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쓰는데불만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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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요약 : 1차요약입니다. 그래서 모든 분들의 의견을 그대로 담아두었습니다. 2차 요약시에는 좀 더 엔트로피가 낮은 문서구조조정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2002년 4월의 어느날 김우재는 한 노교수에게 그 노교수의 실험실안에서 모자를 쓰고 있었다는 이유로 정신적 모욕을 당했다. 이에 김우재는 끓어오르는 NegativeEmotions를 승화시키기 위해 노스모크에 격분의 글을 남기게 되었다. 아래의 글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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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가 모자를 쓰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이발을 오랫동안 안해서 머리 손질하기가 귀찮거나, 머리를 안감었거나..즉 김우재의 모자는 패션의 일부라기 보다는 안경과 같은 보조기구이다.

그런데..

학부때 교수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시간에 모자쓰는 것에 대한 격론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 김우재는 그 때 뭐 저런 바부같은 토론이 다 있냐? 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모자쓰는 것이 수업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미국대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책상위에 발 턱 얹어 놓고도 수업 잘만하고, 교수 역시 모자따위는 신경도 안쓴다. 전반적인 수업의 내용은 학생들의 패션수준과 하등 관련이 없다.

그런데..

도대체 왜 우리나라 교수할아버지들은 그토록 모자에 집착을 보이는 것인가? 학생들 갈굴일이 없으니까? 자신들이 학생보다 잘난게 없어서 괜히 시비걸기하려구?

짜증 짜증 왕짜증이다. 모자쓰기는 흡연행위도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오히려 부시시한 외모를 감추어 타인에게 안정감을 부여하려는 배려다. (김우재의 모자쓰기같은 경우)

이씨. 오늘 다른 랩에 뭐 빌리러 갔다가 악다구리 영감탱이 같은 교수한테 열라게 씹히고 지금 정신 하나도 없다. 이렇게 승화시키는 수밖에.. 짓눌린 머리 보여주기도 싫은데 모자를 벗으라니. 요리사들은 머리카락 떨어질까봐 일부러 모자쓰고 요리하는데, 요리보다 더 세심한 실험하는 학생들이 모자를 쓰면 오히려 칭찬을 해줘야지 왜 시비를 걸고 XX이야 XX이. |}}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1. 모자를 쓰는 것과 예의는 큰 상관이 없다.

이정호 : 저는 모자를 쓰면, 잘생긴 얼굴(~.~)이 덜 보임과 동시에 머리가 가려울 때 긁어 주기가 불편하여 쓰지 않느데, 김우재님은 그 괴로움과 불익을 모두 감내하면서 모자를 쓰고 다니는 데에도 이를 문제삼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군요. 아마도 그 사람은 군대를 갔다 오지 않아서 모자를 쓰는게 얼마나 불편하고, 어려운 결정인지를 모르는 게 아닌가 추측합니다.

bullsajo : 모자쓰는데불만있냐? 깨갱, 전 불만 엄써요. 저 지금 모자쓰고 일하고 있는데, 울 사장님은 암말 안해요. 심지어 사장님이 두분이나 되지만. 두분다 암말 안하는데. 흐으음. 두 분의 사장님이 제 모자를 벗긴다면 큰일나거든요. 헤헤

