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러나라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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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모키안들이 체험한 세계 여러나라의 서점.




1. 미국

반즈앤노블스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 중심적이다. 매장 내에 주로 작은 커피점(커피 정말 맛없는 스타벅스같은..)이 있어서 새책을 아무거나 집어 와서 의자에 앉아 커피 마시고 빵이나 쿠키 아작아작 먹으며 글을 읽어도 아무도 눈치주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선 책을 다시 갖다 제자리에 꽂지않아도 된다. 또한 매장의 곳곳에 작은 테이블과 의자, 또는 푹신한 소파가 놓여있어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앉아서 (혹은 다리 쭉 뻗고 늘어지게 앉아) 책을 읽을 수가 있다.

또 미국의 메인스트림 서점 중에는 보더스가 있다. 보더스에서는 음반도 꽤 폭넓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뎡만은 보더스나 반즈앤노블스 등 대형 체인 서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의외로 구색이 별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주분-도착에 걸리는 시간이 길다. 점원들의 수준도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단 하나의 예외는 버클리의 반즈였다. 보통 동네와 대학가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잘 찾아보면 미국에도 헌책방이나 체인이 아닌 개인 운영 책방이 많다. 이런 책방 중 규모가 큰 곳에서는 저자의 낭독회나 사인회가 열리기도 한다.

2. 영국

특화된, 유서깊은 서점이 많다. 한 두가지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서점, 역사가 백년이 넘는 서점 등. 들어서면 그 장소의 크기나 휘황찬란한 조명, 양탄자 등이 손님을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고 서가에 꼽혀있는 책 하나하나가, 점원들의 박식함이 우리를 감동시킨다. 일면 손님의 편의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듯한 미로 같은 구조와 앞으로 고꾸라질 듯한 서가는 용산 귀퉁이에 자리한 헌책방을 연상케 한다. 오래된 것일수록 더욱 가치를 빛내는 영국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문화재"가 아닐까.

영국에도 보더스가 들어온 모양이다. 영국 내 체인 서점으로 워터스톤즈가 있다. 피카딜리 스트릿 한 군데에만도 꽤 여러 군데의 서점이 존재한다. 서점 찾기가 퍽 쉽고 영국 물가에 비해 책값이 싼 편이다. 채링 크로스 주변에 특화 서점이 꽤 많아서 시간 보내기 좋다.

Hay on wye 라고, 헌책방이 모여있는 마을로 꽤 유명한 곳이 있다. 이 마을은 하나의 거대한 헌책방과 같아서 보이스카웃이 견학와서 머물다 간다거나 하는 일도 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책을 산 다음 우체국에서 박스에 담아 집으로 보내면 편리하다.
http://www.hay-on-wye.co.uk/

3. 호주

유독 자연에 관한, 원예에 관한 책들이 엄청난 인기. 격리된 대륙이고 뱃길이나 항로도 이만저만 먼 것이 아니기에 가급적 자급자족하려하고 책이건 뭐건 한 템포 느린 것 같다. 독특한 주제를 다루는 소형 서점들이 많다. 영국의 분위기와 흡사한 면이 많다. 동성애 관련 책만 다루는 서점, ScienceFiction만 다루는 서점, 셀프헬프 전문 서점들이 시내 몇 발자국 내에 오손도손 모여있다. 호주의 지리학적 특성 때문에(북미도 비슷할 듯) 거의 모든 문화적 시설은 시내에 모여 있다.

4. 중국

종교 관련 서적과 동양 고전을 찾기가 무척 힘들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유도 있고 사회체제와 공권력의 영향도 있다. 조그만 서점은 별로 없지만 도시에 큰 서점 하나쯤은 있다. 서점 크기에 비해 있는 책 수는 빈약하다. 계획 도시의 썰렁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느낌이다. 뭔가 안맞는 옷을 입은 것 같기도 함.

베이징의 신화서점에서 통로에 주저앉아 책 읽는 수많은 사람들(일부는 책을 필사하고 있었다. -.-)을 봤을 때 우리나라를 따라오는 중국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서점에서 본 대부분의 일반 책들은 우리나라에서 불법으로 제본한 책을 연상시킬 정도로 심플한 디자인이었는데 책값의 거품을 빼는 데 한 몫 하는 것 같았지만 인쇄가 깔끔하진 않아서 가독성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손실을 본 것 같았다.

