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은 우리나라 수학교육을 퇴보시켰다??
정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 수학 교과 체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아닐까요? 미국의 수학교육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였던 모리스 클라인의 책 "왜 자니는 덧셈을 못하는가" "왜 선생은 가르치지 못하는가"이라든가 폴리아의 HowToSolveIt같은 책이 한국에서는 얼마나 영향력을 끼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학은 발견적인 측면 혹은 구성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이 올바른 것 같습니다. 상급 과정에서 공리적 방법이 도입되어도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아무개
수학의 구성적인 측면?
아마도, 교육적인 목적에서는 최종 단계로서의 공식이나 최선이라고 간주되는 공식 유도 과정을 보여주는 것보다 그 공식을 만든 사람이 어떻게 이것을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어떤 사고의 과정을 거쳤을까(어차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공식이 아니므로) 하는 것을 묻고, 그런 구성(construction)의 과정을 학생 스스로 "마치 자신이 주도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해나가는 듯이" 느끼도록 옆에서 지원해 주는 것을 말씀하시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합니다. --김창준
수학의 구성적인 측면이란 것이 '교육적인 목적'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의 아무개님은 수학에서의 공리주의와 그 반대('구성적인 측면')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신 것으로 보입니다. 수학에서 공리주의란 수학 전체가 공리체계(유한한 공리와 이로부터 연역되는 정리들)라고 보는 것인데, 중학교 1학년 수학교과서 첫단원이 집합인 것(정석에서도 마찬가지)이 바로 공리주의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재의 한국의 수학 교과 체계는 미국에서 유래된 '새 수학' 운동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힐베르트가 처음 제안한 고전적 의미의 공리주의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은 괴델의불완전성정리에 의해 증명되었지만, 그런 어려운 '수학'을 쓰지 않고도 공리주의에 대한 반박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수학이란 결국 문제풀이인데, 공리적 방법이 구체적인 문제에서 몇 가지 성질들을 '떼어내' 관찰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객이 전도돼서 추상적인 공리가 먼저 존재하고 그 틀안에서 논리계산을 하는 것이 수학의 전부인 양 오해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수학은 무엇보다 문제를 찾아내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발견과 구성의 과정이다, 는 것이죠. see also 수학은과학인가 중 'On Teaching Mathematics'
수학의정석에 대한 Khakii의 평가는 최고의 시험대비서라는 것입니다. 내용 설명이 잘 돼있고(정석의 설명은 훌륭합니다. 내용 요약과 잡다한 공식 나열에 그치는 다른 문제집과 달리 교과서에 버금가는 체계를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증명도 교과서 범위 안에서는 전부 수록되어있죠), 문제가 포괄적이고 난이도와 유형별로 잘 배치되어있어 시험 대비용으로 테크닉을 연마하는데는 그만입니다. 하지만 정석의 수학은 시험 대비를 위해 과도하게 계산과 테크닉 습득에 치우친 반쪽짜리 수학입니다.(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대한 오도된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라면 이 문제의 원인을 정석이나 한국의 수학 교과 체계보다는 한국의 과도한 입시 열기 탓으로 돌리겠습니다. 정석도 수요가 있으니까 만들어진 것이겠죠. --Khakii
공리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으로서의 구성주의, 그리고 교육적인 측면, 특히 학습자 쪽에서의 구성주의에 대해서는 MarvinMinsky가 TuringAward 수상 기념으로 Form and Content in Computer Science라는 강의를 했습니다. 수학이나 전산학에 모두 적용되는 강의입니다. 인터넷이나 http://riss4u.net등에서 PDF를 구할 수 있을 겁니다. SeymourPapert 역시 이런 두가지 개념으로서의 구성주의를 지지합니다. --김창준
위의 Khakii님의 평가대로 수학의 정석과 같은 참고서는 시험대비를 위하여는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원공부도 그렇고요... 어차피 시험이란 제도는 학생들이 이해한 정도를 문제풀이를 통하여 평가할 수 밖에 없고, 그것도 비교적 standard한 문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내용을 다 이해하기 보다는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방법에 투자하는 것이 낫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개선할 입시제도는 없습니다.)