예전엔 부모님 세대 혹은 비슷한 세대의 교수님들을 대할 때 항시 권위주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의견충돌들이 있을 때 웬만하면 충돌하지 말자는 주장을 많이 했었습니다. "우리는 동시대를 살지만 절대 동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 서로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아야지. 젊은이들이 부모님 세대를 뜯어 고치려는 시도는 아무런 소득없는 일일뿐더러 그들은 생의 황혼기인데 그들의 시대를 살다가 그렇게 떠나실 수 있도록 배려해야하지. 나의 세대는 세상없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전환기 세대인거다. 어렵지. 부모님 세대를 대할 때는 부정하고 싶은 많은 권위주의를 참아내야 하고, 부정하고픈 관습들을 묵묵히 접수해야 하고, 후배들을 대할 때도 도대체가 시대적 공감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팽배한 개인주의를 참아내야 하네. 어려워." 그 이후 근 20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봅니다. 그것이야 제 경험인 것이고, 상식의 전환관점에서 보자면 이미 일세기를 흘러왔다고 봅니다. 관습과 상식의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시간인가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해도 20년에 사람이 변하기는 힘든 노릇일까요. 충분하다고 말할 수야 없겠지만 이제는 그 전환기 세대를 그만 살아도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모자에 관한 예의운운은 사실상 "실내에서 모자쓰지 말 것"이 아니라 "내 앞에서 모자쓰지 말 것"의 뜻이 더 강하다고 봅니다. 즉, 상대방이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느끼기 때문에 발생되는 "예의"와는 거리가 먼 "권위주의"에 더 가까와 보인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아버지라는 이유만으로, 선생님이라는 이유만으로, 장군이라는 이유만으로" 권위를 부여하고 또한 권위주의적 요구들이 아무런 터부가 되지 않았지만, 오늘날의 권위는 절대 그렇게 생기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그 자리를 인정하는 것과 그 사람을 권위있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우리 주변에서, 진정으로 권위를 인정받을 만한 사람이 "내 앞에서 모자쓰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경험을 해 보신 분 계신가요? 실내착모는 예의와도 상관없고 권위와도 상관 없으며, 그것을 만류하는 것은 지금에야 이유없는 터부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DrFeelgood : 저 역시 모자쓰는데불만있냐에 동감합니다. 인간 몸에 걸쳐진 천쪼가리로 무엇인가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 역시 그렇게 평해 주고 싶습니다.

은눈의시체 : 조금 논점에서 벗어나는 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습관상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요. 옛날 모자와는 다르게, 요즘 모자는 쓰면 눈이 않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처음보는 사람이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 대하면 상대방이 노골적으로 탐색과 불신의 시선을 보내더군요. 아마도, 그런식으로 뭔가 감추는 것 처럼 보여서 소히 높다는 사람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아닐지.. 생각 합니다. 상대방이 불안해서 그런다고 생각하면서 벗어주니까.. 뭐 그렇게 기분 나쁘진 않더군요 ^^;;

Roman : Roman이 아주 좋아하는 일상적인 이야기 한판이네요. 기대하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모자가 일반적인 패션이 되지 않았다는데 불만이 많았는데, 일상적인 이유 등을 통해서 점점 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아주 평범한 패션이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이 될거라는 거죠. 그리고 실내에서 써도 별 말 없는 순간이 오게되면, 머리 숱이 점점 줄어들어서 미관상의 애로점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굳이 비싼 가발(150만원 정도 한다나요...?)을 사서 쓸 필요가 없는 날이 올거라는 것 정도... '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영악한 회피여...'

지원 : 저희학교 전기공학부 교수님 중에 조금 권위적인 분이 계시는데 수업 시간에 어떤 학생에게 모자를 벗으라고 하셨다가 다시, "자네 모자 쓰는 이유가 있나?" 고 물으시고는, 그 학생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냥 쓰라고 하시더군요. 그 교수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picxenk : 저도 모자쓰기를 즐깁니다. 저 같은 경우는 써도 문제요, 벗어도 문제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모자를 쓴 사람도 저 하나요, 바비 인형의 머리색을 한 것도 저 하나일 때는 더욱 심했습니다. -.-;;

asiawide :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모든 사람들이 말하지만 실제로는 안그렇죠. 모자처럼.. 실내에서 모자쓰면 예의없는 놈이 되는지 원... -_-;

Kwon : 저도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라는 특이한 상황에서는 모자 쓰고 다니는걸 그리 곱게 보지 않는 경우도 있더군요.

2. 풍습따르기의 마음으로 모자를 쓰는 것이 옳지 않은가

이러한 의견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사람은 Cult씨였으며 그의 의견으로 시작된 토론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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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교수 밑에서 강의를 듣고 싶다면 모자를 벗으셔야죠.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는 것이 예의입니다. 가릴 곳에 있다면 그곳에 안 가는 것이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안 주겠죠. --Cult

지금 그 기본적이라는 데 딴지를 거는 거거든요. 제가... 실내에서 모자 쓰는 게 왜 예의에서 벗어나는 건지 전 도무지 알수가 없거든요. 예의라는 게 뭡니까? 남을 배려하고 피해안주고 같이 잘살자고 만드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모자쓰는 게 이런 원칙에서 벗어납니까? 쓸 데 없는 권위라는 거죠 제 생각은... 그리고 저도 수업시간엔 모자 안씁니다. 써도 무방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편하게 살려고 안쓰는 거죠. 그리고 사극 보면 조선시대 양반들은 모자쓰고 실내에서 잘만 돌아다닙디다. 임금도 궁중에서 모자쓰고 관료들이랑 회의할 때도 다들 모자쓰던데요? 그 엄격한 유교주의에 빠져있던 조선시대에도 "실내착모비예의" 라는 예의범절은 없었습니다. 실내에서 모자쓰는게 예의가 아니라는 건 서양예의 아닙니까? 동방예의지국에도 없는 예의를 지켜야 합니까? 사회가 군댑니까? --김우재

