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비슷한 전공이라고는 별로 없다. 그러면서도 대화에 있어 최소한도의 공약가능점을 찾으려고 세간의 스캔들이나 우스개 소리에 머무는 방어적 언술만 펼치지는 않고, 우리 삶과 사상의 모든 소재가 그들의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 그들은 정말 진지하기까지 하다.
그들은 2차서적 백권을 후벼파는 것보다 1차서적 하나를 제대로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어려운 원전을 대면하고 일대일 진검승부를 낸다. 글자가 자기의 뜻을 내어놓고 항복하느냐 아니면 본인이 지느냐 하는 숨막히는 대전을 매순간 벌이는 것이다.
그들은 MT라는 걸 가서도 공부를 한다. 맹렬히. 얇팍한 원전하나는 손쉽게 뗀다. 그러고 밤새도록 토론을 하는 것이다.
그 무리에 끼인 사람들은 먼저 남들의 성장을 목격한다. 사춘기 소년이 키 크듯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말이다. 그러고는 서서히 자신의 성장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올챙이적 자기 생각을 하며 웃어 넘기기도 한다. (사실 주변에서 학창시절 동창을 만나게 되면 마치 정체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반해 그들은 잠깐 보지 않다가 몇 개월 후에 만나면 몰라보게 성장해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공부만 하는 꽁생원이지는 않은 듯 하다. 아니, 사실 그들에겐 모든 것이 공부다. 노래를 잘하는 것, 춤을 잘추는 것도 모두 (몸) 공부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들 중에는 "잘 못노는" 사람도 없다. 정말 놀 때에도 맹렬히 노는 것이다.
그들을 만나게 되면 선배와 후배가, 동기가 서로 서로 자극을 받고 삶의 자세를 반추해 보게 하며, 서로 삶의 엔트로피를 낮춰주는 질서도전이효과를 본다.
대부분 만남의 자리를 뒤로 하고 돌아오면서는 뭔가 허탈감을 가지게 마련이지만 왠지 그들과 함께한 뒤에는 저마다 나름의 문제의식과 새로운 마음다짐을 갖고 돌아오게 된다. 삶의 재충전을 받는 것이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그들은 누굽니까?
우리 주변에서 드물지만 또 쉽게 찾을 수 있는 친구들이 아닐까요. 물론 이 글은 특정인들을 놓고 쓴 것이겠지만,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또 그렇기를 간절히 바라고요.
그들은 우리들의 이상이 아닐까요? --아무개
저의 여러 친구들에게 제가 그들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Kwon그들은 우리들의 이상이 아닐까요? --아무개
see also MT가서할만한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