한편 공리주의와 구성주의 등의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실제로 한 쪽에 치우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수학은 알려져 있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서 공부해도 잘 이해하기 힘듭니다. 지금까지 (30년 이상) 공부해 본 결과 알 수 있는 것을 나열하여 보면
이러한 공리적 방법을 통한 조명은 고등학교 때는 잘 하지 못했습니다. 안가르쳐 주기도 했었지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어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고급 수학 이론을 공부하면서 기초이론들도 이렇게 이해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테크닉으로 이해하여도 되고, 모든 것을 대상과 관계로 이해하여도 되지만 정말로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은 노력해서이든 무의식중에든 이러한 여러가지 방법론이 마찬가지 이야기라는 것이 몸에 익혀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목표로 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행렬의 이해는 당연히 선형성의 이해를 통해야만 하며 이를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계산법 몇 개에 익숙해졌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선형미분방정식의 해의 관계들이 선형대수로 보이기 시작하면 제대로된 궤도에 들어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로모
한편 공리주의와 구성주의 등의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실제로 한 쪽에 치우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수학은 알려져 있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서 공부해도 잘 이해하기 힘듭니다. 지금까지 (30년 이상) 공부해 본 결과 알 수 있는 것을 나열하여 보면
- 수학을 처음 공부할 때는 문제의 이해와 풀이의 방법을 습득합니다.
- 그 다음 단계에서 풀이를 이해합니다.(이 풀이를 만든 사람이 어떤 생각을 했는가를 알아냅니다.)
- 그 다음 단계에는 이 풀이의 형태를 분석합니다.(어떠한 요소를 사용하였는가, 어떻게 사용하였는가?)
- 그리고는 이러한 요소의 구성은 어떠한 다른 문제를 풀 수 있게 해 주는가를 알아봅니다.
이러한 공리적 방법을 통한 조명은 고등학교 때는 잘 하지 못했습니다. 안가르쳐 주기도 했었지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어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고급 수학 이론을 공부하면서 기초이론들도 이렇게 이해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테크닉으로 이해하여도 되고, 모든 것을 대상과 관계로 이해하여도 되지만 정말로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은 노력해서이든 무의식중에든 이러한 여러가지 방법론이 마찬가지 이야기라는 것이 몸에 익혀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목표로 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행렬의 이해는 당연히 선형성의 이해를 통해야만 하며 이를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계산법 몇 개에 익숙해졌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선형미분방정식의 해의 관계들이 선형대수로 보이기 시작하면 제대로된 궤도에 들어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로모
위 글을 쓴 아무개로서 말씀드리자면, 김창준과 카키님의 설명이 제가 의도한 바를 잘 말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약간 첨언을 하자면, '발견으로서의 수학 교육'이라는 게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는 거죠. 아래 지원님은 그것을 '역사적 교육'과 동일시하는 데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신 수학'이 도입되어 상당히 추상도가 높은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19세기까지 유클리드의 <원론>이 유럽 전역에서 수학 교과서로 쓰였다는 것을 생각해보 수학 교과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건 사실입니다. 이언 스튜어트가 <현대 수학의 개념들>에서 말하고 있듯이 현대 수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상의 정도가 높은 개념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적어도 초중등 교과에서 그것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왜 그런 개념이 '요청되는가'에 대한 맥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입시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교과 체계 자체가 그런 교육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석은 '좋은 입시 수험서'이기는 하지만, 몇몇 학교에서 보듯 교과서 대신 '정석'을 가르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죠.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수학을 '암기 과목'으로 이해하게 만들고, 따라서 문제풀이 능력, 수학적 사고능력을 습득할 기회를 앗아가 버립니다. 거창하게 국가 경쟁력까지 거론할 필요는 없겠지만, 전체 교육의 성과를 판단할 때 수학 교육에 실패한다는 건 꽤 중요한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저의 생각은 물리과목을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형식화된 과학에서의 추상성이 높은 법칙과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 개념과 법칙이 왜 요청되는가 하는 맥락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정리나 법칙을 배운 뒤에는 그것을 어떻게 공리적으로 전개해서 더 넓은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가를 배우는 거죠. 만일 교과서 혹은 참고서가 그런 식으로 구성되고 강의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수학 공부에 들어가는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아무개
