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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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의 진솔한 고백이다. 그는 직접 글(여기서 글이란 학교 숙제나 작문 대회, 혹은 사적인 일기장, 레포트나 짤막한 기사 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을 써보기 전에는 이걸 절감하지 못했다. 만인이 볼 수 있는 공적인 글에 내 이름을 단다는 것, 더구나 그 글이 단편적이고 사실만 읊어 내리는 그런 것이 아니고 나의 생각과 사고의 깊이를 그대로 까발려야 할 어떤 무엇이었을 때, 그 중압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글을 쓰면서는 내가 스스로 알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진정 아는 것이 아니라는 충격을 받았고, 얼마 후 그 글을 돌아보고는 내가 왜 이렇게 나 자신도 잘 모르는 말로 덕지덕지 치장을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끄러움. 그것이었다.
늘 그 스스로 다짐하게 되는 것은 내가 진정 아는 게 무엇이고,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고, 어설프게 아는 것에 함부로 말하지 말자는 것이다. 글을 쓸 때에도 객기를 부려서 멋부리려고 하지 말고, 추사의 말(공부하기)대로 정말 정직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말을 하자고 다짐한다. 아직도 멀었다.
내가 안다고 생각한 것을 남에게 가르쳐 볼 때도 내가 진정으로 알고 있는 것인지를 느낄 수 있다.
한때는 이제는 더 공부할 게 없고, 나는 벌써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도달했다..라는 자만심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제와서보면 아직도 꼭대기는 먼데 말입니다. 언젠가부터 모르는것, 모른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른이 된거죠. --레이옷
아는척하고 내가 대단한 놈이란걸 인식시키려고 안간힘을 다쓰고 살아왔습니다. 그것에 반성하고 모르면 모르고 알아도 모르는 척하며 별것 아닌녀석으로 살다보니 정말 저도 모르게 아무생각없이 살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세상살기란 어려운것 같습니다.
처음 읽은땐 다 아는것 처럼 읽은 글이나 책을 1년후 다시봤을때, 너무나도 느낌이 다르고 감탄을 자아내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것 같습니다. 그만큼 글속의 의미를 잘 섭취못했다는건데, 부끄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Dennis
많은 책과 매체를 통한 지식의 섭취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는것일까? 대표적인 예로 책이라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지식과의 만남(?)과 간접적인 경험을 준다고 본다. 간접적인 경험도 마찬가지로 지식과의 만남이지만 이것은 다른이의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자화될수 없는, 문자화되어도 표현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들에 대한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아트락페이지에 ART ROCK을 창간호부터 보았다고 했더니 거북이님께서 그쪽에 정통한 것으로 생각하셨다. 과연 내가 아트락에 대해 글을 읽은 것이 아트락에 대한 지식을 준것일까? 내가 무제오로젠바하에 대해서는 이름과 구성, 앨범명을 다 안다고해도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지 않은 이상 그들에 대해 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관심있는 것중에 하나인 오디오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찬사를 듣고 있는 좋은 스피커가 있어도 내가 듣기전에는 어떨지 모르는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을 겪을 수는 없기에 글들을 통한 지식쌓기는 계속될것이다. 잡종적지식이 아닌 잡다한지식이 될것이라는 생각에 어떤것을 내가 안다고 해야 할 지 고민이다.
제가 좋아하는 교수님이 수업중에 버릇같이 하시는 말씀 '사람이 아는게 없어' --nonfiction
진정한앎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어떤 하나의 지식은 다른 지식을 기반으로 생성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지식에 대해 진정으로 안다는 것은 하위 지식 기반 또한 모두 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럴 경우에는 진정한앎이란 이상적인 개념이 아닌가합니다. --홍차중독
제일 위에 있는 공자가 기록에 남긴 아는 것을 안다고... 는 앎의 표현을 솔직하게 하고, 자만하지말라는 말씀처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따르는 것이 어느정도 활발한 토론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요? 서로의 앎을 끄집어 내어 틀린 것들을 수정해서 더 나은 지식을 만들 수도 있을 텐데... 확실히 안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잠자코 있어라 처럼 들리거든요. --홍차중독
시간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누군가 시간이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순간부터 시간에 대해 모르게 되었다..어디서 들었는데 요즘은 저를 위장하는 말로 자주 사용한답니다. 몰랐다면 또 무슨 말로 변명하고 있을지 --Embryo
어거스틴이 한 말이군요
지금 이 페이지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부합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니컬토끼는 대학교 들어와서, 사회과학 동아리쪽에 발을 담그면서 진정한앎이라는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여전히 결론은 나 있지않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해야할지 계속 생각만 하고있습니다. 미군기지에 계란을 던져야만 진정 알고있는건 아닐테지만, 집회 나가서 김대중 정권의 퇴진을 외쳐야만 진정 알고있는건 아닐테지만,, 가만히 책상머리에 앉아 맑스가 어떻고, 트로츠키가 어떻고,, 이런것 역시 진정 알고있는건 아닐테지요... 하지만 소심쟁이 시니컬토끼는 여전히 생각만 하고있답니다..
see also 나는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