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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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목적에 따라 상대방이 거짓 정보를 믿게 만드는 행각.


1. 믿음을 줘라

사기의 핵심 과제는 거짓 정보를 믿게 만드는 것이다. 그만큼 믿음이 중요하다.

1.1. 사기치지 말아라

사기를 치면 믿기 힘들다. 믿기 힘들면 사기치기 힘들다. 그러므로 사기를 잘 치려면 쓸데없는 사기는 치지 마라.
DeleteMe 주술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것인지, 원래 위 글의 의미가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사기를 치다가 들통나면 믿음을 얻기 힘들다. 믿음을 얻기 힘들면 사기치기 힘들다. 그러므로 사기를 잘 치려면 쓸데없는 사기는 치지 마라." 동의한표나 삭제 부탁합니다. 동의한표 --바람
DeleteMe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사기를 당한 사람은 남을 잘 믿지 않는다. 믿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면 사기치기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사기꾼으로 살아가려면 쓸데없는 사기는 치지 말고 큰 건을 노려서 깔끔하게 처리해라."


1.2. 사실과 엮어라

초보 사기꾼은 대부분 사기치기에 전념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을 한다. 그중에 몇개는 들통나기 마련이다. 그러면 상대방이 속아넘어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잘 알고있는 사실과 엮어라. 그러면 대부분 잘 믿는다. 뭔가 낌새를 챈다 하더라도 참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해, 정확히 반박하지 못한다.

1.3. 과거형말하기

과거형말하기는 거짓을 마치 사실인듯 착각하도록 한다.

==== 말투로 유혹하?====
초보 사기꾼은 대부분 사기치기에 전념하여, 사기치듯, 장난하듯 말한다. 이 말투 하나에서도 상대방은 눈치를 챈다.

그러므로 말투에도 신경을 쓰라. 공손한 말투로 유혹하라. 그리고 학문적이고 공식적인 단어를 써라. 그러면 말투에서도 진실의 냄새를 풍길 수 있다.

1.4. 세세한 수치를 대라

{{|고구려가 수나라 양제의 침공을 격퇴한 살수대첩에 참전한 수의 군대는 그 규모만 112만 7827명에 이르는 대군이었다.|}}

아주 세세한 수치를 대면, 상대방은 직접 알아보기 전까지는 뭐라고 반박하기 힘들다. 이 수치는 자신의 노력을 은근히 비추기도 하며, 객관적으로 보일 수 까지도 있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수를 대면 그건 곤란하다. 그러니 '약 110만명 내외' 정도로 확실히 알고 있을 때에 이야기 하라. 또한, 수학적으로 정확히 정의된 수를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도 곤란하다. 실제로 재거나 세는 수를 대라.

수치를 대고나서 꼭 외워두라.혹시 다시 물어봤을때 똑같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의심받을 것이다.--오토

1.5. 고전을 출처로 대라

{{|고려시대, 김부식이 인종의 어명을 받아 편찬한 삼국사기에 이르길, 고구려 광개토 대왕은 그 자손이 여덟에 이른다고 한다.|}}

출처를 난해하고 두꺼운 고전으로 이야기하면 효과는 배가된다. 상대방이 찾아볼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 . 혹시 찾아봤다고 하면, 번역판을 읽었음을 꾸짖으며, 모 교수의 글에서 읽었다고 반박하라. 아니면, 자신의 기억력 나쁨을 탓하는 척하라. -_-;

2. 발뺌하라

사기를 치면 책임은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 책임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2.1. 나를 숨겨라

문장의 주체를 꼭꼭 숨기자.
{{|
  • 그 학생은 앞으로 잘 살거야. (->) 그 학생은 장래를 촉망받습니다. (누가 촉망하는데?)
  • 기상청은 내일 대전이 맑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 내일 대전은 맑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누가 예측하는데?)
|}}
공공기관과 지식인, 언론이 이 방법을 잘 이용한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이 문체를 애용한다. -_-;
그러나 Nairrti는 이 문장이 우리말에 어울리지 않는 수동태형 문장이라고 말한다. 전문가의 말들을 인용하면, 우리 말에는 수동태가 없다고 한다. 저 문장은 간단하게는 영어의 번역투이며 겸손함을 가장하는 국적 불명의 문장이다.

2.2. 유리한 이론에 기대라

세상에는 다양한 이론이 있다. 적어도 하나의 이론은 내 입장과 맞는다. 그 이론에 기대자. 들통이 난다면 나도 피해자라고 우긴다.