'추상적 개념이 요청되는 맥락'을 설명한다는 것은 사실 추상화의 정도가 높을수록 힘들어집니다. 벡터나 미적분 정도라면 물리적인 예를 들어 개념을 도입할 수 있겠지만, '집합' 정도만 돼도 그게 쉽지 않습니다. 원래 집합론이 19세기에 해석학을 엄밀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각종 이상한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Khakii의 짧은 생각으론 중등과정에서 기본적인 논리학을 가르치면서(철학을 중등과정에서 가르쳐야합니다) 그것과 연계해서 집합론을 도입하고, 참고 자료로 무한연산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제시해주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교과서가 두꺼워져야겠죠) 사실 현 교육과정에서도 이런 노력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가 3학년 수학교과서에서 유클리드 기하학을 서술하며 명제와 증명의 기본 개념을 함께 도입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Khakii
나는 다른 문제집 보다는 정석을 좋아하는 편이다; 일단 폼나잖아--; 게다가 카피처럼 왠만한 문제 유형은 다 들어있고...여러권의 문제집을 찾아가며 풀는것 보다 그냥 정석 한권을 끝내는게 편하고...효과도 좋다고 생각하는데...뭐...그렇다고 내가 수학을 잘했던건 아니다.;; -- kidfriend
정석을 갖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개념원리' 를 갖고 공부했다. 하다가 설명이 불충분한 것은 정석을 찾아봤다 ㅡ.ㅡ 그만큼 정석은 대단한 책이다. 단지... 하기 힘들다 ㅡ.ㅡ 다른 교재로 공부하면서 하면서 가끔 참고 삼으면 어떨까? (나처럼~? ) 꿈꾸는자
정석.. 크.. 고일때 수II까지 한번 다 봤다. 그 후 고등학교때는 두 번 다시 정석을 안봤다. 영원히 안보리라 생각했는데,,, 과외하면서 다시 정석을 보게 되었다. 다시 보니,,, 잘 쓰여진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솔직히 시중에 그만한 책이 없다. 개념원리니 하는 책도 설명부족이다. 공식만 몇개 달랑 써놓고 개념원리 운운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사실, 문제해결는 것은, 문제를 풀고자하는 의지로부터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문제해결력을 심기 위해서 책을 본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문제를 더 잘풀고자 한다면, 문제를 인식하고 풀고 그것으로부터 또다시 문제를 인식하고 푸는 그 반복적인 일들을 끊임없이 하는 것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그런 철학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마 수학과에 가게 되고, 일반적인 문제해결의 방법, 즉, 일반적인 인간의 제 문제에 대한 문제해결에 대한 알고리즘과 같은 연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수학공부를 하기 위해서 문제 해결력을 위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어쩐지 미국인들이 살빼는 방법에 관한 책을 읽느라 살이찌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naya
저는 수학 전공이 아니고 컴퓨터 전공이라서 수학 이야기보다 프로그래밍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가 수 십 번의 세미나, 워크샵, 개인지도 등에서 소위 교사 입장에서 직접 체험했던 것들입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짜라고 무턱대고 시킵니다. 그러면 말씀대로, 문제를 인식하고 풀고 잘 안되면 또 다시 문제를 인식하고 푸는 반복적인 과정을 거치겠지요. 혹은 자기만의 문제해결법을 이용하기도 할 것이지만 대부분은 어떤 체계적인 접근법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임시변통(ad hoc)의 방법을 씁니다. 이렇게 해서 자신만의 어떤 "방법론"을 세우려면 엄청난 반복과 노력, 동기, 계기 등을 필요로 합니다. 사실 대부분은 어떠한 교육적 효과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웬만큼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면 한마디로 별 발전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론" 혹은 "메타-방법론"을 중간 중간 알려줘봅니다. 현재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주지 않고 말이죠. 그러면 학습자는 그 방법을 직접 사용해보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혹은 최소한 그랬다고 믿게됩니다. 그러면서 나름의 일반론을 세우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에 맞는 방법론을 찾습니다.
양자의 차이는 아주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능력을 신장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은 그런 "훌륭한 방법"을 사용해 보면서 자기를 관찰하고 반성(self-reflection)하며, 또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다음 번에는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교육이 문제집을 던져주는 식의 "방치"가 되어서는 안되며, 스스로 구성해볼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또 전문가들의 방법을 직접 사용해보고, 그 차이를 느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밍을 잘하려면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책과 프로그래밍에 대한 접근법에 관한 책 등을 폭넓게 공부하고, 이를 다시 자신의 삶 속에서 점진적으로 적용, 체화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훨씬 오랜 세월이 걸릴 것입니다.
