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가진부모는무조건이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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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후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명절이 되면 어느 부모님을 먼저 찾아 뵈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내 남자친구왈 "우리부모님 먼저 찾아 뵈야겠지?" 하는 것이다.

난 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여권이 어떻고 저떻고 해 본적도 없다. 한 인격체로서의 확실한 자아정립을 위해 여자니 남자니 하는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지껏 살아오면서도 여자기 때문에 손해본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여자이기 때문에 울고 싶을때 울어도 별 흉이 안됐고 편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길로 갈수 있도록 배려를 받았다. 오히려 여자이기 때문에 누릴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았다. 적어도 여지껏은. 그런데, 내 남자친구의 이말 한마디가 내 모든 착각을 무너뜨리고야 만것이다.

내 남자친구의 흉을 보자는게 아니다. 왜냐하면, 그도 한국에서 생의 대부분을 자라온 한국남자이기 때문에 어쩌면 위와 같은 자신의 대답에 놀라워하고 서운해 하는 날 이해 못하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남자친구는 2남 1녀중 장남이구 난 1남1녀중 맏이다. 남자친구의 동생들은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내 동생은 멀리 타지에 나가 있다. 다시 집으로 오려면 몇년 더 있어야 된다. 내가 결혼을 하고 나면 우리 부모님은 단 두분만 남게 된다는걸 남자친구도 잘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명절이 되면 당연히 자기 부모님을 먼저 찾아 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명절날 누구의 부모님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때 난 남자친구의 입에서 "당연히 너희 부모님이지"라는 대답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연히 우리 부모님이다"와 같은 대답은 더더욱 아니었다. 난 뭔가 절충안을 내놓을줄 알았다. 이를테면, 한번 자기 부모님을 우위에 뒀으면 그 다음번에는 우리 부모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당연히라니... 왜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냐고 물으니 그게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그렇게 하고 또 일반적으로 그렇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또 자신은 장남이기 때문에. 그럼 우리 부모님이 서운해 하시는건 어떻게 하냐, 명절날 두분만 계실텐데 했더니 "이해하시겠지" 한다.

이 문제때문에 한참을 싸웠다. 남자친구는 내가 화내는 이유를 단순히 기선제압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것에 있다. 딸가진 부모는 명절날 소외돼도 이해해야 한다니. 그래도 배울만큼 배웠다는 젊은 사람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 남자의 이런 사고 방식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저 말싸움이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만...
아예 찾아뵙지 않는다는게 아니고, 단지 어느 분들을 먼저 찾아뵙느냐는 것을 가지고 그렇게 싸우셨다면, 제가 그 당사자인 남자라고 해도 이해 못할 것입니다. 겨우(누구에겐 아닐 수도 있겠죠.) 만나는 순서갖고 소외@#$% 라는 말까지 쓰기엔 좀 심한거 같습니다.
저는 남자이고, 여자들이 결혼상대로 그렇게 싫어한다는 장손입니다. 딴지 대환영입니다. :) ~ -- bab2

짧은 소견이지만, 개인적인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아마도 남자집에 제사란 것을 지낼 터인데 제사에 여자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뒷자리에 있습니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앞자리는 헤게모니를 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회적 문제란 것은 대순진리회와 같은 동학의 계열을 있는 종교집단들을 방문해 보시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대순의 사이비논쟁을 하자면 저는 사이비라고 생각합니다. - 이들의 종교활동이 경제활동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여자도 제사를 지내며 여자가 앞자리에 서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그래서 여자가 많은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식민잔재인 호적제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족보와 더불어 완전히 비과학적인 권력자의 통제논리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남자인 저도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불만으로만 간직하지 않으면 사회생활에 상당한 애로상황이 있습니다. 기실 과거 농업중심의 사회에서 가부장이 모든 권력과 재산과 지식(1년에 한번의 농사경험을 염두에 둔다면 평생 30번정도의 농사경험을 체득할 수 밖에 없음.)을 통제하던 시기의 잔재가 지금에까지 남아 나보다 많은 지식과 능력을 가진 조카에게 삼촌노릇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면, 남자에게 돈쓰기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결국 가진 것은 알몸밖에 없은 현실에서 연애를 할려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일삼아야 하겠습니까?
우리가 배운 것이 식민지 잔재와 어줍잖은 서양지식이라면 배우면 배울수록 사람꼴을 내기가 어려울 것은 당연지사이니 상호 어려운 사회생활을 함께 이겨나간다는 관점에서 지혜를 모으기에도 바쁘지 않은가합니다. 한국의 여자가 그나마 생활력과 지혜가 세계의 여타 여성들에 비하여 두드러진다는 평가이고 보면 아마도 여성의 이름으로 남성을 포용한다는 관점이 가장 현실적인 것으로 사려됩니다. - 이정호

