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내용은 영화메멘토의 스포일러입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읽지 않을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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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메멘토는 사건이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되지요. DVD에는 사건 발생 시간 순서대로 편집된 버전도 포함되어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 번 보고 잘 이해가 가지 않으셨던 분들은 편집버전을 다시 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ChatMate
헤헤헤...이 영화..두번이나 볼게 될줄이야...솔직히 한번보고나서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아죠 근데 한번더 보고나니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이해가 가더군요.놓치부분도 다시 볼수 있어서 더 좋았구요...근데 지금까지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어요 왜 창녀에게 부인 죽던 날같이 꾸미고 그녀의 소지품을 태우는 걸까요?? 아무런 의미가 없을수도 있지만...bites 영화의 대사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너는 너 스스로 자기만족을 얻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조작하는 거야' 그러니깐, 실제로 부인이 죽은 것은 자신이 인슐린 주사를 너무 많이 놔서 그런 것인데, 그 기억을 조작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이, 소지품을 태우면서 레너드가 하는 말이 '과거에도 이런 일이 많았겠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제 처음으로 비됴로 봤거든요.
옥의 티라고 생각 되는 것들.. 레너드는 운전을 어떻게 할 수 있나? 목적지를 운전중 까먹지는 않는가? 어디를 가야지..하고 차를 탄후 가면서 어딜 가는 거였지? 하지는 않는가 하는 점이다. 레너드는 누군가를 보면 주머니속의 사진을 꺼내 비교하는데, 주머니속에 사진 든건 어떻게 기억 하는가? 음..습관이 되어 버렸나? 습관은 기억보다 우위에 있는 것인가? --ZeroCool
레너드는 운전하면서 "내가 어디를 가는 거지?"하다가 주머니를 뒤적뒤적하다가 찾아내겠죠. ㅡ.ㅡ;; 주머니속에 사진이 든 것을 기억하는 것은 레너드가 완전히 기억을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증거의 하나입니다. 레너드는 자신이 이러한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있죠. 그런 병은 분명히 그 사건이 일어난 뒤에 알았을 텐데 말이죠. 레너드는 그래서 메모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결정적으로 감독이 레너드가 기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은 제가 아는 부분은 3개가 있습니다. 첫째, 레너드는 아내와 누워서 아내가 왼쪽 가슴에 "난 해냈다"라는 말을 만지는 것을 기억했습니다. 둘째, 방의 서랍을 처음 열었을 때는 "당연히 비어있겠지"라고 생각을 하고 열었는 데 성경책이 있었고 그 다음 열었을 때 "당연히 성경책이 있겠지"라고 말을 하며 열었습니다. 레너드는 성경책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죠. 총이 있다는 사실은 잊었지만 ㅡ.ㅡ;; 마지막으로 결정적으로 그는 마지막쯤에서 종이에 "TATTOO : FACT 6 ..."라고 적습니다. 문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FACT 5까지 문신을 했다는 것 또한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너무 어려워서 7번이나 봤습니다. ㅡ.ㅡ;; --RedPain
오.. 그런 것이.. 그런 걸 찾으시면서 영화를 보셨다니, 대단하네요.. --지원
- 레너드는 어떻게 운전을 할 수 있나? - 운전은 부인의 사망 사고 전에 배웠겠지요.
- 목적지를 운전중 까먹지 않는가? - 당연히 까먹습니다. 그래서 주머니에 든 사진이나 메모를 보고 찾아가는 거지요.