만약 프로그래밍을 하신다면 EdsgerDijkstra의 Stepwise Program Construction이나 KentBeck의 Test Driven Development 같은 것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이런 것들에서 프로그래밍 방법은 물론 제 삶이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큰 패러다임 변화를 맛보았습니다. 제가 이런 것들을 단순히 수많은 문제를 풀어내리면서 그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의 체계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아둔한 탓에 거인의 어깨 덕을 많이 봅니다.
만약 옷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혹은 없으시다면, 제가 나를만든책으로 꼽는 성공하는 남자의 옷입기를 한번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살 빼는 법 책을 보느라 살이 찌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옷 잘 입는 법 책을 보고나서 제 가시적 변화는 획기적이였습니다 -- 적어도 제 평가로는 말이죠.
시간과 여력이 되신다면 한달 정도 HowToSolveIt을 읽어보시면서 동시에 수학 문제들을 풀어보시고(혹은 학생을 가르쳐보시고), 이전과의 차이점, 소감 등 새로 배운 것(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을 여기에 써주시면 다른 분들도 님의 경험에서 많은 걸 배우고 또 거기서 더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또, 문제를 인식하고 풀고 그것으로부터 또다시 문제를 인식하고 푸는 그 반복적인 일들을 끊임없이 하는 것을 오랫 동안 해온 구체적 경험과 거기서 배운 것, 혹은 HowToSolveIt 같은 책을 보는 것이 어리석다는 생각에 도달하게된 경험적 근거들을 공유해 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제가 배울 기회가 되겠군요.
--김창준
HowToSolveIt은 확인하는 책이었다
우선 저는 이 책을 6~7개월쯤 전에, 즉 대학교 고학년이 된 후에 읽었으며, 그 말은 곧, 많은 일반적인 수학 지식을 습득하고, 수학 문제를 많이 풀어 본 후에 읽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제게 있어서 HowToSolveIt은 많은 부분, "확인하는" 책이었습니다. 즉, '아, 내가 문제를 풀 때, 비슷한 경우와 비교를 많이 했었지', '문제가 안 풀릴 때, 문제를 다시 한번 읽어보니(조건들을 다시 한 번 보니) 풀리는 경우도 있었어' 라고 생각하며 읽었다는 말이죠. 그리고 짐작컨대, 많은, 수학을 어느정도 잘 하는,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HowToSolveIt에서 나온 많은 heuristic한 방법론들이 사실은 소위, "우등생" 들이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것들이니까요. (물론 그렇지 않은 "우등생" 들도 있습니다.) 자신이 인식하지 못한 채 사용하던 방법들을 책을 통해 확인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그로 인해 그 방법들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저는 그 이상을 HowToSolveIt으로부터 얻지는 못했습니다.(슬프게도..) 제가 사용하지 않았던 heuristic들을 몇몇 더 알게 되기는 했지만요. HowToSolveIt을 읽고 난 제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사실 그런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HowToSolveIt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방법에 관한 책들은 시시하고, 뻔하고, 상식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책의 뻔해 보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실험해보는 데에서 엄청나게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禪的인 깨달음과도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한번 풀은 문제를 다시 풀어보라"는 걸 봤다고 해보죠. 반복이 학습에 중요하니 어쩌니 하는 건 모두 다 알지만 그 말을 듣고 직접 실험해 보고 자기 자신을 관찰(ListenToYourBody), 개선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저는 그걸 적극적으로 실험해 봤고, 거기서 세상이 달라보이는 경험을 했습니다. "다시 해본다는 것"은 이제 저에겐 아주 다른 의미가 되었습니다. (see also DoItAgainToLearn ) 늘 아쉬운 것 중 하나는, 저의 이런 충격과 감동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주면 그만큼의 감동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각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느껴야하는 것이겠지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런 "가르침"은 "경험"의 대용이 아니며, 경험으로 통하는 대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재미있는 사실이지만 제가 보는 대부분의 도사들은 상당히 비상식적인 경험을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로 해주는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창준
정석은 나름의 용도가 있으며 괜찮은 책이다저는 정석을 그럭저럭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왜" 이렇게 저렇게 되어서 이런 답이 나왔냐 보다는 당연히 "어떻게" 해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기대를 하고 이렇게 접근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의 과정"을 깨닫게 하는 것은 "정석같은" 책의 몫이라기 보다는, 교육의 과정에서 교육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많은 수학 이론들에 대해서 모두 "사고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이론들을 서술하는 것이 책(이론을 나열/설명하는 책)에서 과연 가능한 일인가요? 서문에서 그러한 과정의 중요성을 언급하거나, 처음 몇몇 이론/문제 에 대해서 사고의 과정을 소개하는 것 정도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제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 정석을 펼친다면, 그것은 책을 잘못 선택한 것입니다. 정석은 그런 책이 아니니까요. 정석은 이론을 설명하고, 이론의 이해를 위한 연습문제와 풀이를 제시한 책입니다.