2.3. 소문을 애용하라

소문을 애용하라. 필요하다면 소문을 퍼뜨려라. 그리고 '모두들 잘 알다시피, -' 등의 말로 상대방을 제압하라. 어설프게 '-라 카더라'라고 하면 믿음이 안가므로 주의하라. 유비통신카더라통신을 참고하면 좋다.

3. 관련 자료

  • (金庸)의 정기(鹿鼎記). 이 책에서 주인공 위소보는 사기치고 거짓말하는 것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안형진
  •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 라디오 프로그램. 걸핏하면 신해철사기치기한다. 잘 듣고 AnalyzeMary하라.
  • 보르헤스의 단편들에는 무수한 가짜 인물, 가짜 논문과 저술, 가짜 사건이 나온다. 소설은 원래 허구라지만, 없는 인물의 가짜 약력을 버젓이 주석으로 달아놓는 능청스러움은 경탄할 만하다. 방법의 유사성으로 볼 때, 신해철보르헤스를 읽어보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pocorall
    "장미의 이름"도 혹시 이런 식인가요? 예전에 읽으면서 진짜일지 허구일지 무척 궁금해했었거든요. 김영하의 "아랑은 왜" 읽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마땅히 확인할 방법을 못 찾겠더군요. --희상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2권이 원래 있는 것이었는데 소실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설득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소실 과정을 그린 에코의 미의이름은 허구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제시되는 가상은 일반적인 역사소설에서 흔히 사용되는 수준입니다. 반면 보르헤스의 단편들에서는 훨씬 더 치밀하게 사실과 허구를 섞어 놓았는데, 위에 언급된 사기술을 상당 부분 사용하고 있어서 꼼꼼한 고증을 하지 않으면 무엇이 사실이고 허구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황병하씨의 번역으로 나온 단편집은 원저자의 사기치기를 역주를 통해 상세히 밝혀놓고 있습니다. -- pocorall
    주석마저도 허구인건가 궁금했던 것이었는데, 최근에 책을 다시 읽어보니 역자가 개정 번역판에서 다른 해설서를 참고해서 열심히 주석을 달은 거라고 책에 써있더군요;--희상

4. 실전 사례

길을 가던 행인이 공중 전화 부스 옆에서 안절부절하는 장애인을 발견하였다.

행인 : "괜찮으세요? 제가 뭐 도와드릴까요?"
장애인 : "아우... 버버버버.."

장애인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행인은 필담을 통해서야 겨우 그 장애인이 누군가 공중전화 부스에 두고간 보석 반지와 지갑을 발견하였지만 주인에게 연락을 할 수 없어서 그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인은 지갑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행인 : "여보세요. XXX 씨 맞으신가요?"
보석주인 : "예 맞는데 왜 그러시죠?"
행인 : "OOO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어떤 장애인이 XXX 씨의 보석과 지갑을 주워서 제가 대신 연락드립니다.. 이걸 돌려드려야 할텐데 이리로 오시겠습니까?"
보석주인 : "아 정말 감사합니다. 애인에게 주려던 청혼반지였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이거 사례라도 해야 할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행인 : "하하 사례라뇨.. 당연한 걸 가지고 별 말씀을.."
보석주인 : "그럼 이렇게 하죠. 제가 지금 바빠서 그곳에 갈수는 없고 대신 이쪽으로 가져다 주시면 사례금을 200$ 을 드리겠습니다."
행인 : '200$ 씩이나!!!', "아.. 그렇다면 제가 그곳으로 가죠. 주소를 알려주시죠."
보석주인 : "여기는 YYY입니다. 참 그리고 제 반지를 발견한 분에게도 사례를 해야 할텐데."
행인 : "당연히 그러셔야죠."
보석주인 :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떤가요? 제 대신 그 분에게 먼저 200$ 을 주시면 나중에 이곳에 오실 때 제가 400$ 을 드리겠습니다."
행인 : "아 그렇게 하면 되겠군요."
보석주인 : "감사합니다."

이 글의 결말

1) 행인은 사례금 200$을 받고 행복하게 잘살았다.

아니면

2) 택시를 타고 YYY에 내린 행인은 자신이 삭막한 슬럼가 한가운데에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히 그런 주소는 없었고 혹시나 하고 감정을 받아보았지만 반지는 5$짜리 싸구려였다. -_-

이 글의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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