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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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에 어긋나는 글을 보면 지적하거나 고치고 넘어가야만 성미가 풀리는 증세.

PuzzletChung은 "...있슴"이 포함된 글귀만 보면 고쳐주고 싶습니다. (SeeAlso 있음있슴)

Astro는 '... 않 하냐?', '감기 낳았어' 등의 말만 보면 고쳐주고 싶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지다 보니 감기를 낳는 사람들도 생겼군요... :)

PlusAlpha는 간행물 편집하는 일을 몇 년째 하다보니 맞춤법강박증 증세가 생겼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맞춤법에 어긋난 것을 발견하기만 하면 그 글에 대한 신뢰도가 나도 모르게 반감되고 만다. 원고 교정을 보다가 틀린 부분을 발견하면 반가움을 느끼고, 거기에 빨간펜으로 교정부호를 표시할 때는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_-

ShowMeTheSource
[http]문장부호의 마지막 항목에 있습니다. 여섯 개는 말줄임표, 세 개는 말없음표입니다. --Puzzlist 아무개
그 소스를 다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통틀어 '줄임표'라 칭하며, 할 말을 줄였을 때와 말이 없음을 나타낼 때 모두 여섯개의 점을 찍고 있습니다. --ChatMate

계절에 어울리는 산뜻한 옷차림에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고, 머리 속에는 고담준론을 갖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맞춤법이 틀린 글로 게시판이나 위키위키 사이트에 도배를 하는 사람은 자기 손으로 자기 얼굴에 먹물을 칠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자주 드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 kcjun
게시판이라면 심하겠지만, 위키위키라면 누군가 그 먹물을 닦아주겠죠 :) . -- 아무개
위키위키가 확실히 좋은 시스템이라는 것은 동감입니다. "정확성은 의무이지 미덕은 아니다"라는 말처럼 맞춤법, 띄어쓰기 정확하다고 그게 자랑거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즉 틀리게 쓰는 것을 치욕으로 생각하지 않고 더 나아가 틀린 것을 지적받으면 반발하는 심리가 문제죠. 그로 인해 틀린 것을 틀렸다라고 말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이런 현상은 비단 글쓰기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의 모든 부문에 광범위하게 번져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라 생각됩니다. - kcjun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한때 기획부서에서 일했습니다. 전략/경영실적 보고서 따위를 썼습니다. 처음 일을 할 때, 제가 쓴 보고서와 품의서가 별다른 이유없이 퇴짜를 먹곤했습니다. 보고서 양식을 바꿔 보기도 하고 글꼴을 변경하기도 하고 내용을 대대적으로 고치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보고서에 오타, 오기, 맞춤법잘못이 있었기 때문에 결재선에서 결재반려가 되었습니다. (초기 트레이닝 단계에서는 사수들이 의도적으로 이렇게 퇴짜를 놓습니다.)

생각해 보시죠. 대표이사나 의사결정자들이 보는 보고서와 자료에 잘못된 내용(오타, 오기, 맞춤법/문법오류)이 기재되어 있다면, 그들이 그 보고서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권위자가 쓴 책이나 글에 맞춤법이나 문법 오류가 있다면 아무리 권위가 높은 사람이 쓴 글이라도 신뢰가 생길까요? 예상이익에 0 하나를 잘못해서 덧붙였다면 (1000000000 10000000000 , 표시 안할 경우) 잘못된 데이터를 근거로 내린 의사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위 예는 맞춤법과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우리가 쉽게 넘어가는 것들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큰 잘못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맞춤법강박증은 경계해야할 것이 아니라 우리말과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져야할 태도라고 봅니다. - 한별

아무개는 대인관계 도중 상대방이 맞춤법강박증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는 즉시 그 사람과의 인간적인 친밀함을 위한 계획을 깨끗이 정리하고 그 사람에게는 그 시간 이후부터 가면만을 보여준다. 아무개는 맞춤법강박증을 포함한 몇몇 이상증세를 나타내는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따로 분류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결벽증, 맞춤법강박증, 잘난체하기 중증, 자격지심 중증, 피해의식 중증인 사람들은 일단 기피대상으로 분류하는 편이다. 이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기피하는 이유는 이와같은 증세를 가진 사람들은,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내가 예상한 대로 성격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무개
예상한 대로의 성격이 뭘까요? 궁금합니다.

진짜아티스트맞춤법강박증이 심합니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인터넷을 시작했을 때는, 게시판에 올려진 글 중에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보이면 댓글을 달아서 고쳐 주는 행위를 계속하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문화를 잘 알아서 물론 저런 일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이런 점에서 말없이고치기가 가능한 노스모크는 저에게 너무나 고마운 장소라는..).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글을 쓰게 되면 몇 번이고 다시 한 번 점검합니다. 거의 결벽증 수준으로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내가 이러니까 남도 이럴 것이다...또는 내가 이렇기 때문에 남도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 내가 본 바가 이렇기 때문에 이렇다. 내가 만약 어떤 종류의 강박증에 빠진다면, 이런 성격일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그 종류의 강박증에 빠져있다면 이런 성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자기 중심적인 사고로 타인과 자기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하나하나씩의 가치 평가를 해나가다 보면, 결국 어떤 것으로부터도 올바른 성찰이나 앎을 얻어낼 수가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속해있는 삶과 내가 속해있는 삶으로부터 경험되는 현실과 이에 대한 인식과 이를 토대로한 자기 삶의 진행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이라는 사회에 대해서 아무리 자기 방식으로 선언을 하고 선포해서 규정한다고 해도,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자료가 없이는 술주정뱅이가 술을 잔뜩 먹고 세상을 저주하거나 옆의 사람을 평가하거나 대상을 보고 판단하는 방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가치없는 말만을 남기게 될 수 있습니다. 유효성이 사라진 문장은 그 누구도 감화시킬 수 없습니다. 이 종류의 강박증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판단은 오히려, 긍정적인 쪽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아무개씨의 의견은 너무 자기중심적이어서 (이 표현은 디씨페인같은데서나 쓰는 말이겠지만) '무효'라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맞춤법을 고치면서, 틀린 사람들을 경멸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쾌감인 사람들도, 약간, 변태마냥,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OrICouldBeWrong).