장춘에서 대학 다니는데, 점심으로 3위안을 쓰고, 책은 보통 100위안쯤 한단다. 서른 세 배. 우리나라로 치면 3000원짜리 점심을 먹고 10만원짜리 책을 보는 셈이다. 이래서야 가난한 학생으로선 쉽사리 책을 볼 엄두가 안날 것이다.

5. 말레이지아

문화적, 정치적, 역사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듯 싶은데 어느 서점을 가도 영어로 된 책들이 최소한 삼분의 일 이상은 된다. 중형 서점 정도에 가면 말레이지아가 다인종 국가임을 보여주는 듯, 거의 인종 비율(혹은 각 인종의 말레지아내에서의 위상)에 맞게 책이 나열되어 있다. 그리 크지도 않은 서점에서 중국어, 영어, 말레이어 등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다. 최근 들어(90년대 이후) 말레이지아의 정책 변화로 자국어와 자국민 우대 등이 중요해지면서 초등학교에 있던 영어 사용도 폐지하고(그래서 말레이지아에는 젊은 애들보다 나이든 사람이 영어를 더 잘한다. 우리나라의 일본어를 생각해 보라) 미국 문화에 대한 정부의 반감 등의 영향으로 영어책이 좀 줄어드는 것 같다.

6. 독일

서점이 많기도 하고, 어느 서점을 가도 수준이 있다. 한번은 교외에 위치한 그리 크지 않은 역의 구내서점을 들어갔는데, 전 분야에 걸쳐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 같이 보이는 서가를 보면서 놀랐고, 그와 동시에 우리나라의 역구내 서점 - 이라도 있으면 다행이고 대부분은 신문 가판대 뿐이지만 - 을 같이 떠올려 머리 속에서 비교해 보았다. 기차역의 구내 서점에서 정치학 코너를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국에서는 한번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7. 캐나다

캐나다의 경우, 미국과 마찬가지로 공공 도서관 시스템이 상당히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책은 구입하기보다는 '빌려 읽는 것'이라는 생각이 어릴 적부터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인지,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소재한 'The World's Biggest Book Store'는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규모도 작았고, 구비된 책의 수와 종류도 한정되어 있었다(교보문고의 1/3도 안되는 규모에, 외관이나 인테리어 스타일은 종로서적과 유사. 반면 도서관은 대체적으로 교보문고를 능가하는 규모나 시설을 갖추고 있었음).

또한, 쇼핑센터마다 체인점 형태의 중소 서점이 있긴 하였으나 이들의 주된 취급 품목은 선물용 서적으로, 정작 지식충족의 목적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곳은 서점보다는 언제나 도서관이었다(더불어 다민족 다문화 국가이긴 하여도 공용어는 엄연히 영어인 관계로 책방에서 판매되는 책은 주로 영서에 국한되었던 반면 - 물론 다운타운에 독일 서적, 이슬람 서적 등 언어나 종교 혹은 사회주의와 같은 특정 사상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규모 서점이 다수 존재하긴 하였다-, 도서관의 경우에는 토론토에서 가장 큰 공립 도서관인 Toronto Reference Library든 혹은 한인타운내 소규모 도서관인 Bloor Library이든 규모와 지역에 상관없이 적어도 5개국 이상의 언어(영어, 불어, 독일어, 일어, 중국어, 한국어, 베트남어, 이탈리아어 등등)로 된 서적, 잡지, 시청각교재를 모두 접할 수 있었던 관계로 도서관은 그야말로 별천지처럼 생각되었다.

또 다른 한인 밀집거주 지역인 North York Library의 경우 음악서적 코너 주변에 피아노 연습실까지 마련되어 있어 언제든 미리 신청만 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서점들이라면 Chapters, Indigo, Coles 정도가 아닐까 한다. Chapters와 Indigo는 대형서점으로 분류되나, 우리나라의 대형서점에 비교하면 규모가 그래도 작은 편이다. Coles는 주로 쇼핑센터에 있는 소규모 서점이다. Indigo는 가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Chapters와 Coles는 스타벅스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항상 같이 붙어있다.. 책 몇권 집고 (계산 안 한 상태에서) 에스프레소 한잔 시키고 시간 죽치면 좋다.

