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년, 생월, 생일, 생시 네 개 각각의 육십갑자를 네 개의 기둥, 즉 사주라고 하며, 한 기둥이 두 글자를 차지해서 총 여덟 글자의 팔자라고 한다. 흔히 사주로 점을 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 즉 사주추명학을 지칭하기도 한다.
주역점이 특정 이벤트(미시적 사건)에 능하다면, 사주는 전체 흐름(거시적 운로)을 주로 본다.
개인의 사주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태어난 시점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올바른 해석은 (만약 이런 게 존재한다면) 하나여야 한다. 그리고, 사주추명학이 예견하는 미래는 그 사람의 태어난 시점이라는 변수 하나로만 결정되는 함수이다. 따라서, 점을 치러온 사람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나 관상이 어떤지 등은 원리적으로 그 사람의 사주와 전혀 상관이 없다.
사주추명학을 운명론/결정론과 동일시하고 자유의지와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사주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한다 -- 가끔 사주 공부를 많이 한 사람도 학파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갖기도 한다.
사주를 통계로 이해하는 일반인들도 많이 있다. 역시 사주 자체에 대한 몰이해에서 오는 것이다. 사주는 통계 이전에 그 철학적 체계가 우선한다. "이런이런 사주를 가진 사람들이 뭐뭐 하드라"하는 식의 접근은 사주추명학에서 변방에 위치할 뿐이다.
사주추명학의 기본적 이해를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고서의 이해가 필요하다:
- 자평진전
- 적천수
- 궁통보감
이 책들은 도서관에서 보지 못했는데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춘분 직전의 절기가 아닌 춘분날을 1월1일로 삼은 프랑스공화력 쪽이 훨씬 과학적인 '태양력' 아닐까요? 프랑스공화력으로는 춘분은 언제나 1월1일입니다. 현재 사용중인 그레고리력의 1월1일도 태양의 고도가 가장 낮은 동지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동지가 12월 22일 부근이므로 1주일 정도의 오차죠? 이정호 님의 양력 1월1일이 금성과 관련있다는 정보는 틀렸기에 지웁니다. 고대 이집트에선 시리우스를 기준으로 했죠. -- 까리용
사주는 점치기의 한 종류로서, 이를 미신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고, 신봉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주의 실체를 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인식하기 위한 하나의 모델을 설정해 보고자 한다.
동양철학에서 시간과 공간은 서로 다른 차원, dimension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dimension이다. 가장 직접적인 예는 시간이 직선적이지 않고 순환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듯이 시간도 순환하여 육십년 단위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이를 표현하는 방법이 육십갑자이다. 보다 정확히는 주로 별들의 위치와 영향을 시간으로 나타내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점성학과 동일한 원리이다.
사주에서의 기본 가정은 태어난 시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모델로 설명될 수 있다. 인체는 태어나서 첫 울음을 터뜨리기 전에는 어떤 장기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폐이다. 폐는 태어날 당시 양수로 가득차 있다가 울음을 터뜨리면서 활동을 개시한다. 이것이 안되면 사망하기 때문에 거꾸로 들고 울 때까지 때리게 된다. 어떤 기기를 컴퓨터에 처음으로 연결해서 작동시킬때 install이나 setup과정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는가?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을 지언정, 그 과정이 전혀 없는 경우는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인체는 처음 울음을 터뜨릴 때, 그 상태에 대해서 점검하고 기록할 것이다.
이러한 auto-detection과 calibration 과정에서 인체 내부의 정보 뿐 아니라 인체 외부의 정보를 같이 기록한다고 가정해 보자. 바로 그것이 시간이고, 별들의 위치와 영향 등일 것이다. 아마도 기록되는 곳은 무의식의 어딘가 영역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정보는 그때 기록되고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해서 무수히 참조되고, 회귀될 것이다. 이것은 rebooting과 같다. 뭔가 꼬일 때마다 공장 출하시 설정된 처음의 setup 상태가 다시 필요하게 된다. 인체에 만약 이런 기능이 없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인간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을 신은 안 만들다니.
