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

FrontPage|FindPage|TitleIndex|RecentChanges| UserPreferences P RSS

1. 자퇴 에피소드


어느 초여름날 오후, 한 패스트푸드점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대화;

  • 갑: 이러지 마세요. 제가 더 미안해 지쟎아요...
  • 을: 너, 꼭 가야 되겠니?
  • 갑: 네, 저 많이 생각해 보고 결심했어요.
연인들의 이별 장면 같은 이 대화는 자퇴를 원하는 한 학생과 담임교사가 나눈 실제 대화다. 지연(가명)이는 고1이지만 또래보다 4살이 더많은 "성인"이다. 중학교때 이미 자퇴를 한 번 하고는 뒤늦게 검정고시로 중학 과정을 끝내고 고등학교로 진학한 드문 경우의 학생이다.학기초에 이런 사연을 듣고는 유심히 살펴 보았지만 의젓하고 성실하게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듯이 보였었다. 다만, 학업을 따라가기가 아무래도 좀 힘에 부치고 본인 스스로도 "꼴찌는 제가 하게 될거예요."하며 미리 선언을 하기도 하는 등(그러나 정말 꼴찌를 한 건 아니다) 극복하기가 힘이 든 부분이기는 했다.

그러던 어느 월요일, 기말고사가 며칠 안 남았는데 지연이가 아침 조례시간에 안 보였다. 아, 예감이 심상치가 않았다. 집에 전화를 해 보니 그 전날밤에 안 들어 왔다는 것이다. 정작 부모님은 이미 "성인"인 딸 아이의 인생을 본인에게 맡기겠다는 듯 별 반응이 없으시다. 난감했다. 침착하고 사고도 성숙해 보이고 함부로 "사고"나 칠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학교를 나가면 도대체 어디를 가겠다는 것이냔 말이다.이틀 뒤 집에 들어온 지연이를 학교 앞에서 만났다.자퇴를 하겠단다.너 이미 자퇴 한 번 해 봤으면 됐지, 그리고 네가 자발적으로 힘들게 검정고시까지 쳐가며 다시 들어온 학교를 이렇게 허무하게 그만 둬도 되는거냐 등등 할 수 있는 논리는 다 펴 봤지만 끄떡도 없었다.너무나 공손히 담담하게 그리고 미안해 하며.아무런 계획도 없다고 했다. 그냥 나그네처럼 욕심없이 인생을 살고 싶다고까지 했다.

  • 을: 그냥 길을 지나가는 거라고만 생각해. 무얼 하겠다고 생각하지말고...그래도 안 되겠니? 네가 가면 나는...흑.
  • 갑: 선생님 이러지 마세요, 흑...
마침내 지연이를 잡을 수 있었다. 지금은 잘 다니고 있다. 3학년 되면 직업반으로 가겠다고 하며.생각해 보면 지연이는 사랑이 그리웠던 건 아닌가 싶다. 그 날,녀석의 손을 잡고 내일은 학교에 나오라며 배웅해 주었을 때 "선생님, 잡아 주셔서 고마와요. 이제 생각해 보니 누군가 잡아 주길 기대했던 것도 같네요."(TheCatcherInTheRye가 생각나네요.) 이런 말을 남겼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면 교사가 학생의 인생에 얼마나 개입을 해야 하는지에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부모도 인정한 자퇴라 해서 그저 행정관처럼 고개 끄덕이며 서류 처리만 해 주면 되는건지. 지연이의 경우는 또 다르지 않은가? 잡지 않았으면 떠날 학생이고 잡으면 남아 있을 학생이라면, 제 마음 저도 모르는 학생이라면 교사는 끝까지 잡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필이면 이 글을 쓴 다음날 지연이가 면담을 요청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역시 자퇴를 하겠단다. 만 3개월 쯤 견딘 셈이다. 점심 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해 놓고 작전(?)을 짜 보았지만 별 해답이 없다. 지난번 보다 더욱 차분한 모습으로 요청을 해 오니. 그러나 일단은 끝까지 말리는 걸로 방침을 정했다. 들어보니 이유는 전과 동일 했다. 녀석, 많이 힘든 모양이다. 그래도 나는 맵게 소리를 질렀다. "나는 절대로 자퇴 서류에 도장 못 찍어 주니까 다른 선생님한테 가서 해! 부모님도 안 오시면서 자퇴는 무슨 자퇴." 녀석은 내 기세에 기가 질렸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는 교실로 돌아갔다. 아, 되겠다. 지연이가 그나마 이 틀 안에서 운신의 폭을 넓힌다면, 글쎄 야간 자율학습에 빠지는 것, 그 시간에 제 말 마따나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그래도 아무튼 견뎌야 한다, 견뎌야...