정석하고 기출문제면 수능의 수리영역 준비는 끝이라고 생각한다. 정석 문제 풀이가 틀렸거나 답이 틀린 게 가끔 나오지만(고등학교 과정 전체 중에 한 3~4개 본 것 같다.) 웬만한 문제집보다는 낫다. 구성적 측면은 정석으로도 웬만큼 되는 것이 아닐까? 고등학교 수학 문제는 구성하고 말 것도 없지 않은가? 교과서만 이해하면 정석 문제는 다 풀 수 있다. 테크닉은 익히면 그만이다. 수학의 구성적인(이 용어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학습은 교과서만 제대로 이해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 직감
수학 공부에 사고의 과정과 올바른 공부법이 중요하다
예, 사고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이렇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이렇게 접근했더니 문제 풀이에 도움이 안되더라 하는 경험을 많이 해 보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러한 방법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수학 이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것, 어떠한 실패들을 통해 XXX 수학 이론이 탄생했다는 것을 깨달아 가면서 공부를 하려면 아무래도 진행이 더디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보통은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뛰어 넘게 되죠. 제 생각에는, 처음에는 누구나 '어떻게 이런 생각을!' 이라고 놀라면서 궁금해 하고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꺼에요. 하지만 점점 뒤쳐지는 느낌 등을 받으면서 그러한 과정들을 건너뛰게 되죠.(저는 그랬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때인가, 신문을 보면서 '아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뛰어난) kaist학생이, ' '고등물리'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뛰어난 물리학자들의 사고의 과정에 대해서 알게 되고 생각해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라고 쓴 글을 보고 깨닫게 된 거죠.
사실, 공부하는 주체가 사람인 이상 이러한 심리적인 요인이 꽤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그러한 올바른 공부 방법론을 수업 시간에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스스로라도 깨달아서 적용해 나가야 합니다.
--지원
하지만 올바른 공부 방법론을 배우지 않고 스스로 깨닫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공부하는 학생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저도 만약 이런 것에 관한 글을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어른들이 강요하는 공부만 열심히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교과서, 정석 등 학교 수학 체제를 접하면서 답답한 적이 많습니다. 공식이나 문제풀이 이전에 왜 그 식이 나오게 되었는가, 그 식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등에 관한 고찰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고에서도 수학이 암기과목이라는 말을 듣고(실력정석의 문제를 그대로 내는..), 과고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린..
물론 공부하는 사람이 하기 나름이지만, 얼마나 잘 도와주느냐에서는 지금의 교육이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Curia
과고에서도 수학이 암기과목이라는 말을 듣고(실력정석의 문제를 그대로 내는..), 과고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린..
물론 공부하는 사람이 하기 나름이지만, 얼마나 잘 도와주느냐에서는 지금의 교육이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Curia
고교수학책은 정석밖에 안봐서 다른 책보다 좋다는 말은 못하지만 RedPain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 책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정석책은 전부 여섯권입니다. 공통수학, 수1, 수2가 각각 기본버젼과 실력버젼이 있습니다. 중학교때 전부 세번 이상씩 봤습니다. RedPain은 암기를 못합니다. 그래서 문제를 풀다가 말고 공식을 유도해 냅니다. 처음에는 단지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외우기가 힘들어서 이런 식으로 했었는 데 외우지를 못하다 보니 계속 이런 식이 되더군요. 정석에는 수학공식이 나오기 전에 꼭 유도를 해주더군요. 그리고 그 때 RedPain에게 필요했던 것은 적당한 수준의 문제가 계속 제공되어야 했는 데 정석이 딱 좋더군요. 그 때는 수학에 미쳐있었습니다. 그 때가 그립군요. --RedPain
디딤돌도 있어요.^^;;
고교수학이라... 전.. 정석만 봐서 다른 문제집 모가좋은진 잘모르겠지만, 시간적 여유가있다면 기본개념들의 이해및 증명 등을 통해 공부하는것이 좋습니다.