- 주머니속에 사진 든 건 어떻게 기억하는가? - 영화중 주인공 레너드의 독백으로 이에 대한 해명이 나온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도 쫌 납득이 안가는 해명입니다만, ZeroCool님께서 자문자답하신대로, 습관을 만들어버린 겁니다. 어디로 가야하지?란 생각이 들면 왼쪽 주머니를 더듬고, 이사람이 누구였지?란 의문이 들면 오른쪽 주머니를 뒤져보고...이런식으로 말입니다. --Keejeong
아내와 같이 누워 있을 때에도 레너드의 몸에는 문신이 있었던 것은 단기기억증의 원인인 그 사고가 아내의 죽음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레너드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적고, 적은 것을 믿는 것 같은데, 적는 행동을 통하지 않고도 그 사고에 의한 것이라고 믿게 된 것입니다. 테디가 그에게 차를 어디서 샀냐고 물었을 때, (실제는 "훔친" 것이지만) 아내의 죽음으로 받은 보험금으로 샀다고 대답한 것도 순전히 자신의 추리에 의지한 것이고, 자신이 믿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PuzzletChung
영화를 오래전에 보고 다시 안봐서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일단 레너드는 사고이전에 자신이 담당한 보험환자는 있던 듯 하지만, 그 환자가 레너드의 기억처럼 아내에게 인슐린 과다투여로 죽게하지 않았고 그렇게 한 것은 자신이었죠. 결국 흑백의 부분은 레너드의 기억으로서 사실과 별 상관이 없음을 말해줍니다. 여하간 레너드는 그 환자의 증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따라서 손에 새겨진 환자의 이름으로 쉽게 어떤 클루(자신이 그런 상태에 있다)를 잡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by 열혈여아
어느 신문의 의학 칼럼에서 봤는데, 자전거 타는 법이나 운전하는 법과 같은 행동으로 익히는 기억과 그밖의 주변 상황의 기억에는 기억하는 메커니즘이 틀리다고 하더군요. --카더라통신네 그렇다고 보여집니다. 메멘토에서 레너드가 보이는 증상은 측두엽손상환자의 그것과 거의 같습니다. 간질중에 측두엽부근(해마를 중심)을 기점으로 진행되는 측두엽성 간질이 있을 때 심한 경우 측두엽 절제술을 해주어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환자 HM입니다. 이 환자의 사례를 통해서 측두엽 부근(특히 해마)이 담당하는 기억은 주로 에피소드에 관한것, 말로 되돌려져 설명할 수 있는 기억 등이고 자전거를 탄다거나 하는 등의 몸의 숙련과 관련된 것을 익히는 것은 별개임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환자 HM의 경우 거울에 비친 별모양을 따라 그리는 학습을 오랫동안 시켰는데, 할 때마다는 이런 것 전에 해본적이 없다(해당 에피소드를 기억못함)고는 말하면서도 그것과는 별개로 그 별모양 그리기를 처음해볼 때에 비해 상당량 잘 하게 되는 등의 여러 현상을 보였습니다. by 열혈여아
영화 자체는 이미 대강의 스토리를 알고 있기 때문인지 별로 흥미가 일지 않지만(지금 30분보다 쉬는 중임-_-), 인상적인 대사가 있군요. '기억은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지'. 레너드의 대사인데,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 서문에 언급된 내용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만한 흥미로운 지적인듯. 오늘 나머지 부분을 보았는데, 지루했던 전반부와 달리 긴박감이 넘치더군요.
기억이란 것이 일체의 목적과 가치판단을 배제한 순수사실일 수 없다면, 즉 가능한 여러 편의적이며, 목적론적인 해석 중의 하나일 수 밖에 없다면 결국 누구든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해석, 가장 강력한(행동으로 이끄는) 해석을 취할 수 밖에 없겠죠(그런 의미에서 레너드가 이미 복수를 완료한 후에도 여전히 살인범을 뒤쫓은 건 그것이 그의 생존을 정당화시켜주는 가장 큰 이유 혹은 근거가 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물론 레너드는 일종의 환자이기는 하나, 것두 정도의 차로 설명될 수 있는 부분 아닐지)
한편으로, 비디오 끝부분의 영상해석(!)에 따르면 테디는 진실만을 말했고, 레너드는 결국 복수를 하고도 그 사실을 기억할 수 없었다는 건데, 레너드의 경우 단순히 단기 기억능력뿐만 아니라 본능의 일부 역시 상실한 듯 보이더군요(인지적 기억이 있다면,ㅡ 본능적, 정서적, 감각적 기억이란 것도 가능하겠죠. 마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어떤 물체의 향기나 촉감을 통해 수많은 과거의 기억을 어렵지 않게 연상해냈듯 말이죠. 하지만, 레너드의 경우, 그 비극적 incident가 가져온 정서적 충격이 압도적인 수준의 것이어서 사랑했던 부인의 복수와 같이 극도의 정서적 만족감, 충족감을 주는 사건조차도 기억상으로는 물론이고 정서적으로도 그 어떤 흔적도 남길 수 없었던 것은 아닌지).
분명 사실을 기억으로 고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그와 결부된 감각적, 정서적 자극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개인을 (지적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압도하는 체험은 그같은 기능의 일부 혹은 (최악의 경우)전부를 파괴시켜, 결국에는 그 자신의 행동 및 신념의 근거를 파편화된 기억(및 그를 토대로 한 불완전한 사고)에서만 구하게 하는 것 같다(마치 또다른 비극의 주인공인 햄릿이 그러했듯).
