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텍스트가 인식에 미치는 효과는 여러가지 영역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한가지 영역에서 효과가 크다고 해도 다른 영역에서는 반대일 수 있으므로 한 측면만 보고서 어느 한 쪽이 "효과"에서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응순서 효과 ¶
이미지가 먼저인가 글이 먼저인가:
작년 미국의 포인터 연구소에서 놀라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우리의 상식적인 직감과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우리는 흔히 그림이 글에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즉, 글보다 그림을 먼저 인식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종이로 된 신문일 경우에 한해 참이다. 10여년 전에 있었던 연구에선 사람들이 신문을 읽을 때 글보다 사진이나 그림에 먼저 눈길을 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위 아이트랙킹(eyetracking), 즉 시선의 흐름에 대한 연구였다.
하지만 웹 상의 인터넷 신문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의 눈동자와 시선 등을 과학적으로 추적한 결과 그들은 그림보다 글을 먼저 보고, 심지어는 그림이 있는지 조차 인식을 못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이후 두 번 세 번 이상의 사이트 재방문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kz가 Sun Microsystems 사이트에서 Java SDK를 받으려고 한참 해맸지만 다운로드 페이지에 대한 링크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허무하게도 오른편에 70x40 정도되는 애니메이션이 '여기서 받아가라'고 외치고 있더군요.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지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림은 광고'라는 선입견이 의도적인무시를 만들어낸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see also 디자인, 유저인터페이스, 문자의한계와가능성하지만 단순히 인지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림은 광고'라는 선입견이 의도적인무시를 만들어낸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이란 본성적으로 주변 환경에 적응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밀림에선 반사적으로 밀림에 맞는 행동(땀을 흘린다든지)을 하게 됩니다. 텍스트가 낫다, 이미지가 낫다는 논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떤 컨텍스트에서 어떻게 이야기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소스는 http://www.poynter.org/eyetrack2000/ 에서 찾아보시고,
그리고, 광의의 "읽기"에 대해 생각해 보면,
아무리 즉시성이강한미디어 혹은 시각적 이미지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도 "읽기"라는 인간의 기능은 퇴화하지 않을 겁니다. 아니 오히려 더 발달할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순수하게 "본다"고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만화도 읽고, 회화나 건축도 읽고, 심지어는 사람의 마음까지 읽어내려고 합니다. 읽느냐 읽지 않느냐라는 것은 그것이 문자 정보로 표기되어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그 대상을 텍스트화해서 구조적으로 해석해 내느냐(읽기에는 자신의 인지적 구조를 대상에 투사하는 과정이 개재됨)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김창준
아.. 글쿤여.. 전 울 회사 책이 잘 안 팔리는 게 디자인이 후져서 그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여.. 미국에서 온 책들은 무지 단순하게, 텍스트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근데 그 책들이 우리나라 서점으로 나가면 울긋불긋 아예 금색, 은색, 형광색까지... 저도 서점 갈 때마다 다음 책은 좀더 화려하게 만들어야지 다짐하곤 합니다. 책은 읽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아예 느끼는 것으로까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네요. '아직도 책 읽는 사람이 있나?'