모자를 쓰고 벗고는 그때그때에 따라서 예의가 틀립니다. 자기보다 권위자가 모자를 벗으라고 한다면 그때에는 그것이 예의가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자기보다 권위자가 모자를 써다 상관없다고 하면 모자를 써도 되는 것이죠. 예의란 자기보다 권위자나 상급자한테 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신사들은 아랫사람한테도 예의를 지키죠. 김우재님이 만약 조선시대에 궁중에 계셨다면 모자를 쓰기 싫어도 다른 사람과 만날때는 모자를 쓰서야겠죠. 김우재님이 만약 영국의 궁전에 계셨다면 모자를 쓰고 싶어도 쓰시면 안 되죠. 그리고 사회는 군대가 아닙니다. 군대는 싫어도 보통은 못 떠나지만, 사회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자유가 있죠. --Cult

Cult씨가 만든 사회에선 국가보안법도, 안기부도 권위만 있다면 합리적인 이유따윈 인정 못받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구역질이 납니다. 작은 불합리의 인정은 결국 큰 불합리의 사회를 만들죠. 약간의 비합리적 권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자구요? 그래서 사회를 안정시키자구요? 대통령 아들들은 돈 조금 떼어먹어도 아무 문제없다고 하시죠. 합리적 이유 없는 권위는 인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된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회는 군대가 아닙니다. 군대는 못바꾸지만 사회는 바꿀수 있죠. B) --김우재

우리나라사람은 모두 권위적이지 않나요? 존댓말이라는 것 자차게 권위의 상징물이 아니던가요? 권위를 없애려면 가장 기본적인 갓부터 없애는 것이 좋지요. 물런 그러러면 자기의 권위도 포기해야겠지요. 어린사람한테 반말 들어도 아무말 못해야하고, 어린사람한테 맞아도 법에만 호소해야하고, 어린사람이 버스에서 할아버지할머니한테 자리 양보 안 해도 그냥 있어야겠지요. 정말로 그런 사회를 원하신다는 말인가요?? --Cult

찾아보니까 의상과 맞춘 모자는 실내에서 착용해도 예의에 안 어긋난다고 되어있네요.. 그런데 그게 여성의 경우라고 되어있네요. 남성의 경우는 확신이 안 서네요.. --Cult

상황에 적정한 천쪼가리를 걸쳐야 겠죠 아니면 욕만 듣습니다
'패션' 이 아닌 모자의 '용도' 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강의를 듣는데 있어서 상황에 적절한 천쪼가리와 상황에 부적절한 천쪼가리의 차이가 있나요? 공장에서 일을 한다면 헬멧을 쓰겠습니다. -- 영후

위에서 말씀을 드렸듯이 김우재는 인사하기와 실내에서 모자쓰기는 조금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많은게자랑이냐, 나이의계급사회의 논의를 보세요. 인사하기와 존대말은 연장자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안전하게 굴러가기 위해서 필요한 합리적인 조치입니다. 존대말없이 굴러가는 사회도 있죠. 존대말 없는 사회에도 권위라는 것은 존재하구요. 즉 존대말은 권위의 상징물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반말이 권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전 인사하기나 존대말이 권위와 연결되는 사회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배려는 능동형이고 권위는 수동형입니다. 전 능동형의 예절을 원합니다. 이런 논의자체가 우스운 것 같습니다. 전 노스모크처럼 나이 구분없이 서로 모여 존대말을 사용하면서 잘 노는 그룹을 본적이 없습니다. 우린 고등학생과 중년어른도 서로 배려하면서 권위없이 노는 문화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실내에서 모자쓰기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인정과 예절 전체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전 우리사회의 예의는 권위와 연결되지 않고 바로 선다면 사회구조유지에 아주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모자쓰기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 주로 강의실이라는 점. 전 이점을 문제삼고 싶습니다.

