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poptosis
질문1: 그런데 개미나 벌과 같은 집단 생활을 하는 생물의 진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거의 완벽하게 각 개체와 집단간의 마찰이 없는 집단 생활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텐데...
답변1 협동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설명드리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기적이타주의에서도 다루고 있는 내용이지만 사회성곤충의 경우 KinSelection(친족선택)이 중요하게 생각됩니다. 친족선택 이 글은 조금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여왕개미와 일개미사이의 혈연도는 1/2입니다. 여왕개미와 수캐미도 1/2가 되지요. 하지만 수캐미가 단성(n)이기 때문에 조금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개미사이의 혈연도가 3/4로 일개미들은 일개미끼리의 혈연도가 수캐미나 여왕개미보다 더욱 가까워지는 겁니다. 참고로 수캐미와 일개미사이의 혈연도는 1/4가 됩니다. 이러한 친족선택의 원리로 인해 개미사회가 유지됩니다. 이 과정에서 여왕개미의 페로몬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이에 관해선 위의 링크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질문2: 그런데 벌이 침을 쏘는 경우는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일인데 이럴 경우는 특히 집단과 개체간의 이익에 혼란이 크지 않을까요?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 이렇게 잡음이 없을 정도로 발전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은 일일 텐데요. 이왕이면 자기가 안 쏘려고 한다든지, 아니면 집단의 화학물질의 발산이 한 개체가 침을 쏘도록 유도한다든지 뭐 그러지는 않나요?
답변2 경제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이기적유전자이론이 이러한 희생을 정말 잘 설명해 줍니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자신을 희생해서 집단을 구하는 유전자가 얻는 이익은 상당히 큽니다. 예를 들어 형제 2명을 구하고 죽을 수 있도록 만드는 유전자가 있다면 그 유전자는 유전자풀에서 수가 늘어나게 될것입니다. 벌의 경우에도 자신과의 혈연도인 1에 비해 자매와의 혈연도가 3/4로 매우 크기 때문에 그러한 희생행동이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이죠. 3/4라는 수치는 상당히 가까운 것입니다. 인간의 부모/자식간보다도 사랑이 깊다고 해야할까요? 결국 집단이 공격당했을 때 희생을 감수하게 만드는 유전자(혹은 유전자집단)가 사회성곤충의 집단에서는 득세하게 된것입니다. 그 특수한 혈연도가 일조했겠죠.
질문3: 희생할까 말까 갈팡질팡하는 녀석들은 없는지 궁금해서요. 그리고 인간의 경우는 쌍둥이(앗..그러고보니 김우재님이..에구구)라고 해도 서로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요.
답변3 당연히 있겠죠. 희생정신이 강한집단에서 갈팡질팡하거나 살짝 도망가려는 유전자는 당연히 득세하게 됩니다. 하지만 곧 그 집단은 도망가려는 놈들로만 가득차게 되겠죠. 그런 집단에서는 또 희생정신이 강한 녀석들이 우세를 점하게 됩니다. 결국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 수립됩니다. 적당한 비율로 말이죠. 인간의 경우는..글쎄요. 인간에게까지 확대시켜 논의하기엔 좀 무리가 있겠죠.
그러고보니 개미중에서도 일 안하고 농땡이 부리는 녀석들이 있다는데 그들 사회에서도 어떤 한 쪽으로 성향이 굳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투고 있나보군요.
그러고보니 개미중에서도 일 안하고 농땡이 부리는 녀석들이 있다는데 그들 사회에서도 어떤 한 쪽으로 성향이 굳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투고 있나보군요.
개미나 벌들에 대해서는 언제나 어렵습니다. 혈연도가 3/4라고 해도... 희생하지 않는 유전자가 발생한다면 다른 개체들이 그를 기억해서 따돌리지 않는 한, 그 집단에서 그 개체가 번성하지 않을 방법은 없어 보이는데요. 개미에게 그런 기억력이 있나요? 아님, 다른 생태적인 조건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예를 들면, 도망가려는 놈들로 일정 비율이 채워지면 벌이나 개미들이 침략자에 의해 정벌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희생적인 개체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승리한다. 이건 마치 집단선택론의 설명같은 걸요... 예가 적절치 못합니다. 좋은 예가 어디 없을까요?
인간의 경우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란성 쌍생아여도 목숨을 바치기 어려운 이유는 속임수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제 생각이 성립하려면 이란성 쌍생아가 같은 성으로(형제 이란성이나 자매 이란성) 존재해야 하는데 그런가요? 만일 그렇다면 마치 일란성같잖아요. 게다가 가끔 쌍생아가 아니어도 형제나 자매가 너무나 똑같이 닮는 경우도 있잖아요. 즉, 이란성이면서 일란성인척 하는 형제/자매가 존재하지 않을까요? 그때 누군가가 희생하고 그로 인해 다른 쪽이 이익을 얻는다면 당연히 희생하지 않는 쪽이 번성하겠죠? 과거에는 DNA검사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같이 태어나는 아이들은 다 쌍생아라고 생각을 했을 거예요. 따라서 쌍생아는 형제(1/2의 혈연도)와 쌍생아(1의 혈연도)와의 중간쯤의 혈연도를 가진 듯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요? DeleteMe이상
석이었습니다. 너무 황당한 생각이 아닌지 조금은 걱정이 되는군요...ㅡㅡ;;
KinSelection 을 인간의 협동에 적용시켜 이해해 보려고 하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지만, 족벌주의 정도만 설명이 가능할 뿐, 그 외의 영역에서는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사회성 곤충에게 딱인 이론이죠... 그리고 아무리 쌍생아라고 해도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유전적 친화도는 쌍생아 형제보다 자기자신에게 더 높게 느껴질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질문4 혈연도가 나와서 궁금해진건데요. 인간과 침팬지는 98%의 유전자가 동일하고, 각 인종도 0.2%의 유전적 차이 밖에 없다고 하던데... 그렇담 같은 인종에서 개체의 차이는 더 적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1/2의 혈연도가 있다느니 1/4의 혈연도가 있다느니 하는 것은 그 0.2%도 안 되는 부분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인가요? 만일 그렇다면 인간은 형제 2을 위해서 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 둘을 위해서도 목숨을 버릴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님 종간이나 인종간 유전자가 동일하다는 말을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요? 갈켜주세요.^^;;{{| The coefficient of relatedness (r) between two individuals is defined as the percentage of genes that those two individuals share by common descent. |}}
즉, 공통 가계의 존재를 상정하지 않고서는 유전적친화도를 논의할 수가 없게 됩니다. 유전적친화도 (Genetic Relatedness)와 염기서열의 유사성 (Sequence Homology)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 물론 넓게 잡아서 모르는 사람과 저도 공통가계를 가지고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혈연선택의 대상은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협동의 진화는 HomoReciprocans 에서 다루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