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서 위키위키를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방법. 곁에서 지켜보면 마치 MT에서 롤링 페이퍼를 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위키위키알리기를 위해서 교육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컴퓨터가 없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경우 사용할 수도 있다.
2001년 7월에 김창준이 만들었다.
1. 개요 ¶
종이 위에, 위키위키에서와 유사하게 특정주제에 대하여 여럿이 글을 적고 이를 진화시켜 나가는 시스템. 그러나 단순히 여러명이 종이 한장에 낙서를 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큰 오해다. PaperWiki는 하나의 시스템을 이룬다 -- 자체 조정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각 참가자가 명시적/암묵적으로 지켜야할 규칙과 문화가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PaperWiki는 온라인에서의 Wiki를 모델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비해 장점이 있기도 하고, 반면에 또 단점이 있기도 하다.
위키위키개념을 체험을 통해 익히도록 하는 (교육적 목적의) 그룹 활동으로 이 PaperWiki를 사용할 수도 있고, 실용적으로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시에 이용할 수도 있다. (이 PaperWiki 미팅은 본질적으로 회의 진행자mediator가 없다 -- 그러면서도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3. 시스템 구성 요소 ¶
- 최소 삼인 이상의 참가자
- Fast Pages(Hot Pages): Incubator Page, Solution Page
- Slow Pages(Cool Pages): 충분한 양의 빈종이
- 참가자 숫자만큼의 동일 색깔 펜
4. 방법 ¶
참가자들이 원형을 이루어 둘러앉게 한다. 가급적 테이블 주변에 앉는 것이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바닥도 좋다.
일단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하나 정한다.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까" 자체가 주제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전체 지속 시간을 정한다. 처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30분 이하로 할 것을 권한다. 아니면, 시간 제한 없이 해보다가 Solution Page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모두 합의하에 중단할 수도 있다.
종이 두 장을 준비해서 상단에 적색으로 각각 Incubator Page, Solution Page라고 쓴다. 경우에 따라 SP가 없이 할 수도 있다. 이 때는 각각의 CP가 SP 역할도 한다고 보면 된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Solution Page와 Incubator Page가 각각 한 장이다. IP 경우, 사람이 많으면(10명 이상) 두 장으로 할 수도 있다. Cool Page는 아직 없다.
모든 참가자는 다음 규칙을 따른다:
- 모든 페이지는 한 쪽 방향으로 돌며, 사람을 건너 뛰지 못한다.
- 자기 앞에 페이지가 온 경우에만 그 페이지에 펜을 댈 수 있다.
- Incubator Page가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면 Cool Page를 만들 수 있다. 원하지 않으면 옆으로 넘긴다.
- Cool Page를 만들 때에는 Hot Page에 새로 만드는 Cool Page의 이름을 기록하고, 종이 더미에서 종이 한 장을 가져와 상단에 페이지 이름을 기록한다.
- Hot Page는 뜨겁기 때문에 빨리 넘겨야 한다. Cool Page는 Hot Page만큼 빨리 넘길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혼자 오래 붙들고 있어선 안된다.
- Solution Page는 주로 다큐먼트모드로 어느 정도 결론이 난 것들을 정리해 나간다.
- IP와 해당 페이지를 모두 갖고 있는 경우에만 그 페이지를 삭제할 수 있다. IP에 해당 페이지 이름을 가로줄로 그어버리고 해당 종이는 밖으로 빼버린다.
- 모든 Cool Page는 마치 위키 페이지를 다루듯이 사용하면 된다. 맞춤법을 고쳐주거나 ExtractPage를 하는 등의 문서구조조정도 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페이지를 생성하려면 자기 앞에 IP가 있어야 한다.
5.1. 장점 ¶
- 온라인에서 의견교환을 할경우 묘하게 가열되어 분위기가 격앙될 소지가 있는데 반하여, 종이에 펜으로 쓰는 과정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차분하게 의견교환이 이루어짐을 느꼈다. (이걸 보면, 키보드를 다닥다닥 두드리는 행위와 선으로 부드럽게 연결되는 "글씨쓰기" 는 매우 다른 양식의 작업인듯 하다.)
그런데 이것은 아마도, 제한된시간에서오는장점이 아닐까. 제한된 시간안에 주어진 몇가지 주제에 대하여 촌평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자극할만한 감정적이고 지리멸렬한 언사는 가급적 자제되고 자연스럽게 ClarityBrevityDecorum을 추구하게 되는것 같다.
-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러명이 토론을 하는 작업은 자주한다. 그런데 육성으로 하는 토론과 달리, 종이를 돌리면서 말없이 다양한 주제의 해법에 접근해나가는 방식은 처음해본다. PaperWiki 방식에는 온라인 위키활동이나 직접 만나서 육성으로 토론을 나누는것과 대별되는 의미가 있다.
- 익명성에서 오는 자유로운 의견개진 : 온라인 토론의 경우 아무개패턴을 사용하지 않는한 history를 체크해보면 이글이 누구의 글인지 파악이 되면서, 지레 의견개진을 포기한다거나, 무시해버리고 지나가는 수가 있다. 동일한 색깔의 펜으로 제한된 시간안에 하는 작업에서는 글의 임자를 판별할 시간적 여유도 없고, 특별히 이름을 밝히지 않는한 판별이 안되기 때문에, 편견없이 열린 시각으로 주어진 글 자체만 읽고, 자신의 의견을 밝힐수 있다. 자신의 익명성만큼이나, 타인의 익명성도 보장되는 시스템이다.
- 토론에 참여하는 인원 모두가 모든 작업문서에 관심을 가진다. 온라인은 관심분야의 몇몇페이지만 관심가는데 비해, 모두가 유사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제한된시간에서오는장점을 활용하여 짧은시간내에 엄청나게 진화한 문서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