맞춤법을 지키는 것은 그 씌여진 문장이 가진 유효성이라는 것을 보다 크게 만드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그리고 노스모크에서 마저도, 맞춤법이 틀린 사람의 말은 무게가 확실히 떨어져버립니다.(코메디에 그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 혹 아니라면) 주변 사람들이 쓴 글들의 맞춤법을 꼼꼼하게 고쳐주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문장의 무게를 지켜주고, 그 사람 자신의 무게를 지켜주고자 하는 상당히 이타적인 사람들, 그리고 자기중심성을 어느정도 이상 벗어나 있는 성숙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사람들이 알아서 고쳐주겠지...라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이제 선별해서만 수정을 해주어야, 이 사람들도 밥먹고, 쉴 수 있는 시점이 되는 것이겠죠. 그래서, 맞춤법강박증에 걸리신 분들께서 수정하는 페이지는 꼭, 그 페이지에 글을 쓴 사람들의 무게감을 지켜주어야만 할 이유가 있다는 판단에서 선정된 또는 선택된 몇 종류의 페이지로 한정되는 것 같습니다(맞춤법강박증에 걸린 분에다가 그 페이지를 관심사로 느낄만한 분이어야 고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그분들이 와서 맞춤법을 고쳐주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조금 왕래자도 적은 작은 크기의 페이지가, 솔직히 난삽하고 쓰레기같은 논쟁으로 얼룩지고, 맞춤법 틀린 말들이 여기저기 그냥 굴러다니는 페이지들보다, 사실은 더 뜨겁고, 더 많은 관심으로 따사로왔던 페이지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 강박증은 제가 여러종류의 노스모크 안의 강박증들 중에서 좋아하고 존경하는 강박증 중에 하나입니다. --Roman


namazaki2는 필요이상으로 '맞춤법'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입장에 반대한다. '맞춤법'이 아니라 한글 표기법이나 한국어 정서법이라 해야 의미가 정확하다. 실제 한국어에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발음이 다른 단어들이 존재한다. '닭이'를 어떻게 발음하는가? '닥이'로 발음하거나 '달기'라고 발음하는 한국어 화자집단이 현존한다. 여기에 적합한 표기형태는 '닭'일 것이다. 이를 연음으로 설명하든지, 혹은 음운 탈락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표기법-정서법의 역할은 끝난다. 그런데 강박증에 걸린 사람들은 '닥이'는 틀린 발음이고, '달기'가 옳은 발음이라고 말한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말을 글로 바르게 적기 위해 표기법(맞춤법)을 개발한 것이지, 글을 바르게 읽으라고 정서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맞춤법 매니아들은 이쯤되면 슬그머니 '표준어'라는 만능 연장을 준비하게 된다.

A: '닥이'로 부르는 기준이 뭔데?
K:'닥이'라는 발음이 표준어 규정에 나와있으니 그렇게 읽어야 돼!

강박증 환자들은 어느 상황에서나 자기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자의적인 기준을 만든다. 밥을 먹으면 꼭 세 번씩 손을 씻어야 한다든가, 문을 잠그면 네 번씩 확인해봐야 한다든가, 현관에 들어가기전에 아파트를 일곱 바퀴 돌아야 가족이 죽지 않는다고 믿는다든가... 강박증에서 중요한 것은 행위보다도, 그 횟수와 얼토당토 없는 기준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할 경우 사람들은 이를 강박증이라 부른다. 윗글에서는 '강박증'이 무척 긍정적인 은유로 쓰였지만, 그 단어가 원래 갖고 있는 비합리성을 완전히 희석시킬수는 없다.


이러한 맞춤법이나 표준어에는 민간해석이 따라 붙는다. 예를들어 다르다와틀리다의 예처럼 한국어와 전혀 상관없는 영어단어를 대응시키기도 한다. '다르다'는 different고 '틀리다'는 false이다. 그런데 '틀린그림찾기'는 왜 '다른그림찾기'라고 안할까? 맞춤법과 표준어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표기법과 표준어 이전에 사람들의 언어사용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근본적으로 한국어표기법(맞춤법)의 문제는, 보다 많은 한국어 화자들이 이를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장마비를 '장맛비'로 표기한다든가, 짜장을 '자장'으로 표기하는 현재의 맞춤법은 오히려 맞춤법의 원래의 의도와 모순되는 행위이다. 맞춤법이니 표준어라는 기준은 '보다 많은 한국어 사용자들이 공용할수 있는 형태'에 맞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은 자유로운 토론과 논증을 통한 타협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국립국어연구원'이라는 초법적인 단체가 제시하는 작위적이고 비합리적인 기준을 선호하는 것 같아 namazaki2는 자주 속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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