따라서, 태어난 시간에 따라서 그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는 것은 일리있는 방법이다. 물론 그 방법상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어떤 방법을 썼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위의 모델에 따라 이야기한다면, 어떤 사람이 태어난 시간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의해 정해진 어떤 상태로 회귀하려는 경향 때문에 적성, 건강, 재물 등등의 인생에서 겪게 되는 상황들에서 특정한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모델에 의하면 인간이 태어난 시간, 즉 사주의 영향을 완벽히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 준다. 시작 프로그램에 원하는 것을 띄우라. 좀 번거롭더라도 다시 시작할 때마다, 그 시기를 알 수 없다면 수시로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프로그램을 과거형말하기를 써서 띄우면 된다. 그것은 잘 작동할 것이다. 의심스럽다면 CTRL+ALT+DEL를 누르고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이 메모리에 떠 있는지를 확인해 보라.
김창준은 사주와 자유의지가 양립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기본적으로 사주를 경향성(tendency)으로 이해한다.
사주는 전형적인 BiologicalSequenceAnalysis problem 인 것 같다. 완전히 동일한 기법들이 응용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주 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격국"을 정확하게 잡는 것인데, 결국 "pattern analysis" 에 관련된 문제 아닌가? 기존에 이미 격국이 판별된 사주, 즉 sequence 들을 Artificial NeuralNetwork 에다 집어 넣어서 fitting 시킬 수도 있을테고, GraphTheory 를 응용할 수도 있을 테고... Information Theory, Machine learning, Bayesian framework... 그런 것이었군. --지상은
사주를 통계로 이해하는 일반인들도 많이 있다.
Aragorn도 사주라는 것이 천체의 운행, 지구의 리듬에 따라 사람이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리듬이 있는데 오랫동안 느껴왔기에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해서 그것의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경향성을 관찰해내고 정확한 효과를 예측해내기 위해서는 통계적인 방법을 통해 경향성을 추출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다시 말해 왜 하필 60갑자이냐는 질문의 답을 하려면, 천체의 운행 리듬과 사람의 경향성을 분석해 보니 60갑자의 주기가 나타나더라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의 사주추명학에서 집어내지 못한 숨겨진 우주의 법칙과 리듬을 찾아내는 것에도 통계적인 분석 방법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이론과 실험, 관찰의 관계는 끊임없는 Feedback, 되먹임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저도 이런 "통계적" 접근을 통한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에 "사주를 통계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 것은, 사실 사주에 통계를 적용하면 안된다는 말이라기보다는 사주 자체는 통계에 직접적으로 근거해서 축조된 건축물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역으로, 통계적 결과에 맞게 철학적 원리를 구성해 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이 사람은 X인데, 오행 원리로는 도저히 이렇게 될 수 없어!"라고 몇 년 간 외치다가는 나중엔 "내가 알고보니 오행 원리의 숨은 부분을 다 보지 못했던 것 같군. 정말 오행 원리는 틀리지 않구만."으로 일종의 "원리 합리화"가 종종 벌어지는 듯도 합니다. --김창준
물리학을 전공한 선배가 사주에 관심이 많아서 들은 이야기인데, 사람의 성격을 12가지 동물에 비유를 한 것이 정말 적절한 비유, 상징이라고 말합니다. 사주에 따른 사람의 성격을 크게 12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들의 특징, 서로의 상생 관계를 설명할 때 그냥 A,B,C,D 타입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동물에 비유하고 설명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관찰을 통해 숨어있는 원리를 깨닫고 그 이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정을 내세운 후에 다시 예측되는 결과를 관찰해 보는 과정이 수천년간 반복되었으리라 추측합니다. --Aragorn
사주가 생년,생월,생일,생시.. 이렇게 4개로만 분류되는것이 아니라, 같은 초에 태어나도,그 초가 12가지 종류로 나뉜다고 들었는데,여기에 대하여 대답해 주실분 계신가요? 사주 공부를 완전히 한 사람들은 사주는 반드시 맞는다고 한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사주는 확실한 사주가 아니라고 하던데.. 질문에 답해 주실분...계시감요?