그러나

결국 지연이는 겨울방학중에 자퇴하기로 결심을 굳혔고 담담하게 의사를 밝혔다. 나 역시 담담하게 그러기로 했다. 2월, 개학을 하자마자 바로 행정적인 절차를 밟고 그리고 학교를 떠났다.
검정고시를 준비 할 것이고 이럭저럭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그 편이 낫다는 확신이 든다면 그렇게 하렴.

그래도

나는 (너보다는) 범생이 인생을 살아서인지 자꾸 잡고 싶었어.

2. 유형별 자퇴

2.1. 막가파

주로 중학생들의 경우였는데, 장기간의 가출뒤에 부모가 와서 처리한다. 부모도 자식을 거의 포기한 상태이다.

2.2. 소신파

언론에 보도되는 소신파 학생들의 선택. 검정고시를 쳐서 고교과정을 빨리 끝내거나 대안학교를 찾기도 할 것이다. 예술종합학교를 최연소로 합격하고 몇 년 전 책을 내기도 했던 '김현진'양 같은 경우도 이에 속할 것이다.

2.3. 귀족형, 혹은 맞춤식 자퇴

이는 소신형임과 더불어 든든한 부모의 후원까지 함께한다. 주로 유학을 떠난다.

2.4. 무대책형

막가파식 처럼 사고치고 하는 자퇴는 아니나 사후의 계획이나 대안이 전무하다.다만 현재의 학교생활을 우선적으로 끝내고자 함이 목적이다.

무대책 자퇴의 경우라면 교사의 역할이 일정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학교를 떠난다고 대안학교내가꿈꾸는학교가 문열고 기다려 주는게 아닌 이상은 말이다. 막가파식 자퇴를 한 학생들, 대체로 나중에 후회한다는 소식을 들게되는데 그 때의 기분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내 자식이라면 내형제라면 싸잡고 말리고 싶다. 그러나 이런 학생을 잡는 일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지연이의 경우는 아이가 워낙 의젓한 편이고 교사와의 신뢰가 어느정도 형성된 상태라서 가능했지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교사조차도 이 학생이 학교 밖에서 더 행복하지 않을까 잠시 헷갈리기도 했고.

2.5. 소심파

직접적인 자퇴는 못했지만 마음은 이미 자퇴한 사람. 학교를 다닌다고는 하지만 의미 없이 무기력하게 다니는 사람.

2.6. 한마디

저는 가끔 교복입은 친구와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 알수없는 위화감을 느낍니다. 자퇴의 후유증 같은 거겠죠. 저는 학교가 참 싫었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하루가 싫었고, 의미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싫었고, 잠에 빠져있는 학교도 싫었고, 그들을 포기한 선생님도 싫었습니다. 나름대로 즐겁긴 했지만... 저는 내 삶의 한 순간을 그렇게 흘리기 싫었습니다.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학교안에서는 볼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봤고, 만날수 없었던 많은 사람을 만났고, 경험할수 없었던 것들을 경험했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휘랑

일정 연령 때까지 반드시 공교육의 테두리 안에 머물러 달라는 건 이제 무리 아닐까요? 현실적으로 그들이 갈 데가 없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난도

기린은 자퇴하지는 않았지만 이 소심한 자퇴파에 속할 듯 싶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넌 그때 하루만 더, 하루만 더, 이러고 사는 것 같았어' 선생한테는 개겨서 찍히고, 애들한테는 밉보여서 밟히고, 남자한테는 차여서 울었다. 공부는 혼자하거나 맘맞는 과외선생이랑 하는 쪽이 효율이 좋아서 수업에도 흥미가 없고, 중학교 때부터 애들은 내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며 잘난척 한다고 싫어했다. 외고였다면 진작에 자퇴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뭐 고교장 추천으로 대학간 주제에 자퇴 운운하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나는 그럼 무심파인가? 웃기는 일이지만 목적과 결단과 행함도 중요하지만, 자퇴를 하건 안하건 결과가 좋아야 인정해준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아니라 사회가...한때 학교를 자퇴하는게 유행인적?도 있었다.