기억은 기억이 입력될 당시 뿐아니라 기억을 떠올릴 때도 개인의 정서상태나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CognitivePsychology에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억의 종류도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지요. 하지만 기억과 본능을 나누고 Classical Conditioning(영화에서 삼각뿔에 전기자극을 주는 장면)을 본능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분류법입니다. 요새는 본능이 의미하는 바도 매우 애매해서 생명과학분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듯합니다. 영화적 상상력을 지나치게 사실과 동일시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석
메멘토는 독특합니다. 시간의 흐름은 뒤집어져 있으며 주인공은 단기기억 상실증이라는 범상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아내를 강간 살해범에게 잃은 그는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모든 기억을 10분 박에 지속할 없기 때문에 주인공 레니는 모든 중요한 내용을 즉석사진기에 찍고 직접 메모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내용은 몸에 메모(문신)합니다. 주인공은 영화의 시작부터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것만이 자신이 범인은 잡을 수 있는 방법이며 가장 확실하다는 것이지요. 타인의 메모를 믿다가 남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전화도 믿지 않습니다. 전직 보험수사관이었던 그는 사람의 눈과 몸짓을 통해 그 사람의 거짓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리해 봅시다. 이 게임은 주인공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입니다. 기억의 지속, 정보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레니는 단 10분만을 가질 수 있으며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세 가지 즉, 문신, 폴라로이드사진 뒤의 메모, 상대의 눈빛뿐입니다. 워낙 이 조건을 강조하기 때문에 우리는 거꾸로 서술되는 이야기의 초반 메모와 문신과 상대의 시선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즉, 도입부의 메모가 어떻게 쓰여졌는지 알게 됨에 따라 우리는 그것이 전반부의 레니와 우리가 인식한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레니의 메모의 상당부분은 잘못된 것이거나 잘못된 정보에 의해 추리되고 기록되었습니다. 하나의 잘못된 메모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더군다나 그는 눈빛을 통해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이 신통치 않습니다.
영화의 각 상황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레니가 범인은 잡는 것에 성공했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레니의 주변인물들이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레니의 독백이 맞을 수도 있고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것이 맞느냐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의 진위보다는 모든 것이 진실일 수 있다는 점이 진정한 영화의 매력입니다. 때문에 권선징악의 뻔한 결말을 원하는 독자에게 영화는 최악입니다.
영화는 도입부에 제시한 조건들이 차례로 깨져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심지어는 레니가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것도 확실치 않습니다.
영화는 의사소통을 문제 삼습니다. 일반적인 서사에서 의사소통의 문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 메멘토에서 의사소통은 자신과의 문제입니다. 그것도 10분전의 자신과. 레니가 10분전의 자신과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은 폴라로이드사진 뒤의 메모와 몸에 새긴 문신뿐입니다. 레니는 그 짧막한 문구들 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모든 역사적 기록은 사실의 기록이라 볼 수 없습니다. 그것은 기록한 사람이 그 시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해석해서) 기록한 것입니다. 때문에 기록의 내용보다는 그러한 기록이 어떠한 상황에서 누구에 의해 쓰여진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됩니다. E. H. Car의 유명한 문구처럼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 사이의 상호작용의 부단한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입니다. 레니는 끊임없이 사실을 기록하여 10분 후의 자신에게 전달합니다. 영화는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모든 기록된 역사는 시대적인 조건을 무시하고 해석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레니를 통해 기록이 어떻게 왜곡되고 해석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심지어 스스로 왜곡을 전제로 한 기록을 남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왜곡이 낳은 결과는 레니마저도 예상치 못한 것이구요. 역사가들은 제한된 정보들 사이에서 과거를 현재의 기준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레니는 역사가입니다. 10분전의 자신의 모습을 서술하는 역사가.
불행은 레니가 썩 훌륭한 기록자나 사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윤구현
10분이라는 시간 제한이 재미있긴 하지만 감독이 무슨 의도로 기억이란 소재를 사용했는 지 생각해 본다면 일반적인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10분 전의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을 조작해서 10분 후의 자신에게 살인을 시키는 것은 영화적 재미를 위한 좀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그렇지만 미래의 행복이나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는 약한 정도의 기억의 조작 또는 진실을 비켜가는 일을 실제로 하고 있습니다. --헌터D
영화 후반부 새미쟁킨스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 병원에서 새미가 실제로 사람들을 알아보는게 아니라 그저 의사를 만나면 아는척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인슐린주사때문에 새미의 부인이 죽어가는 장면 바로 다음) 병원에 앉아있는 새미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장면에서 화면앞으로 누군가 지나쳐갈때를 눈여겨 보세요. 새미가 아니라 레너드의 자신의 모습이 아주 잠깐 나옵니다. 영화가 있으시다면 cd2의 32:20초를 보세요.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 Lazy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