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로기(어학)는 모든 학문의 기본이다. 필로로기가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 공부는, 남들이 게워낸 것만 주워담거나 공상적이고 사변적인 헛소리 밖에 하질 못하는 쭉정이 신세에 지나지 않는다. 학문의 정도를 밟고 자기 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원전의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원전을 찾아 읽는다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 난제중의 난제일수 있다. 한국문학의 경우, 원전 찾아읽기가 그래도 수월하다. 외국문학의 경우, 그래도 그게 영어권작품이라면 그나마 영어는 많이 배우는 추세이니까 그런대로 접근이 가능하다. 그런데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라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쉽게는 한국어번역판 "자본론"을 읽으면 될것이다. 그것이 원전인가? 글쎄... 그것의 원전을 읽으려면 아마도 독일어로 씌어진 원전을 찾아봐야 할것이다.
단테의 "신곡"은 다들 한번씩은 들어본 제목이지만 이걸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영어로는 The Divine Comedy로 번역되고 있으며 이탈리아어 원제는 La Divina Commedia.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서양고전의 번역본은 많은 수가 일본책을 번역한것들. 그 일본책은 이탈리아어 원문을 번역한걸까 아니면 영문번역본을 번역한걸까? 제대로 번역이 되기나 한건가? 이런식으로 원문을 따지고 들어가다보면, 우리가 원전에 가까이 간다는게 얼마나 힘든 문제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니 번역의중요성 역시 놓쳐서는 안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외국어는힘이다. --아무개
(문학서적의 원전에 대해)
번역을 업으로 삼는 제 선배가 말하길, "아무리 번역을 잘해도 원문을 70% 이상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원전에 포함된 싯구들이 그 대표적 예일 것입니다. JRRTolkien 의 반지의제왕 는 국내에서 반지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소설에 포함된 번역된 시들을 읽고 잠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원전의 rhyme을 살린 아름답고 재미있는 시들이 번역을 거치면서 김이 빠져버린 거죠.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라는 책 제목의 원문은 Living, Loving, Learning 입니다. 우리말 번역은 100% 정확하지만, 원문이 주는 멋들어짐은 이미 없어져버린 것입니다. 알퐁스 도테의 "별"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웠을 때는, 도대체 왜 이따위의 (죄송합니다 --;) 소설이 그렇게 유명한 걸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어 전공자의 말로는 별의 프랑스어 원문은 읽어보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소설이니, 시니, 그밖의 교양 문학 서적들이라 할지라도, 원전을 봐야하는 이유는 자명한 것입니다. 줄거리 위주의 날림 소설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되도록 원전을 보는 것이 그 참맛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한스러운 한가지는, 러시아어를 모르기 때문에 전쟁과 평화를 번역서로밖에 읽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우리에겐, 한국어 원전을 볼 수 있는 특혜가 있습니다. 황순원의 "소나기"를, 김동인의 "감자"를,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번역을 통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톨킨의 저서를 원전으로 읽는다는 것은 가치있는 일입니다. 저도 반지전쟁 3 부작을 학교 도서관에서 원전으로 지겹게 읽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hobbit 를 읽었고, 흥미를 느껴서 실마릴리온을 읽었습니다. 읽어보신 분도 있겠지만 실마릴리온은 성경 분위기가 납니다. --; 그리고 역시 상당한 흥미를 느낀 바람에 , 번역되지 않은 Unfinished Story 까지 읽었습니다. ( 톨킨의 미완성 원고를 가지고 그의 아들이 집필한 서적입니다. ) 틀림없이 번역체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언어가 우월하다기 보다는 한글의 어감과 영어의 어감은 같을 수 없으니까요. 물론 번역자의 능력에 따라 어느 정도까지는 커버가 될지도 모르지만 완벽하게 같은 느낌을 줄 수는 없습니다.
물론 언어적 능력이 안될 수도 있고, 사실 외국어로 쓰여진 서적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라는 비용을 요구하니까, 어떤 식으로 읽을까는 독자가 취사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 어쨌든 혹시 판타지 에 관심이 있고, 여기에 대해 논해 보고 싶으신 분은 반지전쟁, 호비트 그리고 실마릴리온을 꼭 읽어보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인과관계가 뚜렷한 굉장한 역사가 펼쳐집니다. 번역본에서는 그러한 느낌을 완전히 죽여놓았더군요. --Nestor
인류의 성공은 언어를 사용할 줄 앎에 있었다고 단언한다.
원전은 아무나 읽을 수가 없다는데에 문제가 잇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이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원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고역입니다. 해서 소설류라면 번역본을 읽습니다만, 시는 전혀 번역본을 볼수가 없습니다. 단, 브레히트는 그 내용만으로도 특별하기 때문에 좋아합니다.--zetap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