이 페이지에 적절한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위에 bab2님의 말씀 중 여자들이 결혼상대로 그렇게 싫어한다는 장손 구절을 보고 생각나서 끄적입니다. 저도 장손인데, 아무래도 장손을 꺼리는 이유가 부모를 모시는 문제와, 제사 문제가 크겠죠? 부모님을 모시는 거야 어쨌거나 누군가는 모실 테니 (뭐 부모님이 끝까지 따로 사실 수도 있지만) 그렇다치고, 제사의 경우, 제 아버지가 2남 3녀 중 장남인데, 제사나 명절을 저희 집과 작은 아버님 댁에서 번갈아가며 지냅니다. 설은 저희 집, 추석은 작은집, 할아버님 제사는 저희 집, 할머님 제사는 작은 집...등등.. 저는 그걸 스무해동안 보면서 자랐는데, 대학생이 되면서 서울에 와서 그 얘기를 했더니 다들 놀라는 겁니다. (제 고향은 제주도) 그래서 이게 우리 집만 유별난 건가 했더니만 고향 친구들은 다들 저희 집과 비슷하게 하더군요. 아주 공평하게 나누지는 못해도 꽤 분담을 합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 저희 집에서 제사를 할 경우는 작은 어머님이 오셔서 같이 준비를 하시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 제가 보기에는 훨씬 좋더군요. 제 친구가 (그 집도 큰집이라) 제사때 어머님 고생하시는 얘기 하는 거 듣다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음.. 여기까지만 얘기하고 끝내면 좋겠지만... ^^ 물론, 저희 집안 역시 여자들만 일을 한다는 고질적인 병폐는 똑같습니다. 저 역시 놀고 먹기만 하는 입장이란 것을 자아비판해야겠군요. 최근에는 일을 거들려고 시도했는데, 일단 어른들이 더 어색해 하시고, 위에서 말했듯이 준비를 작은어머님과 (때로는 고모님들까지 들러서) 같이 하시는 터라 들어갈 자리도 없네요. 그저 잔일 - 상 내오고 빈그릇 치우고 식탁 나르고 닦고 - 정도만 하게 되네요. 지금 거들기 시작해야 결혼후에 "에미는 안 돕더니 색시는 돕냐"라는 말을 듣지 않을 텐데요. ^^; .

(참, 이 분담 체제가 제주도 전체의 일반적인 경향인 것인지는 여지껏 확인 못 했습니다. 게을러서...)
-- Raymundo
일반적인 제주도 전체의 경향은 아니었으나 요즘 들어 점점 분담 체제로 변환 되어 가고 있습니다.

Echo는 위의 문제가 조금 근본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라는 말에 담겨있는 상투적 관습은 가부장적 사회의 질서를 그냥 따르겠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이 문제는 서로의 의견이 교환되어어져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순서가 무슨 문제냐에 앞서서 관습과 관례에 대한 문제제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것이 불만인것이리라 보입니다. 여성에게 있어 소외감이란 다름아니라 자기가 믿고 의지하는 남성이 사회에 만연된 관습과 관례에 따르려는 안이한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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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윗글을 썼을때는 좀 흥분한 상태였는데요, 전 단지 어떤 분을 먼저 찾아뵙냐 같은 단순한 순서에 대해 불만을 품은게 아니었음을 밝혀 두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남자친구도 그때 있었던 일을 두고 그저 "말싸움" 정도로만 치부해 버린다는 사실에 굉장한 실망을 했음을 밝히고 싶군요. 이건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까요? 여자가 결혼을 하면 당연히 남자쪽 집안에 "종속" 되어야 한다는 그런 발상말이죠. 그렇지 않고서야 당연히 남자집안이 우선이 된다는 말이 어떻게 나오느냐는 겁니다. 남자쪽 부모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여자쪽 부모는 "딸가진 죄인" 이기 때문에 무조건 이해해야 하는 건 아니지요.

