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공학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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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강박증중에서:

남들이 Normalct의 전공이 뭐냐고 물어보면 공학이라고 먼저 대답한다. 무슨 공학이냐고 물으면 우물쭈물, 산업공학이라고 답한다. 산업공학과가 뭐하는데냐고 물어오면 정말 난감하다. 도대체 안하는게 있어야지... 넓고 얕은 우물을 판다고 하자니 자신의 전공을 스스로 너무 비하하는 것 같고. 요즘은 안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공과대학의 다른 학과의 대학원에 가면 결국 산업공학에서 함직한 것들을 나름대로 하고있다. 그만큼 산업공학의 용도가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기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면, 화학공학을 한 사람이 화학공학적 기술과 관련한 산업에 대해서 따로 배운다는 것이다. 기계공학은 기계공학 나름대로, 재료공학은 재료공학 나름대로... 하지만 사실 그런 모든것을 하는 공학자는 산업공학자이다. 그러니,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알아야하고, 관리 경영 기술도 알아야하고... 컷트라인은 무척 높은 과임에도 불구하고, 들어오면 자기정체성을 일찍 확립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그리고 잘못하면 머리 비고 입만 살아있는 날나리가 된다), 교수님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고민하지 말아라, 4학년쯤 되면 쬐끔 뭔가 감이 잡히기 시작할거다. 그리고는 Industrial Engineering is concerned with...로 시작하는 복문의 꽤 긴 명구를 달달 외우게 한다. 누가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하라, 그리고 시험에도 불시에 종종 낼꺼다.

전공자들 중 어떤 사람은 산업공학을 mouth engineering이라고 한다. 풍자에 나타나는 기술경영컨설턴트를 떠올리는 것이 좋을 듯. 또는 노동자를 최대한 쥐어짜서 자본가의 이윤축적을 도와준다는 식의 운동권적인 자조를 할 때도 있다. 때로는 산업공학은 2차대전때 전술로서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기도 한다. (U보트 침몰작전이라던가.) 하지만 산업공학 본연의 분야를 생각하면 역시 Time-Motion study이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를 볼때마다, 저렇게 비꼴수가! 하는 생각이 든다(괜히 혼자 찔려서). 시간 공간 동작의 생산성 향상, 전문화, 분업화 등등의 말과 함께 저 전설적인 산업공학의 대부 F.W.Taylor와 Frank & Lillian Gilbreth 부부가 떠오르면서. 학부때 홍일점이었던 나는, 특히 First Lady of engineering이라고도 하는 Lillian Gilbreth에 대한 흠모와 경쟁심이 있었는데, 아이를 하나 낳고 나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었다. 하나도 힘들어 죽겠구만, 어떻게 한 타스나 되는 아이들을 말짱하게 기르면서 박사 교수 연구 다하냐고. 그건 틀림없이 부부협력이 잘 되었기 때문일거야 라고. 범인이 이해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닌것이다. 개인적으로 INTJ의 성격이 있기도 하지만, 매사에 스케줄화, 도식화, 작업장의 정리정돈 뭐 이런게 안되어있으면 좀 불안해하는 것도 어쩌면 전공때문인지도 모른다. 설걷이를 하면서도 늘 대접, 공기, 숟가락, 젓가락이 건조대에 놓일 위치가 신경쓰이고, 가끔 효율적이어 보이는 위치로 바꿔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젓가락의 위아래가 바껴서 놓여있는 것도 신경이 쓰일만큼. 하루가 시작되면 할일이 뭔지, 반찬 재고는 어떠한지, 빨래를 세탁기에 돌려놓고 그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오늘 할 수도 있는 일과 미루면 안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올리고 있으니. 아이가 어질러놓은 장난감을 치울때는 재질별 종류별 크기별로 나름대로의 각종 기준에 의한 분류를 척척 해놓아야 마음이 편하다. 한번 어느정도 기준을 만들어 놓아야 다음에 고민하지 않고 재빨리 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늘 궁리하는 것처럼 일이 진행되지는 않는 다는 것을 잘 알지만, 아무튼 옷걸이를 봉에 걸을때의 일관되고 편리한 방향을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걸어두는 같이 사는 남자를 보면 화딱지가 난다. 도대체 혼돈과 무질서의 세계에서 온 남자랑 맺어진 이유가 뭘까 고민하면서. 앗! 교수님이 늘 말씀하시던 industrial engineering minded people이 된다는 것이 혹시 이런 것이었을까? ^^;;;
쓰고보니 엄청 긴데, 산업공학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만 한다는 것도 어쩌면 전공강박증?

전공이 달라진 요즘은 신경을 끄고 있지만, 전에 산업공학을 전공하다가 중간에 그만둔 ChatMate도 절실히 느낀바 있는 문제다. 그래도 요즘 사람들은 산업공학에 대해 맞든 틀리든 어느정도는 들어 아는 것이 있더라.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닌가!?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팅이나 소개팅을 하러 가면, 산업공학이 뭐하는 학문인지 설명해야 한다. 참으로 여러 가지 분야를 건드리고 있지만, 요즘에는 딱히 제대로 건드리거나, 주도해 나가고 있는 이슈가 뭔지 모르겠다. 어정쩡하게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가고 있는데, 가끔 내가 업공학도였는지 의심스럽다. --이지수
HCI쪽에 관심있는데 좋은 정보가 있으면 가르쳐 주세요. 이 부분에 관하여 회사의 요구가 있어서...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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