여기 노스모크는 주로 텍스트위주, 즉 읽는 페이지들이라서 그런지 좀 통하는 거 같네요. 인터넷이 TV처럼 되어가는 게 한편으로 정보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적 퇴행을 조장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위키위키가 소중합니다. --주린
어떤 그림이냐, 어떤 디자인이냐, 어떤 텍스트 이냐, 또는 텍스트이면 어떤 가독성을 지니고 있느냐 에 따라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것도 노스모크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는것이 좋지 않을까도 싶은데 이런 자료를 믿느냐 우리가 통계1자료를 만드는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전 글보다 사진을 더 봅니다. 어떤 인간의 의도화에 무엇을 나타낼때는 사진보다는 아무래도 글이 더 복합적이겠죠. 옛어른들이 만화 읽지 말아라는 말과 상통하는 듯하군요. --rururara
그런 옛어른들은 만화를 "읽"는다는 표현 대신 "본"다라고 씁니다. 만화는.. 역시 "보"는 것이죠. --nextream
이미지를 무시하는 경향도 있지만, 이미지를 거부하는 경향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제 경우는 거부하는 경향에 속하는데, 이미지를 통해 더욱 넓고 깊은 사실을 보아야 할 것이나 그렇지 못했던 게 경험입니다. '판이 박힌다.' 박혀 버리는 문제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멈칫하며 무언가 지켜야 할 것이 있는 듯이 말입니다. 이미지에 대한 생각일랑 그냥 거기까지, 먼저 온 것이 이미지라면 판박힘을 당한다 한들 그냥 받아들입니다. 거부하는 경향이 있을뿐. 어찌하리. 그런데, 반대의 경우는 문제가 좀 크게 드러납니다. 텍스트 속에서 열심히 졸고 있는 제게 그림을 들이대면 전 화들짝 놀라고 맙니다. 텍스트를 통해 구성해 가는 영상은 참으로 풍부합니다. 여러 각도에서 이러 저러하게. 그러는 동안 참 행복하지요.(관념론자의 해방천국이라고나 할까) 텍스트 영상 위에 실제 영상이 놓여지는 순간 텍스트 영상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판박이 짓을 하는 그림을 거부할 기회조차도 없이 여지껏 쌓았왔던 행복한 망상(?)들이 공중분해해 버리더군요. 아, 슬펐답니다. (관념론자의 지옥의밤이라고나 할까) 이런 제 느낌에 대해 자가진단을 해봤습니다. '상당히 보수적이다'란 답이 나오더군요. (서글픔) --bullsajo
아마 신문/인터넷의 차이라기보다는, 앞의 연구는 시각적인 광고가 범람하기 전의 매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기 때문에 오늘날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게 아닐까 생각 해 봅니다. 요즘 웹페이지 옆에 붙어있는 색깔 요란한 덩어리들은 십중팔구 "이래도 안살래?" 하는 광고일 뿐이라는 것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요. 아니면 흔히하는 이야기로,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져서 사람들이 자기가 찾는 것만 죽 읽어보고 그림같은것 감상할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고 있는걸까요? --
위의 실험결과는 아무래도 온라인 상의 글과 그림에 관한 제한적인 조건하에서의 결과인 듯 합니다. 그렇다면, 거리를 걷는 보행자나, TV를 시청하는 사람. 정말 종이로 된 신문을 읽는 경우에는 어떨까요? 바라보게 되는 대상체의 종류에 따른 차이점이나 읽는 주변환경의 물리적인 조건에 따른 작용도 궁금해 지는군요. -- yoonseok
이미지와 텍스트의 예제를 결합되는 경우를 한번 볼까요? 구체적으로 글자로 가득찬 페이지를 머리속에 찍는다고 가정하면(물론 불가능하지만) 그것은 이미지일까요? 텍스트일까요? 이 문을 통해서 다시 이미지와 텍스트를 보면 이미지화 되는 것이 첫번째 반응이고 이미지를 텍스트화시키는 것은 두번째 반응이 아닐까 싶네요. 덧붙여 <이미지를 무의식의 영역이 관여하느냐>, <이미지를 텍스트화시켜서 의식의 영역으로 두느냐>란 생각으로도 발전이 가능할 것같군요. --rururara
원인을 찾는다면 광고의 홍수 때문이 아닐까요?
기억 효과 ¶
장기기억에는 이미지가 텍스트보다 효과가 크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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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인간은 거의 완전한 사진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놀랄 것이다. 불행히도 사진 기억은 1/10억초 정도밖에 지속되지 못한다. 눈앞을 스쳐 지나간 경치나 숫자, 문자는 짧은 순간이지만 정확히 기억된다. 그러나 대다수는 곧 잊어버린다. 이러한 사진 기억을 이코닉(iconic)이라고 한다(그리스어로 <이미지>라는 뜻). 흥미롭게도 대다수의 어린이들은 사진 기억인 이코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읽는 것을 배우기 시작하면 잊어버리게 된다.
인류학자들은 선사시대나 읽거나 쓸 줄 모르는 사회의 어른들 사이에서 이 사진기억이 훨씬 강하다고 이야기한다. 읽는 것을 배우게 되면 사진기억 능력이 방해되는 것 같다. ...