전 호칭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여자는 남편의 동생들을 도련님, 서방님, 또는 아가씨라고 부르죠. 옛날 조선시대에 집에서 거느리는 하인들이 쓰는 똑같은 호칭을 사용합니다. 반면 남자는 자기 부인의 동생들에게 뭐라고 부릅니까. 처제, 처남, 때에 따라선 그냥 이름으로 불러도 무방한 경우가 더 많지 않나요? 남자가 그저 처의 여동생, 남동생이라는 뜻으로 부를수 있다면 왜 여자는 부제, 부남처럼 똑같은 뜻의 호칭이 발달하지 않은건지, 오랜 유교관습에서 나온 남존여비의 잔해가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무슨 운동가가 되기에는 전 너무 귀차니스트거든요. 하지만 때로는 궁금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당연한" 일로 치부되고 있는것들이 오랜세월이 지나 우리의 후손들이 볼때는 "비합리적인" 일로 여겨지지 않을지.
Jamie
귀차니스트라면 궁금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같습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이유가 단지 이라크가 뺏아먹을 뭔가(석유)를 많이 가지고 있고, 세상을 설득하는 논리가 자신이 가장 많이 가진 뭔가(대량살상무기)를 이라크도 조금 가질려고 한다는 사실을 아직 세상이 힘의 논리로 돌아 가고 있음을 단증하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지요. 얼마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모 티비 프로그램에서 94년에 우리나라에 전쟁이 날 수 있는 상황에 우리 나라는 아무런 결정권은 물론이고 그 과정에 아무런 정보조차 가지지 못했다고 방영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전쟁의 여부와 시기를 순전히 미국이 결정하기 때문인 즉, 약소국인 우리는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세상이 이렇게 돌아 가고 있는 바에야 권력에 소외된 여자의 지위 또한 같은 논리로 쉽게 이해되겠지요. 노무현대통령이 올해내에 호적제도를 폐지한다는 신문기사가 나왔지만, 현재처럼 권력과 거리가 먼 여성의 위치를 생각하면 또 한 번의 논란으로 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그래왔으니 변화를 위한 의지가 없다면 참고 지내는 것도 세상을 살아 가는 한 방편인 듯... 이정호
이건 두 분의 맘 가짐에 있다고 봅니다. 누구의 집에 먼저 간다기 보다는 예를들어 남자 집에 갔을 때에는 남자가 여자분에게 미안함을 갖는냐 여부와 여자분이 그걸 알아주고 이해해 주면 된다는 거죠. 반대 상황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구요. 지금 님 말씀대로라면 남자분의 마음에 미안함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서 좀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그리고 제가 제안하나 해보겠습니다. 1남1녀라고 하셨죠? 만약에요 동생분의 부인이 명절 때 자기(부인)집에 먼저 가야 된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면 님의 맘을 어떻겠습니까? 주위에 이런 경우가 좀 있어서 분쟁에 휘말린다 싶으면 이런 가정을 해보라 그러거든요. --양인현

