한다.

특정시대의 전문분야를 관찰해보면, 공유된 패러다임을 찾는것은 쉬우나, 공유된규칙(공약)을 찾는것은 어렵다. 그 이유는, 과학자들은 패러다임의 완벽한 해석(interpretation) 또는 합리화(rationalization)에는 동의하지 않은 채, 패러다임확인(identification)에서는 의견의 합치를 볼 수 있기때문이다.

즉, 규칙에의 합의적 수렴없이도, 패러다임이 연구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에 대해 쿤은 LudwigWittgenstein언어게임을 따와서 설명한다. '의자'니 '잎'이니 '게임'이니 하는 말들을 애매하지 않게 적용하려면, 정확하게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만 할 것 같으나,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이 주어지고, 그것을 적용하는 세계의 유형이 정해지는 경우, 정확한 그 특성을 몰라도, 용어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각 족(family resemblance)의 유사성이 얽힌 조직망형태로 단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어게임의 예를 패러다임에 적용해 보면, 실제 과학자들은 규칙의 완벽한 묶음을 필요로하지 않으며, 오히려 직관적으로 문제의 답을 알고 있을 것같은 패러다임이 우선적이며, 더욱 구속력있고, 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의 보다 쉬운 설명을 위해 NoSmokian들이 도입한 패러다임

  • 진화 : 이를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진화라는 패러다임을 도입해 보자. (사실 물리학의 예들은 일반인과 동떨어져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진화라는 현상이 찰스다윈에 의해 도입된 패러다임임은 모두가 알고 있다. 생명과학자의 사회에서 진화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것이 패러다임이다. 만일 김우재가 한 단백질(NoSmokin이라는) 분자의 종간 유사성을 찾기 위한 연구를 수행중이라고 하자. 김우재NoSmokin의 특정 부분이 생물 종들 간에 진화적으로 매우 보존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그가 논문을 작성할 때는 당연히 "이 부분은 진화적으로 매우 Conserved 된 부분이다. 고로 매우 중요하다." 식으로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김우재는 그러한 진화의 과정에 필요한 법칙인 Homologous Recombination 이나, Genetic Drift, 등의 어려운 법칙을 모두 알 필요는 없다. 이미 진화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서 그 논문은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패러다임규칙에 우선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자유낙하에 관한 뉴튼역학 : 공을 던지던, 미사일을 쏘던 그 낙하지점의 예측은 뉴튼역학에 의해 가능하고, 이것은 일종의 패러다임이다. 현실세계에서 낙하지점은 예측될 수 있다는것에 대해 우리모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실제로 이 문제를 풀려고 하면, 뉴턴의 자유낙하법칙 이외에도, 유체역학, 항력, 낙하물의 표면에 대한 연구등 세부적인 규칙들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여전히, 그딴 규칙없어도, 낙하지점은 예측가능하다는 패러다임을 믿는다.

따라서, 패러다임은 규칙들의 개입 없이도, 정상과학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 이유 네가지는,

  1. 특정한 정상과학 전통을 주도해온 규칙들을 찾아내는것은 곤란하다는 것.

  2. 과학교육의 성격에 있어서, 새로운 이론과 그 적용이 계속적으로 교과서에 실리고, 이들을 공부하는것 보다 직접 실험을 통해 깨우치는 것, 및 추상적 개념화의 터득이 더욱 의미있기 때문이다.

  3. 과학교육의 이러한 결과들은 패러다임이 개념화된 규칙을 통해서 뿐 아니라, 직접 모형이 됨으로써 연구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예로써,
    • 17C 화학과 17C초 지질학 발달에서의 규칙에 대한 논쟁
    •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는 시기의 바로 직전과 그 과정에서의 논쟁의 규칙적 되풀이
    • 뉴턴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의 이행에 있어서의 물리학의 성격과 규범에 관한 논쟁
    •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과 통계역학에 의한 비슷한 논쟁
    • 이보다 앞선, 갈릴레오역학과 뉴턴역학의 동화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들, 데카르트주의자들, 라이프니츠 학파와의 사이에서 과학의 적법기준에 관한 일련의 논쟁사
    • 이상, 패러다임이 안전하게 지탱되는 동안에는 합리화없이도, 패러다임이 기능을 나타낸다. 즉 안정된 패러다임이 존재하면 정상과학은 규칙이 없이도 진행 될 수 있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위태롭게 느껴지면 그 때까지 무심하게 여겨왔던 규칙들은 다시 중요해 진다.

      우리는 뉴턴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의 이행 시기에 이러한 규칙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는 것을 상기해보아야 한다. 생각해보라. 과학자들 사이에 그들 분야의 기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었는지 아닌지에 대한 합의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하나의 규칙을 새로 찾아내고, 이전의 규칙의 오류를 밝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 되겠는가?

      예를 들어 당신의 형제들이 그들의 어머니가 친어머니라는 믿음(=패러다임)이 확실하다면 "어머니가 옷을 사주신다", "어머니가 도시락을 싸주신다"는 규칙에 대해 의문을 가지겠는가?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친어머니가 아니라 그들은 병원에서 뒤바뀐 자식들이라는 소식(=새로움패러다임)을 접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순간부터 그들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순간부터 "어머니가 내 결혼식장에 오신다", "어머니가 나의 호적에 들어간다", "어머니와 같이 산다" 등의 규칙들은 중요하게 고려할 대상이 되지 않겠는가? (예로 떠오르는 게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상상력의 한계...--김우재 비윤리적인 발언임을 잘 아니까 용서해 주세요)

  4. 과학혁명의구조/서론에서 언급된것처럼, 소폭적인 과학혁명도 일어날 수 있으며, 특정구성원들에게만 영향을 끼칠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현상의 발견조차도 혁명적일 수 있다. 만일 정상과학이 그렇게 경직된 것이라면 어떻게 패러다임의 변화가 소규모의 하부 집단에게만 영향을 미칠 수가 있을까? 명시적인 규칙들은 매우 광범위한 과학자 집단에 영향을 미치지만, 패러다임은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전공의 세분화이다 따라서, 규칙대신에 패러다임을 대치하는 것은 과학의 분야와 세부전공의 다양성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만들 것이다.

쿤은 전공세분화와 관련해서 두가지 일화를 들었다.
  • 양자역학은 다수의 과학그룹에게 하나의 패러다임이기는 하지만, 그들 모두에게 동일한 패러다임은 아니다.
  • 헬륨의 단일 원자는 분자인가요 아닌가요의 질문에 물리학자는 No (분자스펙트럼을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에), 화학자는 Yes (기체운동론의 관점에서 분자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이 일화의 경우, 이런 유형의 패러다임차이가 경우에 따라 어떤 결과들을 나타낼지 책 이후의 내용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토론


토마스쿤은 본 쳅터를 통해서 패러다임의 성격을 보다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규칙없이 패러다임이 우선하는 네번째이유인 전공의 세분화를 통해 패러다임은 세분된 전공분야보다 더 넓은 개념임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세분된 전공분야의 각각규칙들보다는 이들을 통합적으로 추상하고 있는 패러다임이 더 과학자의 마음을 끈다. --yong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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