보통 어떤 시(2시간)에 태어나면 그걸 초, 중, 말로 나누어 보는 것은 흔합니다 -- 이것은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저는 사주를 10년 공부한 분, 20년 공부한 분, 30년 공부한 분 등을 뵈었는데 대부분은 스스로의 적중률을 80-90% 정도로 보셨고, 공부가 더 되면 100% 가능하다는 분이 계셨고, 그렇지 못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 중에 초를 십이분하는 등의 비전통적 방법을 쓰시는 분은 없으셨습니다. --김창준
사주에서 생시라는 것은 2시간을 기준으로 합니다. 따라서, 2시간 안에는 같은 시가 되죠. 이 시간을 더 잘게 쪼개면, 더 설명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설득력 있는 가설입니다. 실제로 인도의 점성술에서는 더 세분해서 봅니다. 예를 들면, 조티쉬. 하지만, 만약 이 시스템이 카오스 시스템이라면 얘기는 틀려집니다. 시간을 더 잘게 쪼갠다고 반드시 이에 비례해서 더 예측력이 높아질까요? 카오스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완벽한 예측이라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여기다가 Randomness 까지 들어가면, 불확정성의 원리도 작용해야겠죠. 이 세상이 완벽히 deterministic 한 질서에 의해서 작동하고, 완벽하게 deterministic 하더라도 카오스 시스템은 아니라는 상당히 극단적인 가설에 근거하지 않고는, 사주가 반드시 맞는다고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사주에는 한계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사주가 동양학의 전부가 아닙니다. 동양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것은 기을임(기문, 태을, 육임)이죠. 사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도 여러가지 있습니다. 생년월일의 사주, 그 해에 해당하는 사주, 태월, 대운까지 합쳐서 십주를 보면 더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이론도 있고, 더 나아가서 가족이나, 친구 등 interaction 이 큰 사람들의 사주들을 함께 고려해서 보아야 한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글자들이 모두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호작용을 고려해서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NP problem 이 될 것이고, 각각의 서로 다른 요소들이 섞여서 들어가게 될때, 각각의 가중치(weight)를 어떻게 주는가의 문제도 복잡해집니다.
사주는 "神占"이 아닙니다. 어떠한 령의 힘을 빌려서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사주는 논리적, 확률적 추론이고, prior knowledge 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베이지안통계학의 framework 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경우에, 사주로 완벽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마도 수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지 않을까 봅니다. --지상은
논점은 이런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주 뿐만 아니라 관상, 손금, 타로카드, 점성술, 기복신앙, 신화, 미신, 또 그냥 점 등등등이 지금도 당연히 존재하고 또 거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이죠. 해리포터나 반지전쟁, 또 판타지에 열광하는 심리의 한 구석도 이런 면이겠죠. 아마도 MBTI나 혈액형을 따지는 것도 이런 연장선에 있을 겁니다(세련된? 심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또 그렇게 하려고 하지만, 그래서 사주같은 것도 논리적으로 통계적으로 수학적으로 이럴것이다라고 하지만, 그렇지만 어떤 사주같은 것이 '완벽한' 것은 못되지만 개연성으로 정곡을 찌를때 깜짝 놀라죠. 아마 거북의 등이 갈라진 모습을 보고 미래를 확신했던 사고와 논리적으로 미래를 확신하는 사고는 분명히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다르지만, 그리고 아마 지금은 그 과거의 사고의 어떤 틀린 점을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압니까, 미래의 사람들이 우리 논리구조를 웃기는 것이라고 치부할지. 중요한 것은 그 '다름'을 다름의 맥락 속에서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는가에 있다란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주든 점성술이든 손금이든 그게 어쩌면 그렇게 잘 맞는지, 나는 왜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지 두렵습니다.-- Nomad
사주의 부정적 측면 ¶
누구나 미래는 궁금하다. 미래가 암울하다고 생각할 때, 괴로울 때, 내일의 사건을 알고 싶을 때, 사주를 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결단을 보조해 주기도 한다. 이정호는 자신의 사주가 갈수록 성장하는 사주라고 판단하고 세상일에 과감하게 도전한다. 그로 인해 소심한 성격을 조금은 치료하기도 했다. 이제는 옛날처럼 사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나친 의존의 실례로 나는 어차피 합격할 것이니 놀아야지하는 사람과 나는 어차피 불합격할 것이니 공부하지 말아야지의 두 가지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사주의 폐혜가 아닐 수 없다. 무릇 사주를 보는 사람은 그 철학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계 이황이 사주의 부정적인 측면에 언급한 말이 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언급하자면, '사람이 잉태되어 배속에 있던 기간과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과 노력의 측면을 모두 배제하고 어떻게 태어난 시각만으로 그 사람의 운명을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사주와 주역점의 역할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그 사람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상담이 되어야 할 것이다.
퇴계 이황이 사주의 부정적인 측면에 언급한 말이 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언급하자면, '사람이 잉태되어 배속에 있던 기간과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과 노력의 측면을 모두 배제하고 어떻게 태어난 시각만으로 그 사람의 운명을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사주와 주역점의 역할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그 사람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상담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