뭔가, 자기 자신, 그 자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계획이 있다면, 끌려가듯이 사회를 따라가는 사람들보다는 더더욱 강한 "인간"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약자란, 궁극적으로는, 사회에서 벗어난 사람이라기 보다는, 사회에 안온하게 틀어박히려 하는 사람인지도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나는, 사회와 나 사이에 중간지점을 잡아놓고, 그 지점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그러나 그 지점의 포인트는 수치적으로나 여러가지로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Roman

철없던 중학교 시절은 그저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고등학교시절 자퇴라는 것에 대한 유혹을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독려하며 고등학교 3년을 끝마쳤고 정말 운이 좋게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사실 우리나라와 같은 현실에서는 자퇴의 유혹이 정말 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본적으로 뭔가 잘못 짜여진 듯한 현실 가운데 그 현실에 순응하며 사는 것 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잘못된 현실이라면 순응하기 이전에 뭔가 문제를 제시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하지만 Kwon은 고등학교시절 그런 생각을 할 만한 사고가 없었고(지금도 마찬가지인가?) 그럴만한 용기도 없었다. 어쩌면 지금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째거나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때문에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Kwon

RedPain은 고등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자퇴를 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 학교폭력은 교사가 학생을 때리는 경우가 더 심각했다. 가끔 몇몇 좋은 교사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너무 소수였다. RedPain이 다닌 학교는 교사 vs 학생의 전쟁인 곳이었다. 아직도 텔레비전에서 교사를 찾는 것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학생편의 최전선에 서있던 RedPain으로서는 이해할수 없는 광경이었다. 보충수업도 하지 않고 야간자율학습도 하지 않고 숙제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맞았다. 맞다가 지치면 못 맞겠다고 대들기도 했다. 결국 자퇴의 길을 걸었다. 자퇴 후 천국이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C언어를 접하고 리눅스를 접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보거나 코딩을 했다. 내가 알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은 대학에 와서 그런 지 내가 자퇴생이라고 색안경 쓰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RedPain

와우!
누군가 자퇴에 관련된 질문을 하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 이곳저곳 찾아다녔었는데..
드디어 만족하는 답을 찾은것 같군요. 기쁩니다. :)
에.. 그런데 난 어디에 속하는거지.. 대략 난감;; --Schizo

3. 자퇴생이 갈만한 곳

중고등학교에서 자퇴했을경우 이들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다.

3.1. 공부가 어떤 식으로든 진행되는 경우

  • 대안학교
  • Home Schooling
  • 입시학원
  • 개인지도 교사와 수업
  • 장정일이 했던 것처럼, 책을 읽는다. 제도권에서 벗어난 제대로 된 사유를 시작한다라는 생각들로 자신을 추스리면서. 때가 되면, 자기 자신만의 글로서 인정받게 될지도 모른다.

3.2. 공부자체가 중단된 경우

  •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각종, 단순 돈벌이 전전 : 여기서 단순 돈벌이란, 노동의 경험을 발판으로 전문지식이나 노우 하우를 축적할만한 일이 아닌 단순히 시간때우고 돈벌기를 말한다.
  • 아무런 계획없이 비슷한 환경의 또래 아이들끼리 어울리며 방황하고 인터넷이나 술, 담배 등에 중독이 되기도 한다.
  • 취직하고 결혼한다.

4. 자퇴생 보호를 위한 사회의 대처방안

  • 방안 1 : 더이상 포기할 것도 없는 마당의 낙오자들. 정신차리면 아무 것도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그들의 학업을 위해 시립, 국립 도서관에 정규 학과과정의 교과서를 비치한다. 어째서 도서관에 교과서가 없는 것인가. --zephid Good Idea! :)
    얼마 안가서 전부 분실될 겁니다. 도서관 뿐만이 아니라 각 학교 도서실에도 교과서는 잘 갖다 놓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다닌 학교와 제 친구들이 있던 학교에는 없었습니다) 갖다 놓으면 애들이 죄 훔쳐가니까요. -- CafeNoir



대안학교를 공식화하고 학생과 비학생의 구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원을 설립한다.
재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에는 단과가 없고 내신 위주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자퇴생들은 혼자서 공부를 해야 한다.
3년 동안 전체 내용을 공부했다는 것을 전재로 수업하는 재수생반이나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강의하는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할 경우,
기초개념이 잡히지 않아 감을 못잡거나 수능보다 수준이 낮은 학습으로 인해 공부할 의욕을 상실할 수 있음.
학교가 싫어 자퇴한 학생들이 다시 대안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민족고나 외고 등, 소위 영재학교와 같이 인정을 해준다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공부를 중점적으로 할 수 있게 되지 않을지..
그냥 Schizo적인 생각 :P --Schizo


5. 참고문헌이나 아티클





"; if (isset($options[timer])) print $menu.$banner."
".$options[timer]->Write()."
"; else print $menu.$banner."
".$time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