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과사회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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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의학은 유학과 동양의학을 결합한 잡종적지식이었다. 동양의학은 본래 황로 학파, 도교 철학에 근거하였지, 전혀 유학에 뿌리를 둔 학문이 아니다.

유학은 기본적으로 사회학이다. 불교나 도교에서는 혼자서 부처나 신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학은 혼자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학문이 아니다. 유학은 사회 속에서의 깨달음과 삶의 방식에 대한 학문이다.

이제마 선생은 동양의학을 유학이라는 새로운 흙으로 옮겨 심는 변혁을 시도하였다. 이 사회와 그에 적응하는 인간이 주된 관심사이고, 인간이 어떻게 적응하느냐라는 질문에서 그 대응방식을 몇가지로 구분한 것이 체질이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사상체질의학(유학+동양의학)은 사회생물학(사회학+생물학)과 매우 유사한 점이 많다.


지상은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의학을 사회생물학과 같은 차원에서 생각합니다. 내용이 동일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인간본성에대하여 논의되는 부분들에서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하죠. 유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본성이 곧 사상체질의학에서의 인간의 본성이라 할 것이고, 이것은 사회생물학에서의 본성과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유사한 점은 접근 방식입니다. 근본적으로 생물학적 결정론의 범주에 있다는 것이죠. 사상체질의학의 근본적인 dogma 는 "체질불변의 법칙"입니다. 물론 이것은 "극복해야 하는 편차" 이긴 하지만요. 심지어는 바람직하지 못한 특성들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회생물학이 IQ, 동성애, 인종차별 문제 등에서 여러 가지로 오용된 예들이 많이 있습니다. 유학 또한 지배 이데올로기가 될 때 얼마나 큰 폐해를 주는지 굳이 예를 들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사상체질의학 또한 이런 식으로 오용되기 취약합니다. 체질을 판별해서 "넌 이런 사람이니까 이런 일을 하고, 이런 음식을 먹고, 이런 직업을 택해서, 이런 여자랑 살아야 해." 라고 한다면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상체질의학은 운명론이 아닙니다. 놀이동산 입구에서 나눠주는 지도에 무슨 운명론적인 것이 있습니까? 그것은 그냥 어디에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제공할 뿐입니다. 자신의 타고난 장단점을 알아야 하는 것은 그것을 알고 극복하여 균형 있는 삶을 살기 위한 것이지, 거기 얽매여서 살아가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유학에서의 聖人을 지향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놀이동산 입구에서 나눠주는 지도에 무슨 운명론적인 것이 있습니까? 그것은 그냥 어디에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제공할 뿐입니다.
이거 정말 멋진 말이군요. ^0^;아말감

사상체질의학이 얼마나 파격적인 도약을 시도했는지는 사회생물학의 경우와 비교해서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제마 선생이 돌아가신지 올해로 101년째지만 아직도 이 분야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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