그리고 위의 Roman씨의 의견에 동의한표를 진심으로 보내고 싶습니다. 실내모자쓰기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에선 대머리들도 기를 펴고 살 수 있고, 샴프로 인한 공해도 절반즘 줄어들 것이며, 많은 여자분들이 아침마다 드라이하느라 새벽에 일어나는 수고를 덜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이건 매우 경제적인 선택입니다. --김우재 |}}

이러한 토론의 와중에 지원은 상황에 적절한 예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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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업시간에 모자 쓰는 것 -혹은, 실험실에서 모자 쓰는 것- 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것이 좀 더 예절바른 것인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아침 일찍 수업이 있는 경우, 늦잠을 자다가 수업시간이 다 되어서 깨었다면, 모자를 쓰고 수업에 제시간에 들어가는 것이 예의일 수 있습니다. (선생님 수업에 대한 예의 및, 수업 듣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하지만, 오후 늦게 있는 수업의 경우에, 머리를 감지 않고 모자를 쓰고 수업에 들어간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요. (수업 들어오기 조금 전까지도 수업준비를 하신 선생님을 생각해 봅시다..) 혹은, 햇볕을 가리려고 모자를 쓰고 왔는데, 수업시간에 눌린 머리를 보이기가 싫어서 그냥 계속 쓰고 있는 경우라면, 주위 사람들은 벗으라고 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개인적으로..). 하지만 그런 세세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다 알 수는 없겠지요. 적당히,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눈 감아주는 것도 예의라고 봅니다만.. :) 교수님이 뭐라고 하실 때, 김우재님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시지 그랬어요? (물론 그랬으리라 생각하지만..) --지원 |}}

그리고 Aragorn은 예절과 권력의 관계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으며 김우재와 다음과 같은 토론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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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적겠습니다. 예의가 무엇인가라는 건, 상황에 따라 다르고, 그 상황이라는 것은 사실, 당사자들간의 우위, 권력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소한 언행을 통해 끊임없이 서로의 권력관계를 확인하고, 서로에 대한 입장, 태도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모자쓰는데불만있냐의 이야기는 두 사람의 권력관계의 다툼이라고 봅니다. 교수는 강의를 듣는 제자가 자신을 우습게 본다고 생각한 것이고, 김우재씨는 교수가 학생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못하고 막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김우재씨가 생각하길 교수는 하늘과 같아서 교수의 눈에 거슬리는 사소한 행동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교수의 나무람에, '아, 내가 무식해서 무례를 범한 것이구나. 다음부터 조심해야겠다.'라고 생각할테고,

교수가 생각하길 학생들의 언행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조심하고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자네, 수업 시간에 모자를 쓴 이유가 뭔가?"라고 질문하고 끝냈을 겁니다.

여기에 무엇이 합리적이냐, 어떤 것이 예의냐,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힘있는 자가, 힘있는 다수가 생각하는 것이 도덕이고 예의일 뿐입니다. 김우재씨는 교수의 심기를 건드렸고, 교수 또한 김우재씨의 심기를 건드렸고, 더 많이 열받은 김우재씨가 그 교수를 꺼려하고 적당한 보복 - "저 교수는 권위적이다"라고 비판한다거나, 교수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등 - 을 하게 되겠지요. 이러한 갈등과 다툼 속에서 조금씩 바뀔 겁니다. 옳다, 그르다기 보다는, 누구에게 힘이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란 것입니다. --Aragorn

음...과연 그럴까요? 힘있는 다수를 상정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예절들이 있지 않나요? 포크와 나이프를 놓는 방법이라던지. 남녀사이의 예절이라던지... 아 우선 예의, 예절, 도덕의 구분이 필요한데...논의는 예절에 맞추기로 하죠. 제가 건드린 부분은 도덕이라기 보다는 예절이니까요. 교수와 학생사이의 예절, 나이로 인한 예절등 권위와 권위의 유지에 관계된 예절들이 힘있는 다수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도덕과 예절, 법체계등이 생겨났을 상황을 가정해 보면 힘있는 다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평등한 다수가 각자 잘 살기 위해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타적유전자를 흉내내어 봤습니다. --김우재

포크와 나이프를 놓는 예절, 남녀사이의 예절, 사소한 친절함, 에티켓 같은 경우가 대표적으로 "힘있는 다수"에 의해 만들어진 예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는 "힘있는 다수"라기 보다는 "다수의 힘"에 의해서 말입니다.

평등이라는 개념은 사실 "너보다 내가 못할게 뭐냐?"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누구가 누구를 찍어 누르기 보다는, 모두가 똑같은 입장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선의를 드러내는 선에서 자연스러운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죠.