저도 사실 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적어도 해방논리에서의..) 이젠 남들이 절 페미니스트라고 하건 말건, 제가 페미니스트이건 말건, 별로 개의치 않기로 했습니다. 여하간 많은 현상을 사고방식의 차이나 구조적인 문제라고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건 싸움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와 남자의 문제라고 보기엔 실은 적절치 않을수도 있는 문제일수도 있지만, '당연시'하는 사회풍조와 태도가 결국 '한국남자들의 남성위주의 사고방식'이라는 점을 여성들로부터 지적하게 만들고, 그 지적을 남성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가치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게 하면서 남성대여성의 문제로 바뀌게 하지 않는가 하는 느낌을 받게 하네요. (물론 전통가치관에 도전이 또한 남성대여성의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 많긴 하지만, 이 선에서 타협점을 만들도록 하죠.) 더구나 집안마다 가풍이라는 것 때문에, 그리고 그 차이가 현격하게 존재하는 관계로 더욱 큰 잡음 혹은 상처등이 발생되는 것 같은데, 제 가족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요즘 세상에 누가 딸아들 구별하는가?'이지만, 가족울타리를 벗어나서 바라보니, 꼭 그렇지는 않더군요. 저는 여동생 하나만 있는데, 엄마는 한 번도 저나 동생에 대해 '시집보낸다'는 표현을 쓰신적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그것이 결코 우연의 일이 아니더군요. 사소한 문제인 듯 하지만, 그것 하나로도 제가 지닌 결혼관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남편의 부모를 먼저 뵙느냐, 아니면 그 반대이냐가 아니고, 남편의 부모를 먼저 뵙는다는 것을 어떻게 당연시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 있는 듯 합니다. 만약 제 경우라도, 어떻게 그것을 당연시 하느냐, 부모면 같은 부모지 그것에 위아래가 있음이 아닌데.. 아무리 부부간이나 연인사이더라도 그런 문제에서는 양해를 구하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지 않겠냐.. 하면서 '남자 길들이기'라고 흔히 공격받는 그것을 시도했을지도 모르지요. 사실 자존심의 문제는 아닌데,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파르르 하는 면이 있어서 (그것이 자존심 싸움으로 갔다가는 참 우스운 꼴이 될수도 있는데) 어쩔 땐 자존심보다 훨씬 강한 의무감을 갖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이런 여자친구를 둔 남자들은 으레 내 여자친구는 좀 피곤해.. 내가 이해해줘야지 하면서 아량있는 척 하는데, 사실 이것은 그런 문제도 아니죠. 님의 첫글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근본적인 문제예요. 예와 효의 가치를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그릇된 태도이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예요. 사실 여자와 남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이유는 저는 여기에서 찾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잘 이해해주지 않죠. 왜냐하면 제가 이렇게 공격해 들어가면 이것은 '개인의 잘못'이 되어 버리지만, 여자와 남자의 문제로 들어가면 많이 희석되어 버리거든요.. 개인의 잘못이라는 점이... 저로서도 한숨 한 번 쉬어주고, 상대방이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한템포 기다려줄 수밖엔 없는 노릇이죠. ㅡ.ㅡa by 열혈여아

저는 장녀입니다. 제 밑으로 여동생이 하나,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1,2년만 더 있으면 성인이 되는 나이라 아무래도 어머니께서 저를 '시집보내는' 문제도 가끔씩 생각하고 계시나봅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께서도 저를 '시집보내는'것과 남동생을 '장가보내는'(이 경우에 '보내는'이라는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것에 차이를 두고 계십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 어쨌든 그런 느낌을 받는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Beatrice

오늘은 왠~지. ( 어젠가? ;) ) '처녀 뱃사공'을 흥얼거리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노스모크에 들어와 보니 "딸가진부모는무조건이해해라"라는 억장 무너질 소리가 있길래 예의 그 노래를 한 번 더 불러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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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처녀 뱃사공이 살았는데, 날마다 노를 저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나른 한 오후 손님은 없고 잠도 물리칠 겸 어슬렁 어슬렁 빈 노를 저으며 사그락 사그락 깔리는 치마폭 반주에 맞추어 바람에 실어 보내는 노래가 있었으니....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그러던 어느 날 한 선비를 배에 태우게 되었다. 배를 탄 선비는 처녀를 보고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처녀의 배를 탔으니 이제 처녀의 낭군이오."

그 말을 들은 처녀가 아무 말 않고 배를 건너편에 대고서 선비가 배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한 마디 톡 쏘았다.

"자네는 내 배에서 나왔으니 이제 내 아들이다."

선비의 청혼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처녀. 이 처녀의 딱한 사정에는 바로 이 '딸가진부모는무조건이해해라'라는 인습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처녀가 청혼을 거절한 것은 바로 그 인습에 항거한 것이라고, 나 혼자 그 카더라 :( ([http] 이야기 버전X를 각색한 맑은 버전,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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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러한 인습의 저편에는 딸가진부모는무조건이해해라를 강요하는 인간을배제한논리도 읽어낼 수 있다. 아들은 어머니의 자식이요, 딸은 어머니가 낳은 어머니. 그러니 실상 딸은 존재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 그리고 '딸 가진 어머니'는 '어머니가 어머니를 낳는' 재귀적 유형으로, 인간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닿지 않는 인간상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식을 낳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딸가진 어머니'는 인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딸가진부모는무조건이해해라! '''어머니의 사랑 그 거룩한 이름으로... (버리기 아까워 안달하며 삐지고 들어갈 자리를 열심히 찾고 있는 미련탱이 곰탱이 밤탱이)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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