딱히 헌책방이라는 개념은 없다. 하지만 가끔 도서관에서 낡은 책들을 떨이로 쇼핑센터에 내다 파는데, 수십달러짜리는 될 듯 싶은 두꺼운 하드커버 책들도 $1CAN, 어지간한 소설책 간은건 25센트면 살 수 있다. 도서관에서 몇 년씩 묵은 책들이라 지저분하고 사람 손을 많이 탄 책이기는 하지만...오래된 책들을 아주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멋진 기회다.

온라인서점은 위의 Chapters, Indigo, Coles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듯 싶은 http://www.chapters.indigo.ca 가 있지만, CafeNoir는 주로 http://amazon.ca 를 이용한다. 아마존 쪽이 책이 좀 더 많고, 운송이 빠르다.

8. 일본


일본 서점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서점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다만, 작은 서점이라도 만화책 코너가 반드시 다른 코너와 더불어 '당당히' 중요한 장소에 자리잡고 있으며 거기에 항상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사람이 몰려있다는 점이 약간 달라보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 표지를 포장지로 포장해주는 것이 default 옵션으로 되어 있는 듯, 특별한 주문이 없으면 무조건 책을 한 권 한 권 포장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도 80년대말경까지 서점에서 책을 포장해주는 관습(?)이 있기는 있었다.

또한, 일본은 헌책방 시스템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일본은 주택이 매우 좁기 때문에 많은 책을 둘만한 장소가 없어서 헌책방이 발달했다는 분석이 꽤 설득력있어 보인다. 헌책방거리로 유명한 도쿄(東京)의 진보초(神保町)에는 매우 많은(어느 인터넷문헌에 따르면 약 130여 개라고 한다) 헌책방이 즐비해 있으며, 모든 종류의 책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가게는 물론, 인문사회과학, 문학, 자연과학, 만화, 미술,... 등등 특화된 분야만 취급하는 가게도 많다. [http]세계 제일의 헌책방 마을 '진보초'

PlusAlpha는 업무상 출장차 일본의 대형서점을 돌아다니다가 99년 가을 오사카(大阪)에서 개점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아주 감동적인 서점을 발견한 적이 있다. 준쿠도(Junkudo, 淳久堂)라는 이름의 대형서점인데, 내부의 분위기가 매우 조용하고(옆사람과 대화를 소곤소곤 해야 할 정도로), 키높은 서가가 분야별로 널찍한 간격을 두고 늘어서 있고, 한쪽 편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이 주욱 놓여있어, 서점이 아니라 마치 도서관의 개가식 열람실에 와 있는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서가 옆에는 슈퍼에서나 볼 수 있던 쇼핑바구니가 쌓여있어 한꺼번에 여러권의 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점이 이래도 되는거야? 하는 걱정 아닌 걱정과 감동에 거의 충격상태에 빠졌었다. :) 책을 사고 나면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구입금액의 약 5%에 해당하는 쿠폰을 주고 그것으로 그 건물 1층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나중에 일본에 오면 꼭 다시 와봐야지 하면서 수첩에 찾아가는 길을 적어놓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오사카 JR東西線 北新地(kitashinchi)驛 11-5출구를 나와 왼쪽으로 약 150미터(?)... 堂島アバンザ빌딩 내|}}

그러나 다음번 도쿄에 갔을 때 준쿠도의 분점이 도쿄에도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반갑게 기대하며 찾아갔는데 이번에는 오사카에서 봤던 그모습이 아니라 보통 대형서점과 같은 복잡한 분위기여서 실망했다. 같은 '준쿠도'라도 매장에 따라 분위기는 달랐던 것이다.


9. 싱가포르


싱가포르에는 Boarders가 거의 우세한 시장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영국이나 미국과는 달리 서점 내에 카페같은 건 없습니다.(적어도 제가 방문한 오차드로드에 있는 것은요) 70% 이상이 영어서적이며 그 외 중국어서적도 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책을 사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책을 보는 사람들은 아주 많은데 막상 구입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어권 서적을 구입하시려는 분들은 싱가포르에서 구입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니까.. -공중부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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