아 교과서를 보고 증명을 하란게아니라, 기본적인 개념이해후 스스로 어떠한 식에대한 증명 또는 공식을 유도 할수있게된다면 완벽히 이해했다고 할수있을듯.
내신시험과달리 수능 수리 영역은 완벽한 이해없이는 80점 만점 받기 힘들죠.
아 교과서를 보고 증명을 하란게아니라, 기본적인 개념이해후 스스로 어떠한 식에대한 증명 또는 공식을 유도 할수있게된다면 완벽히 이해했다고 할수있을듯.
내신시험과달리 수능 수리 영역은 완벽한 이해없이는 80점 만점 받기 힘들죠.
정석은 우리나라 수학자가 될 학생들을 망가뜨렸다
연세대학교 수학과 교수 기하서님의 말입니다. 국제 올림피아드 문제도 출제해 봤고 그런면에서 다른 나라 학생들과 우리나라 학생들과 차이점등에 대해 잘 알고 계실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분의 말을 인용하고 제생각을 함께 말해 보겠습니다. 수학의 정석! 말부터가 맘에 안듭니다. 수학에 정석이란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물론 고등학교 수학정도쯤이야 어느정도 정석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점에서는 말을 않겠습니다. 다만, 정석이란 책이 고등학생들이 많이 본다는 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정석 책을 보시면 알겠지만, 하나의 경우에 관한 예제가 나오고 유제(비스한문제)들이 나오고 뒷부분에 무식하게 문제가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런 케이스 마다 이렇게 풀어라 라는 식의 풀이가 있습니다. 그게 무슨 수학입니까? 남이 해 놓은 거 보고 이해한다고 수학이 아닙니다. 물론, 수학자가 될 것이 아니면 그렇게 공부해도 상관 없겠죠. 하지만 정석에 길들여지게 되면, 언제까지나 남이 해놓은거 보고 이해하는 수준에서 머물게 됩니다. 수학적으로 새로운 발견 같은 것에서 멀어지게 되지요. 우리나라 학생들 수학경시대회 공부하는 것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국제 올림피아드에서도 참 문제 잘 푼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새로운 문제가 나오게 되면 당황을 하고 풀지 못한다고 합니다. 정석은 수학을 암기과목으로 만듭니다.
2002년 입시 수능에서 수학 점수가 형편없었습니다. 저는 2001년 수능을 보았습니다. 수능 수학은 유형이 정해져있습니다. 오죽하면 유형을 강조하는 학습지가 있었을까요? 즉 유형을 외우면 다 풀 수 있는 거였죠.(물론 변별력을 위해 아닌 문제도 포함되었지만) 2002년 입시 수능 수학에서는 유형에서 벗어난 문제들이 꽤 있었습니다. 기하서 교수도 출제하러 가셨죠.
정석은 아직까지 좋은 수험서적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진짜로 수학을 하려거든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수험서적 일 뿐이니까요. 어쩌면 정석의 만든 목적은 우리가 쓰고 있는 목적(수험용)과 다를지도 모릅니다. 정석의 용도를 한번 제안해 볼까 합니다.
- 설명을 먼저 읽고, 문제를 본다. 답은 보지 않는다.
- 문제를 푼다. 안풀려도 답을 보지 않는다.
- 다 풀면, 정석에서 답만 보고 맞았는지 본다.
- 틀리면 다시 푼다.
- 맞으면 내가 푼 풀이과정과 정석에 있는 풀이과정을 비교해본다. 어떻게 어프로치 했는지 본다. 한가지 인정하는 것은 정석에서 소개하고 있는 정석은, 고교수학 수준내에서 거의 정석이라고 본다.
kidfriend는 이런 저런 수학 문제집과 교과서등을 보면 항상 정석 요약본이네라는 생각을 했다.
wideeyed는 정석이 그다지 나쁜 책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과정을 체계적으로 기술해 놓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수많은 공식의 유도과정은 잘 기술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정석계'안의 '정석 문제'들은 정석이 제시하는 (설명, 유도)내용을 이해하면 모두 풀수 있다. wideeyed는 지금도 생각나지 않는 공식이 있으면 유도하려고 노력한다. 정석에서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가 상당히 길러졌다고 내심 자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별명도 정석맨 이었다..ㅡ,.ㅡ
정석을 재미있게 보는 법을 하나 제안해 본다.