... 모든 인간은 거의 완전한 사진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놀랄 것이다. 불행히도 사진 기억은 1/10억초 정도밖에 지속되지 못한다. 눈앞을 스쳐 지나간 경치나 숫자, 문자는 짧은 순간이지만 정확히 기억된다. 그러나 대다수는 곧 잊어버린다. 이러한 사진 기억을 이코닉(iconic)이라고 한다(그리스어로 <이미지>라는 뜻). 흥미롭게도 대다수의 어린이들은 사진 기억인 이코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읽는 것을 배우기 시작하면 잊어버리게 된다.
인류학자들은 선사시대나 읽거나 쓸 줄 모르는 사회의 어른들 사이에서 이 사진기억이 훨씬 강하다고 이야기한다. 읽는 것을 배우게 되면 사진기억 능력이 방해되는 것 같다. ...
-- <놀라운 뇌의 세계: 재미있는 소우주 여행> p 120, R.오른스타인/ R.F. 톰슨 지음, 서유헌 옮김, 민음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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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rururara님의 말씀에 따르면, 위에서 말한 '사진 기억'은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죠. 즉, 그 구성요소가 문자던, 숫자던 간에(텍스트의 일종) 위에서 말한 형태로라면 이미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로서의 요소를 완전히 배재하긴 힘들겠지만요. 아주 짧은 순간에 망막을 거쳐 대뇌로 전달된 시각적 이미지라도 그 구성요소가 텍스트라면 -구성요소가 텍스트라는 이유로 인해- 부차적인 사고작용을 일으킬 테니까요. 물론 그것은 텍스트를 텍스트로서 읽고 이해하는 사고작용과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죠. --흐름
위에 소개된 사진 기억(iconic memory)은 소리(echoic memory)에도 있습니다. 흔히 감각 기억(sensory memory)이라고 하는 것들이죠. (see also 단기기억장기기억) 하지만, 보고, 망막에 맺히고, 그 이미지 자체가 대뇌에 전달되는 것과 "인식"이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시각 인식에는 보이는 대상을 적절히 그룹화하는 과정이 개재됩니다. 마치 우리가 글자를 읽을 때 점, 선, 자모를 보기보다 그걸 모아놓은 글자와 단어를 읽듯이 말이죠.
우리가 어떤 대상을 텍스트화 해서 구조적으로 해석할려고 할때 이미지가 있다면 이미지와 함께 인간 자신의 추상적인 능력을 통해서, 대상과 텍스트화된 상태, 그리고 이미지에 의해, 대상을 더욱 명확하게 해석하게될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미지가 먼저인가, 텍스트 가 먼저인가를 따질께 아니라 서로 공생하며, 보는 읽는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대로전달 할수있도록 서로의 특성을 여러가지 영역에 잘살릴수있도록 생각해봐야할것입니다. --유상윤
대학교때 강의시간에 교수님께 들은 이야기 하나 : 중국에서 활동한 마테오 리치라는 선교사는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였다고 합니다. 서양사람인데도 그 자리에서 한문서적을 통째로 외워서 그 '문장을 거꾸로 써 올라감'으로써 그것을 보는 중국사람을 기가 질리게 만들면서 선교를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효과가 좋았다더군요. 그의 기억력을 photographic memory라고 부른다는데, 텍스트를 사진(이미지) 찍듯이 기억해 둔다는 얘기죠. - kcjun
후진타오도 그런 능력이 있다는군요.
쩝. 디스커버리 총서를 훑으면서... 흥미있는 부분이 많다.. 싶으면서도 선뜻 손내밀어 사게 되지는 않던데... 그런 이유때문이었군요...불쑥 불쑥 나타나 텍스트의 흐름을 끊는 이미지라.... -Astro
저도 그런 점들을 많이 느꼈었는데.. 과학동아 같은 잡지에 있는 사진들은 겉보기에는 좋은지 몰라도 정작 독자의 입장에서는 흐름이 산만하게 하므로 사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러나 보조자료로서의 사진은 정말 좋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스모크에도 적당한 이미지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기억에 관해서.. 사진이 깊은 인상을 잘 남기기 때문에 기억도 잘 되나, 이해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뭔지도 모르는 사진보다는, 생생하게 묘사된 글이 더 기억에 잘 남습니다. --Curia
그리고 기억에 관해서.. 사진이 깊은 인상을 잘 남기기 때문에 기억도 잘 되나, 이해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뭔지도 모르는 사진보다는, 생생하게 묘사된 글이 더 기억에 잘 남습니다. --Cu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