말을 곱게 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위에는 크게 세 가지 동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1.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그만큼 배려하길 기대하는 것
  2. 나는 누구에게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예의바른, 존경받을만한, 존중받을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3. 나는 누구에게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좋은 사람이라는 자기만족
"너와 나는 평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나보다 못해 보이는 사람도 존중해주는 대가로, 나보다 나아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존중받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은 잘못된 것이라 비판하고, 그렇게 존중하도록 강요합니다.

포크와 나이프의 예를 살펴보죠. 포크를 왼쪽에 놓든, 오른쪽에 놓든 별 상관없습니다. 테이블에 팔을 올리든 안 올리든 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좀 배웠다는 사람들, 좀 갖추었다는 사람들은 복잡한 예의범절을 만들어 놓고, 그것으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구분하고 계층화시켜 권력을 만들어 냅니다. 식사하면서 소리내어 먹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듣기 싫은 소리라고 하지만, 어떤 문화에선 소리내어 먹는 것이 맛있다는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 예의이기도 합니다.

남녀사이의 예절 또한 나는 이만큼 매너를 갖춘 좋은 배우자라는 것을 자랑하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구애인 동시에 상대방을 좋아하는 감정의 표현입니다.

물론 다수의 힘, 다수의 권력이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집단에서 이탈하여 튀는 경우가 새로운 발전의 방향일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의 안정화된 규칙을 깨뜨리고 피해를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새로운 시도는 보수적 집단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아웃사이더로 따돌림당하게 됩니다. 범죄자가 따돌림당하는 것과 급진적 성향의 이상주의자가 따돌림당하는 것은 매우 비슷한 것이라고 봅니다. 보수주의자는 어느 쪽이든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죠.

그래서 보다 다양한 것을 허용하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사회는 범죄자에게도, 이상주의자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히도 우리에게는 범죄자와 이상주의자를 구분할 능력이 부족하고, 우리의 역사가 이것을 증명해 줍니다. 극단적 공산주의자와 남의 것을 죄의식 없이 훔쳐쓰는 사람과, 무엇이 다를까요? |}}

DrFeelgood는 이러한 것을 개인적인 문제로 회귀시켜왔던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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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그러한 두 개인이라는 문화가 어느 정도의 상생의 지점을 찾을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죠. 개인에게도 자라온 환경이나 그가 처한 상황등의 복잡한 요인으로 인해서 분명 그만의 아우라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것을 존중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예절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발생의미는 없어지고 모양새만 남기고 과거의 시기에도 없던 국적불명의 예의가 튀어나온 것이 이 페이지에서 지적하는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은 뒤로 하고 앞에 놓여 있는 모양만을 놓고서 피튀기게 싸우는 일은 소모적이라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예절이라는 문화 역시 다양한 층위가 존재하고 있고, 그 층위에서 자신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거의 암묵적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죠. 그러나, 그 선택에서 그치지 않고 관계의 합리적인 적용점을 모색하는 어려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나면 다른 층위 모두가 깨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다른 개인들은 문화적인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철저응전할 태도를 나타냅니다. 저는 싸우겠습니다. 예의란 받는 사람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도록 강요받습니다. 그러나, 예의를 지키고 주는 입장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분명 예를 벗어나지 않는 행동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도 권위,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을 강요하는 예절지상주의자들에게는 올바른 예의가 어떤 것인지 알려줘야합니다. 전 단지 제가 존중하는만큼만 존중받으면 됩니다.

버릇없는 젊은이여 그대가 잃을 것은 그대를 둘러 싸고 있는 가식의 쇠사슬이요, 그대가 얻을 것은 관계와 자신의 태도에 대한 올바른 자리매김이다. |}}

미국대학에서의 착모예의에 관해서는 Jamie씨가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개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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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모자쓰고 있는 애들한테는 벗으라고 말하곤 해요. 고등학교 다닐때는 학칙자체에 교실에서 모자쓰는걸 금지하기도 하구요. 사실 얼마전에 교수가 어떤 남학생한테 모자를 벗으라고 해서 저도 좀 놀라긴 했어요. 중고등학교도 아닌 대학에서도 모자갖고 뭐라 하는구나 했지요. 미국이라고 해서 모든게 다 자유스럽지는 않다는게 요점이었는데... 오히려 다른 면으로 보면, 미국은 법이 너무나 발달했기 때문에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더 많아요. 모자에서 자유까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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