- 처음부터 본다. 내용을 한자도 빠뜨리지 않고 본다. 이해될때까지..
- 내용을 확실히 이해했으면 예제를 풀어본다. 처음에 혼자 힘으로 풀어본다. 내가 풀어본 예제와 책에 제시된 '정석'표시가 된 예제 풀이를 비교해 본다. 아마 99% 책에 있는 풀이가 더 깔끔할 것이다. 그렇다고 기죽을건 없다. 풀었으면 풀었다는 것에 기뻐하고, 더 멋지고 깔끔하게 푸는 방법이 있다는 것에 놀라워하자. 그리고 그 방법을 머릿속에 정리해 둔다.
- 만약 풀리지 않는다면, 풀리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문제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가? 그러면 그 단원의 내용을 다시 본다. 단원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문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문제를 이해했는데 풀수가 없다? 10분간 풀릴때까지 재시도 해본다. 경험상 10분이 넘어가면 문제 자체에 흥미를 잃고 좌절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되기 전에 그 문제는 체크해 두고 넘어간다. 체크한 문제를 못 풀었다고 다음 문제도 못 풀라는 법은 없다.
- 체크해둔 문제는 반드시 해결(이해)한다. 주변 모든 사람을 동원해서....
근데 홍성대는 겁나게 싫어한다.
--wideeyed
Zer0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정석은 쓸데없이 덩치만 큰 책이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학교 뿐만 아니라 소위 강남의 학원 선생님들도 정석의 정리 부분을 암기하라고 하고 증명 부분은 모조리 제낍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이런 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도 암기를 시킵니다. 정석 책을 뻔히 보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신입생들 중 소위 우등생이라는 학생들도 거의가 수학은 암기 과목이고 사회, 과학과 과목이 오히려 논리적이더라고 우스개 아닌 우스개(그리고 그들 입장에서는 진담)를 합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Zer0에게 있어 역사나 물리는 재미라도 있지, 수학은 정말 최악이었죠. 당연히 문과 선택했고요. 물론 수학의 정석을 꼼꼼히 읽는 학생들도 가뭄에 콩 나듯이 있었습니다만 거의 비웃음 당하죠. -_-;; 비웃던 사람으로서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HowToSolveIt이 정석의 풀이법을 확인하는 책인 것은 사실이고 Zer0도 경험했습니다만, 정석에는 HowToSolveIt에 있는 무언가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정석은 지나치게 핵심을 강조하는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다, 뒤의 해설도 시중 다른 문제집들에 비해서는 몰라도 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불성실하고 편집도 그런 것들이 마치 중요하지 않은 양 되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무시한 채 하는 강의도 문제가 있지만, 이 책을 완전히 순수한 상태에서 독학한다고 하더라도 큰 차이가 있을까요? 솔직히 의심스럽습니다. 그리고 정석을 통해 그것을 이해했다던가 하는 분들을 보면...... 제발 평범한 사람들 생각도 좀 하면서 삽시다. 부탁이예요. --Zer0
정석 연습문제는 좋다. 재미있게, 도전감을 불태우며 실력편을 수1부터 수2, 미적분까지 풀었다. 그리고 모의고사 만점을 받았다 추천추천. -아무개
ALee는 정석보다 교과서가 최소 100배는 더 나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정석은 교과서의 1/100만도 못한 책입니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 ALee의 경우 문제를 직접 풀고 정석의 풀이와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경우 정석의 풀이가 더 복잡했습니다. 심지어 개념만 제대로 알고 있으면 암산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정석대로 풀면 A4용지 두장을 채워야 해결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정석대로 푸는 것이 훨씬 더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정석대로 유형별 풀이법을 달달 외워서 푸는 애들이 저보다 더 빨리 풀더라는 것이죠. 그렇지만 그런 식의 공부로는 더 나은 풀이는 절대로 생각해내지 못합니다.
ALee가 생각하기에 수학을 이해하는 데 좋은 방법은 같은 문제를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풀어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석에는 이게 없습니다. 한 문제를 정해진 방법으로 풀고 나면 곧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또 정해진 방법으로 풀고 또 다음 문제로 넘어갑니다. ALee가 보기에 정석에 있는 모든 문제를 다 풀어보는 것은 정말 쓸데없는 짓입니다. 정석은 시험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생각하는 능력에는 오히려 해가 되는 책인 것 같습니다.
see also 정석만화