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술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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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술마시기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오는날 을 마시는 것이다. 그것도, 어디 술집에 들어가 사람들 북적거리는 곳에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혼자 수퍼마켓에서 맥주 몇 병 사다가 조촐하게 방에서 마시는 것이다. 안주로 노래방 새우깡 한 봉지 사다놓고, 떨어지는 비를 구경하며, 또 빗소리를 들으며 잔을 기울이다 보면, 아둥바둥 성급하게 살아왔던 날들도 반성하게 되고,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조금씩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는 바로 그 때, 난 술에 취한 것이 아니고 비에 취한 것이다.

요즘들어 갑자기 혼자서 술마시는 것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누군가가 옆에 있어서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한다. 구같은아내가 있어서 옆에서 같이 맥주 한 잔씩 하며 살아온 얘기, 살아갈 얘기들을 나누다 보면, 내 삶에 또 아내의 삶에 작은 행복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Crooner

두가지 테마에 대하여 얘기를 하여야겠다. 하나는 비오는 날 술마시기이고, 또 하나는 아내와 술마시기이다.
비가 내리는 날은 동동주에 파전이 간절하게 떠오른다. 행여 동동주가 준비 안되면 소주에 찌개라도 있어야한다. 음악소리같은 빗소리를 들으며 모든걸 씻어내고 흘려보내는 기분으로 동동주나 소주를 마시며 깊은 상념에 빠지는걸 즐긴다.그리고...
아내와 나는 술친구이다. 원래는 내가 술이 더 센데 날이 갈수록 아내가 더 세어지는 것 같다. 방금도 늦게 집에 들어오니 냉방에 썰렁한 기분을 못참아 나가서 소주한잔하고 몸과 마음을 덥혀서 온다. 우리는 나중에 직장에서 쫓겨나더라도 술집은 하면 안될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다 마셔버릴테니까. 이렇게 술좋아하고 잘마시는 아내가 고맙다. 다른 얄궂은데 가서 돈허비할 필요가 없다. 애로상항이 없는건 아니다. 술마신 날 다음날은 아침을 굶어야 한다. 둘다 못일어나서 출근 시간 대기도 바쁘니. 오늘도 역시 내가 더 취한거같다. 내일 아침은 없다 :) --zetapai

비오는 날은 맑은 술이 어울린다. 특히 몸과 마음을 데워줄 수 있는 따뜻한 정종이 더욱 그렇다. 취하지는 않지만 술 기운이 가볍게 몸을 감쌀 수 있는 정도가 좋다. 그런 기분과 분위기를 같이 즐길 사람이 곁에 있으면 더 좋다. :) --picxenk



그냥 지우자니 zetapai님의 글이 아깝고, 안지우자니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라 남기기가 좀 그렇고...고민이군요. Crooner


유난히 잠못드는 새벽. 장대비까지 오면 금상첨화다. 조용히 편의점에 가서 맥주와 새우깡을 사온다. 그리고 창문앞 책상에 앉아서 시원하게 마신다. 파랗게 새벽이 밝아오고 앞산 골짜기에는 하얀 안개가 구름처럼 퍼진다. 안개와 비스끄무리하게 생긴 담배연기 뿜다보면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휘랑

술을 (거의) 수면제 용도로만 사용하는 bloodlust는 어째서 사람들이 비만 오면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난다고들 하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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